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한 것도 있고 해서 이 책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리해보니 헝겊책 꽤 많이 샀다.
    11개월 도리에게 책도 장난감이긴 하지만, 그래도 책과 장난감은 좀 구분한다.
    장난감은 주로 그 물리적인 자체로 노는 것이고,
    책도 물리적인 방법으로 노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그 안의 그림을 보면서 반응하기도 한다는 것.
    그런 관점에서 헝겊책은 책보다는 장난감 취급을 한다.
    내 결론은 헝겊책은 별 필요없다는 것. 이만큼 사고나서 깨닫다니...

  • 그래도 헝겊책이 있으면 좋은 게,
    가지고 놀기에 부드럽고 찢어지지 않는다는 점, 좀 더 장난감에 가깝게 이리저리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이다.
    헝겊책이라면 다른 장난감들과 차별화되는 책으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직 종이책 가지고 놀기에는 위험한 어린 아기들에게 부드럽고 튼튼한 헝겊의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고 본다.
    몬테소리의 My Activity book(몬테소리 활동책)과 라마즈의 'Where is Caterpillar?' 가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책.
    <몬테소리 활동책>에는 단추나 지퍼, 리본 등도 있지만 벨크로로 떼었다 붙였다하는 게 대다수이고, 도리는 아직 사과 따는 거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중의 하나는 책장이 뻣뻣하다는 점.
    다른 헝겊책들의 책장이 흐물흐물해서 책의 느낌이 안 나는 반면, 이 책은 안쪽에 부직포 같은 걸 넣어뒀는지 책장을 넘기는 게 훨씬 낫다.
    현재 모든 책들이 거의 다 그렇긴 하지만 도리에게는 이르다.
    <애벌레야 어디있니?>는 구멍으로 애벌레 인형을 통과시키며 놀 수 있다.
    도리 혼자서 가지고 놀 때에는 애벌레 머리를 빨기만 하지만, 내가 구멍을 통과하면서 이리저리 놀아주면 좋아한다.
    두 권 다 세탁했을 때에 색빠짐도 적다.


     

     

  • 아이즐북스의 헝겊 초점책 <눈을 맞춰요!>. 아기들에게 주는 건 거의 세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빨았더니 물빠짐이 심하고 헝겊 안의 스폰지가 안에서 구겨졌다.
    열심히 스폰지를 잘 펴서 줬더니 본체만체. 
    뒤쪽의 액자 칸에 넣으라는 알록달록한 종이가 세 장 있어서 냉장고에 붙여두었더니, 신생아 시절에는 열심히 쳐다봤고 지금은 빨고 구기면서 잘 놀고 있다.
    이 책이 나의 첫 실수일 것이다.

 

 

  •  다음은 장난감에 가까운 것들.
    선물로 나간 것들의 쓰임새는 잘 모르겠고,
    베틀북의 꿀벌은 흔들면 빨간 볼이 달린 더듬이와 다리가 흔들려서 도리가 좋아했다.
    꿀벌스럽지 않은 친근한 저 얼굴 생김새도 좋아했고.
    그러나 책으로서의 기능은 전혀 없다.
    안의 내용과 그림 모두 부실하며, 도리도 책장을 넘겨보는 일은 없었다.
    꿀벌, 애벌레, 달팽이 모두 줄을 잡아당기면 덜덜거리는 진동으로 이동하는 형태.

     

  •  

     

     <음매음매 송아지>는 안의 화학솜 가닥들이 밖으로 삐져나온 걸 못본 척 하고 선물했다.
    한 번 빨았더니 10년 더 된 것처럼 색이 빠져버린 <나의 작은 동물농장>은 왜 책으로 분류되는지 도통 모르겠다.
    동물들의 형태도 두루뭉술한데, 그래도 두 돌된 아이가 돼지니 토끼니 구분한다고 하더라.
    이것 역시 선물한 게 미안한 아이템. 

     

     

     

     

  • 잠을 지독히도 안 자는 신생아에게 동물들이 자는 그림을 보여주면 잘 거라고 생각한 나는 뭔가.
    <아가야, 잘 자>의 책장 흐물거림은 여기 나온 책 중 으뜸이다.
    책장에 조금 힘이 있는 것 같은 애플비의 책도 결국 크게 다를 게 없다. 
    선물용으로 사긴 했지만 애플비는 내 취향이 아니다. 
     

     

     


  • 이제까지 내 돈으로 산 헝겊책 중 내가 가장 큰 실수로 뽑는 것은?
    책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며, 장난감이라고 하기에는 털이 빠지고, 가격 역시 사악하다.
    새 책인 것처럼 위장해서 다른 집에 보내버렸다.
    구글이나 아마존에 가서 taggies를 치면 택들이 많이 달린 예쁜 이불들이 나오는데, 
    주로 뭔가를 만지면서 혼자 자는 애들을 위한 러비이다. 
    애랑 같이 잔다면 러비가 크게 필요하지는 않고, 러비가 필요하다 해도 이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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