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좋아하는 아이 덕분에 몇 권의 공룡 그림책을 보았다.

딱 맘에 맞는 책은 아직 없다.

 

<사라진 지구의 지배자 공룡>

 

 

 

 

 

공룡 책 치고는 좀 얇은데,

나는 이 그림들이 마음에 들었다.

  

 

 

<공룡 화보 100>

이래저래 무난한 책.

어차피 진짜 발음은 아예 다르겠지만

예전에 나는 파키'세'팔로사우르스로 읽어서, '케'가 영 어색하다.

대부분의 공룡 그림책들에서 '케'다.

 

 

 

 

<공룡의 세계> <공룡의 종류>

 

 

 

 

 

 

그림이 멋지긴 한데, 좀 심심해고 덜 자극적이어선지 아이가 잘 보지는 않았다.

 

 

 

 

<아주 놀라운 이야기 공룡>

 

 

 

 

내가 이 페이퍼를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책.

부모들이 올린 서평을 보면 다들 별 5개씩인데,

그 분들은 아이를 강하게 키우시나보다.

 

이건 그림이 잔인해서라기보다는,

앞다리 뜯어진 자국이 너무 매끄러운 게 마음에 안 들어 골랐다.

피도 이보다 더 많이 나야 하는 거 아닌가.

 

잡아먹히고 피 흘리고 사지 절단되는 장면들이 많다.

다른 책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도 그렇고, 절대적으로도 그렇다.

전체 내용 중에서 이런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볼까 하다가

계속 이러다가는 무슨무슨 학부모회에 들어가 검열관이 될까봐 그만뒀다.

 

아마르가사우르스는 책 소개에도 나오니까, 거기서 보시면 되고.

새끼가 부모 눈 앞에서 잡아먹히는 장면들이 몇 개 나온다. 

 

 

그런데 아이한테 읽어주다보면, 전체적으로 문장이 좀 어색하다.

뭐랄까.

 

"데이노케이루스는 큰 손가락을 이용해 두꺼운 나뭇가지를 잡고 가지를 잡아당겨 어린잎을 맛있게 먹고 있어요."

"데이노케이루스의 거대한 앞발 화석만 처음 발견되었을 때에는 이 공룡의 앞발의 사용 용도에 대해 의견이 달랐어요. 학자들은 앞발의 용도를 나뭇가지를 잡아당겨서 나뭇잎을 먹을 때 사용한 도구라고 생각을 하거나 먹이를 먹을 때 이용했다고 생각해요."

 

문장이 뭔가 좀 안 맞는 느낌이다.

 

게다가 맞춤법이나 오탈자 교정도 뒷부분에서는 포기한 것 같다.

아이가 글자를 읽기 전에 집에서 치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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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1-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룡 그림은 한국 그림책이란 거의 없고
거의 모두 서양이나 일본 그림책이에요.

제 생각은
아이들이 굳이 공룡 그림책은
볼 까닭이 없지 싶어요.

다 텔레비전과 학교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공룡에 눈길이 가는 듯해요..

zahir 2012-01-14 00:37   좋아요 0 | URL
제가 미처 생각 못한 부분이네요.
 

 

 

 

우리 때는 아무렇게나 키웠어도(우리 엄마가 들으면 무슨 말이냐, 내가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키웠는데...! 하시겠지만) 애들은 알아서 잘 자란걸까, 우리가 너무 유난을 떠는 걸까. 

그게 아니라 아무렇게나 키워서 내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인 걸까. 엄마, 아빠한테 받은 상처가 나를 이렇게 못 되게 만든 걸까. 

요즘 사람 못 된 것들, 다 부모 탓으로 돌리는 책들이 많다. 나도 상처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그 분들 일하면서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한 사람들인데, 그렇게 다 부모 탓으로 돌리는 거, 정말 잔인한 거 아닐까. 그래서 내 아이는 무조건 배려배려 하면서 키운다는데. 

아무튼, 둘째가 생긴 후의 첫째의 기분은, 첩을 본 본처의 기분과 같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는 둘째가 생겨도 첫째보다 더 이쁠 것 같지 않았다. 다들 둘째가 더 이쁠 거라 했다. 여러분, 그건 사람마다, 애들마다 다른 거예요. 

둘째를 낳기 한 두 달 전, 첫째에게 이 책을 읽어줬다. 첫째는 말이 늦게 트였던 터라 이해하는지 어쩌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완전히 이해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많이 이해했을 것이다. 

둘째를 낳고 첫째와는 한 판을 해야 했다. 다른 때에는 괜찮은데 수유를 하려고만 하면 첫째가 난리가 나는 거였다. 처음에는 할머니가 데려가시고 달래고 그랬다가, 결국 나랑 첫째랑 둘째랑만 남아 한 판 벌였다. 첫째는 아기 내려놓으라며 악을 쓰며 울고, 둘째는 배고파서 울고, 나는 울지 않았다. 버텼다. 그러고 나니 첫째가 포기했다. 두번째 싸울 때에는 강도와 시간이 좀 더 약해졌다. 그리고 첫째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 

첫째랑 놀고 있을 때 둘째가 울어도 곧바로 달려가지 말아라. 이게 많은 육아서에 나오는 얘기다. 나도 그랬다. 첫째 밥 먹일 때에 둘째는 혼자 칭얼거리다가 그냥 잠들어버리기도 했다. 둘째 재우면서 첫째에게 버럭 화를 내기도 했고, 둘째를 안고 첫째랑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며 놀았다. 둘째를 한 팔로 안고 첫째에게 밥을 먹이다보면, 둘째는 잠들어있기도 했다. 내려놓으면 깰까봐 계속 안고 있었다. 

까이유 첫 편을 보면, 둘째 재운다고 엄마가 첫째에게 조용히 놀라고 한다. 끝내 까이유가 부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는데, 둘째를 안고 온 엄마가 그걸 보게 된다. 그 후에 엄마는 까이유와 함께 청소를 하는데, 둘째는 어떻게 하고 온 걸까. 나는 매번 그게 궁금하다. 

 

 그래서 이 책은,

괜찮다. 문학성, 예술성 그런 건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림이 안정되고 상황이 골고루 나와 있다. 동생을 맞는 게 힘든 일이겠지만, 그걸 너무 끔찍하게 묘사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괜찮다. 이 시리즈의 책을 두 권 더 샀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 책만큼 괜찮지는 않았다. 다른 동생 맞이 책에 비해 안 뜬 것 같지만, 나는 이게 제일 괜찮았다. 

조금 더 크면, 채인선, 배현주의 원숭이 오누이를 읽어줄 거다. 하지만 내게 좋은 게 아이에게도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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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아이한테 버럭하는 것 같다.

평소 엄마와 아이 둘 밖에 없는 집 안에서,
아이가 위로받을 사람은 자기한테 화내는 엄마밖에 없다.
결국 아이는 화를 내고 있는 엄마한테 와서 안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의 인격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
사실, 오늘 네가 잘못한 게 아닌데,
컵을 엎은 건 그저 실수일 뿐이었을텐데.

이제까지 물이나 국을 엎지를 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오늘따라 밥은 안 먹고 냉장고를 열며 뭔가 다른 걸 찾는 게 싫었고,
하필 엎지른 게 몇 번 닦아도 끈적임이 남는 매실액이었다는 게 짜증이 났고,
게다가 그게 놀이매트 밑으로까지 스며들어가 닦기가 힘들었단다.

그래도 너한테 버럭 화내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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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리가 <찾아보아요> 책을 보다가, 
나무 블럭 그림을 잡아보려는 듯이 손으로 긁어댔어요.
그런 행동은 아주 아기였을 때에나 했던 거에요.
지금은 그림과 실제 사물을 구별할 수 있을텐데, 왜 이러나 싶었지요.


오늘 <메이지의 첫번째 플랩북>을 같이 보면서 의문이 풀렸어요.
도리가 플랩 부분 말고도 그와 비슷한 모양 그림도 긁어대는 거에요.
도리는 진한 테두리가 있는 도형 그림은 플랩이라서 열릴 거라고 생각한 거죠.

아, 아기들의 머리 속에서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요.



 

 

 

 

저는 보아요 시리즈의 책 그림들이 좀 무서워요.
꿈 장면 같아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꿈에서 볼 것 같은 장면이에요.
무서운 꿈은 아닌데, 그냥 낯선 곳에 들어가서 불분명하고 잘 이해되지 않는 사물과 사건들을 겪는 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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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물한 것도 있고 해서 이 책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리해보니 헝겊책 꽤 많이 샀다.
    11개월 도리에게 책도 장난감이긴 하지만, 그래도 책과 장난감은 좀 구분한다.
    장난감은 주로 그 물리적인 자체로 노는 것이고,
    책도 물리적인 방법으로 노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그 안의 그림을 보면서 반응하기도 한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 헝겊책은 책보다는 장난감 취급을 한다.
    내 결론은 헝겊책은 별 필요없다는 것. 이만큼 사고나서 깨닫다니...

  • 그래도 헝겊책이 있으면 좋은 게,
    가지고 놀기에 부드럽고 찢어지지 않는다는 점, 좀 더 장난감에 가깝게 이리저리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이다.
    헝겊책이라면 다른 장난감들과 차별화되는 책으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종이책 가지고 놀기에는 위험한 어린 아기들에게 부드럽고 튼튼한 헝겊의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고 본다.
    몬테소리의 My Activity book(몬테소리 활동책)과 라마즈의 'Where is Caterpillar?' 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책.
    <몬테소리 활동책>에는 단추나 지퍼, 리본 등도 있지만 벨크로로 떼었다 붙였다하는 게 대다수이고, 도리는 아직 사과 따는 거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중의 하나는 책장이 뻣뻣하다는 점.
    다른 헝겊책들의 책장이 흐물흐물해서 책의 느낌이 안 나는 반면, 이 책은 안쪽에 부직포 같은 걸 넣어뒀는지 책장을 넘기는 게 훨씬 낫다.
    현재 모든 책들이 거의 다 그렇긴 하지만 도리에게는 이르다.
    <애벌레야 어디있니?>는 구멍으로 애벌레 인형을 통과시키며 놀 수 있다.
    도리 혼자서 가지고 놀 때에는 애벌레 머리를 빨기만 하지만, 내가 구멍을 통과하면서 이리저리 놀아주면 좋아한다.
    두 권 다 세탁했을 때에 색빠짐도 적다.


     

     

  • 아이즐북스의 헝겊 초점책 <눈을 맞춰요!>. 아기들에게 주는 건 거의 세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빨았더니 물빠짐이 심하고 헝겊 안의 스폰지가 안에서 구겨졌다.
    열심히 스폰지를 잘 펴서 줬더니 본체만체. 
    뒤쪽의 액자 칸에 넣으라는 알록달록한 종이가 세 장 있어서 냉장고에 붙여두었더니, 신생아 시절에는 열심히 쳐다봤고 지금은 빨고 구기면서 잘 놀고 있다.
    이 책이 나의 첫 실수일 것이다.

 

 

  •  다음은 장난감에 가까운 것들.
    선물로 나간 것들의 쓰임새는 잘 모르겠고,
    베틀북의 꿀벌은 흔들면 빨간 볼이 달린 더듬이와 다리가 흔들려서 도리가 좋아했다.
    꿀벌스럽지 않은 친근한 저 얼굴 생김새도 좋아했고.
    그러나 책으로서의 기능은 전혀 없다.
    안의 내용과 그림 모두 부실하며, 도리도 책장을 넘겨보는 일은 없었다.
    꿀벌, 애벌레, 달팽이 모두 줄을 잡아당기면 덜덜거리는 진동으로 이동하는 형태.

     

  •  

     

     <음매음매 송아지>는 안의 화학솜 가닥들이 밖으로 삐져나온 걸 못본 척 하고 선물했다.
    한 번 빨았더니 10년 더 된 것처럼 색이 빠져버린 <나의 작은 동물농장>은 왜 책으로 분류되는지 도통 모르겠다.
    동물들의 형태도 두루뭉술한데, 그래도 두 돌된 아이가 돼지니 토끼니 구분한다고 하더라.
    이것 역시 선물한 게 미안한 아이템. 

     

     

     

     

  • 잠을 지독히도 안 자는 신생아에게 동물들이 자는 그림을 보여주면 잘 거라고 생각한 나는 뭔가.
    <아가야, 잘 자>의 책장 흐물거림은 여기 나온 책 중 으뜸이다.
    책장에 조금 힘이 있는 것 같은 애플비의 책도 결국 크게 다를 게 없다. 
    선물용으로 사긴 했지만 애플비는 내 취향이 아니다. 
     

     

     


  • 이제까지 내 돈으로 산 헝겊책 중 내가 가장 큰 실수로 뽑는 것은?
    책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며, 장난감이라고 하기에는 털이 빠지고, 가격 역시 사악하다.
    새 책인 것처럼 위장해서 다른 집에 보내버렸다.
    구글이나 아마존에 가서 taggies를 치면 택들이 많이 달린 예쁜 이불들이 나오는데, 
    주로 뭔가를 만지면서 혼자 자는 애들을 위한 러비이다. 
    애랑 같이 잔다면 러비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고, 러비가 필요하다 해도 이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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