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아이한테 버럭하는 것 같다.

평소 엄마와 아이 둘 밖에 없는 집 안에서,
아이가 위로받을 사람은 자기한테 화내는 엄마밖에 없다.
결국 아이는 화를 내고 있는 엄마한테 와서 안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의 인격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
사실, 오늘 네가 잘못한 게 아닌데,
컵을 엎은 건 그저 실수일 뿐이었을텐데.

이제까지 물이나 국을 엎지를 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오늘따라 밥은 안 먹고 냉장고를 열며 뭔가 다른 걸 찾는 게 싫었고,
하필 엎지른 게 몇 번 닦아도 끈적임이 남는 매실액이었다는 게 짜증이 났고,
게다가 그게 놀이매트 밑으로까지 스며들어가 닦기가 힘들었단다.

그래도 너한테 버럭 화내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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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더 말이 안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1부 '나리기마'에서는
탐정들이 권력이 있는 정치가의 아들에게 피해자를 대신하여 복수를 하면서,
그 상황과 그 정치인의 비리가 언론에 실리고 사법처리가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여)배우가 자살을 하였으나 그와 관계된 권력가들은 제대로 수사받지 않아도 되었으며,
내부고발자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그 대기업은 여전히 승승장구하면서, 이제 3대째 경영권이 세습될 것이다.

그냥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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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용이 이해 안 되는 이유를 번역의 문제로 돌려버리자.


 558쪽 

"XX가 52개예요." 

염색체 총 수가 52개이고, 그 중 성염색체는 XX로 여자아이라는 뜻일 거다.

이런 식으로 번역하면 마치 XX염색체만 52개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들리지 않는가.

(정상 여성의 총 염색체 수는 46개이며, 이 중 성염색체 2개 모두 X라서 XX라고 표기한다.)

 

"21번 염색체가 없어요?" 

-> "21번 염색체가 중복되지 않았나요?" 또는 "21번 염색체도요?" 정도로 번역해야겠지.

염색체 중복 중에 가장 흔한 경우는 다운 증후군으로,

가장 작은 염색체인 21번 염색체가 중복되어 3개가 된 경우이다.

21번 염색체가 정말 없으면 아예 태어나지도 못했다.

 

고등학교 생물 수준의 내용에서 이런 번역 문제가 나타났으니, 

그보다 더 어려운 내용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번역자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듯.

 

2. 원작을 따지자면...


1) 내가 알고 있기로는, 약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이 아닌 걸로 대부분 간주되고 있다.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계통은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50만년 전에 분리되어,

한 때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가 동시대에 함께 존재하다가

네안데르탈인은 멸종된 것으로 추측된다.

네안데르탈인의 표본 뼈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하고 현대인의 유전자풀에는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네안데르탈인이 현대인의 조상이라는 설정을 유지한다고 해도,

과학자들의 논쟁에서 이 문제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 것은 정말 이상하다.

 

2) 소설의 막바지에서 나오는 신인류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아무튼 좀 더 성인에 가깝게 태어나는 모양인데,

사실 인간은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특히 뇌나 두개골).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지능이나 학습에서 인간을 동물들보다 뛰어나게 만드는 점으로 작용한다.

(스티븐 J. 굴드가 그의 책에서 미키마우스 그림까지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한다. 책 제목이 생각이 안 난다.)

 

*소설에서 이런 걸 따지는 게 좀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과학 소설이고, 앞부분에서 어려워보이는 분자생물학적 이야기를 장황하게 했다면,

 이런 부분까지 고려했어야 한다고 본다.


*몇 년 전에 이 소설의 원서를 e-book으로 얻었으나

  나의 영어 실력을 생각할 때, 절대 읽을 것 같지 않아 나중에 그냥 지워버렸다.

  번역본을 읽으면서 아쉽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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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hir 2014-12-2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인류에게 네안데르탈 인의 유전자가 일부 있다고 한다. 현 인류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 사이에 유전자 교류가 있었던 것.
 


저자에 따르면, 부모는 자신이 도달한 성숙도만큼만 아이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므로 육아를 위해서 부모 자신이 먼저 자신의 자아와 정서적 안정, 독립성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간의 사랑 안에서도 개인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다른 이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자신과 가족을 문제 상황에 빠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아이에게 억지로 무엇을 시킬 수도, 억지로 못하게 말릴 수도 없다. 별 짓을 다해도 아이가 억지로 협조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 수는 없다.” (p.65) 개인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육아는 어려운 일이다. 명령하고 소리지르고 체벌하는 방법은 눈에 보이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쉬운 길이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쓰고자 하는 유혹은 매우 강하다.   

이 책을 읽던 오늘, 나는 만 15개월 된 아이한테 소리를 질러 굴복을 시켰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득할 때에 늘 무시당하다가, 아이가 긴장하면서 내게 주목할 때에 내가 느낀 쾌감이 무서웠다. 쉬운 방법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살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짜이며, 오히려 말은 그 말이 겉으로 드러내는 것과는 반대 의미를 지닐 때가 많다. 행동으로 보여주며 아이를 격려하면서 기다리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바른 행동 하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자신이 바르게 세워지는 것, 또한 아이 뿐 아니라 부모도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 없이는 자신이 생존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알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위협을 줄이기 위해 부모가 정한 제약에 순응합니다. (p.331)"  내가 부모임을 무기 삼아서 아이를 제약하지는 않는지 늘 경계할 일이다.

p. 214
문제 행동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드러난 행동 이면에 감춰진 의미가 있다는 사실, 자신의 가로막힌 욕구나 내면의 공포를 드러내려는 아이 나름의 노력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p. 240
육아의 핵심은 아이에게 선택 기회를 주어 아이가 자기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터득하게 이끄는 것입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에 대처하는 방법도 제시해준다. 

p. 226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응은 그런 방법으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 즉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입니다.  

pp. 276-277
알고 보면 놀림은 상대방이 아니라 놀리는 사람을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상처와 거부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놀림의 내용은 100퍼센트 놀리는 사람 자신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놀리는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명확하게 표현할 자신감이 없는 사람입니다. 

p. 316
다른 사람이 나에게 실망을 표시했을 때는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너한테 무척 실망했어”라는 말이 여러분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상대방이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드러내는 방법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갈등으로 이어지지만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긍정적 반응은 “네가 실망을 느낀 부분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줘”하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실망이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상대방을 구해주겠다기보다는 도와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합니다. 실망을 표현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자기감정,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파악하고 욕구 만족에 필요한 조치까지 취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저자는 육아를 여성만이 전담하면서 남성이 소외되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남녀 모두 육아에 함께 해야 함을 강조하는데, 번역서의 부제는 “엄마가 심리학에게 꼭 묻고 싶은 83가지 이야기”이다.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고, 책날개가 없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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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천천히 읽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저자는 다음의 이야기를 하는데,

80-81쪽

업무상 해외에 갈 기회가 많은 사람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외국인은 상대방의 교양 정도를 매우 중시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은 첫 대면인 우리가 사회의 어떤 클래스에 속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화가 모든 것이 된다. 그리고 지적으로 세련된 사람일수록 식사 자리에서는 심각한 업무 이야기나 정치, 종교, 어린이 교육 문제처럼 언쟁의 화근이 되는 화제는 피하고,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때 무엇이든 괜찮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짤막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잘 표현할 수 있다면 상대의 신뢰감은 훨씬 커질 것이다.


왜 나는 손발이 오그라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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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2-1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읽으면서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던걸요;; 그의 소설들은 좋아하지만, 이건 뭐; -_-;;

무해한모리군 2008-12-1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제 주변엔 너 요즘 뭐 읽니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지 ^^a

zahir 2008-12-21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저는 '일식'만 읽었는데, 이 책 읽고 나니 그 소설이 다시 보이더군요.
FTA반대휘모리/저두요. 게다가 저는 외국인과 대화할 일도 없고 그럴 수도 없어요(외국인이 우리 말이 유창하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