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깡패 같은 애인 - My Dear Desperad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실, '페르시아의 왕자-시간과 모래'를 보려고 했었으나, 울마미께서 같이 보자고 한 탓에 그만 다른 영화를 봐야하는 이런 난감한 시추에이션에... 뭘 볼까나.. 하고 고민고민한 끝에... 당영화를 보게 되었다. 당영화를 선택하게 된 기준은.. 음... 유일하게 보지 않은 영화였고, '꿈은 이루어 진다'보다는 낫겠다 싶어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인터넷 평점도 한 몫 했고..ㅋㅋㅋㅋ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하지만, 입심 하난 끝내주는 삼류건달 동철(박중훈 분). 예전만큼 실력발휘는 못하지만, 아직 가오만큼은 살아있다. 그런데 겉보기엔 참하게 생긴 옆집에 이사온 여자가, 날 보고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웬걸 이 여자 '옆방여자'라 부르면 눈에 힘부터 잔뜩 주고서는 바락바락 대들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여자 어쩐지 잘해주고 싶다!
열혈 취업전선에 뛰어든 깡만 센 여자 세진(정유미 분). 큰 뜻 품고 구한 반지하 방, 그런데 겉보기에는 깡패 같지도 않은 깡패가 옆집에 살고 있다. 웬걸 이 남자 '옆방여자'라 부르며 꼬박꼬박 아는 척을 한다. 말이 더 많은 옆집깡패, 왠지 싫지 않다!
사회적 약자가 주인공인 영화는 참 많다. 거기다가 당영화는 흔한 이야기 구조로 되어있다. 옆방 남녀가 티격태격 싸우다가 정들어 버린다는 뭐 그런 이야기... 하지만 당영화가 타영화와 다른 이유는 바로 인물설정에서 부터다. 깡패지만 싸움을 못하고 가오만 잡는 삼류건달과 졸지에 회사가 부도나 백조가 되어버린 깡만 센 여자.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하며 위로가 된다.
거기다 당영화가 나름 괜찮았던 이유는 바로 공감이다..
같은 취업 준비생으로서 세진과 거의 한몸이 되다시피 영화를 본 나는 세진이 울면 나도 울게 되는 거의 세진에게 빙의된 채 영화를 관람했다. 특히, 내 가슴을 후벼판 대목은 마지막 세진이 2차면접을 볼 때, 임원이 질문한 내용을 막힘없이 술술 말한다. 그런 세진에게 왜 다른 회사에서 떨어졌냐고 물었을때.. "거기서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거든요." 라고 말하는 데... 그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 같이 학벌이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은 1차 서류에 턱걸이로 합격했어도 2차 면접에선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물론, 나는 1차 서류에서 이미 떨어졌지만...
극중 동철의 대사도 공감대가 많이 갔고.. 아무튼 공감대가 가장 많이 간 영화였던 거 같다... 뭐, 줄거리가 뻔하고 결말도 뻔했지만.. 당영화는 유머러스하고 계속 던지는 조크마다 빵빵 터지는 기염을 토했다..ㅋㅋㅋㅋ 그래서 더욱 재밌었다는..ㅋㅋㅋㅋ
하지만...
마지막 결말부가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살렸어야... 했나?(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여기까지!)
P.S. 새내기 깡패로 들어온 재영역의 권세인.. 참 괜찮게 생겼드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