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속에 '하녀'는 없더라

하녀 - The housemaid
영화

故김기영 감독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접했을때.. 음.. 기대되었다.ㅋㅋㅋ 워낙 원작을 칭찬하는 글들이 많았었고, 원작이 그 당시에 굉장히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하기에... 원작을 구해서 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리메이크한 당영화를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칸의 여왕인 전도연의 출산 후 복귀작이 아닌가!ㅋㅋ 그리고 떠오르는 신예 서우도 주인여자로 나온다고 하고..ㅋㅋㅋ 그러니 기대만빵일 수 밖에ㅋㅋ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칸에 경쟁부문으로 초청이 되었다는데...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예고편도 엄청 당기기도 했고...

하도 CGV왕십리를 찬양하는 지인들이 많아..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이번주가 티클럽 기간이기도 하고 해서 마음 굳게 먹고 왕십리까지 날아갔다는ㅋㅋㅋㅋ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도 해맑게 살아가던 ‘은이(전도연)’,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자신에게는 까마득하게 높은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완벽해 보이는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쌍둥이를 임신 중인 세련된 안주인 ‘해라(서우)’,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여섯 살 난 ‘나미’, 그리고 집안 일을 총괄하는 나이든 하녀 ‘병식(윤여정)’과의 생활은 낯설지만 즐겁다.
 어느 날, 주인 집 가족의 별장 여행에 동행하게 된 ‘은이’는 자신의 방에 찾아온 ‘훈’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려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본능적인 행복을 느낀다. 이후에도 ‘은이’와 ‘훈’은 ‘해라’의 눈을 피해 격렬한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식’이 그들의 비밀스런 사이를 눈치채면서 평온하던 대저택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영화를 보고 느낀점... 기.분.나.빠.

정사씬이 무지하게 파격적이라며 너무 그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져서 좀 아쉬웠다.. 영화를 본 나는 음.. 이 정도가 파격적이면.. '미인도'나 '쌍화점'은 파격의 도가니탕이겠다 싶었다..ㅋㅋㅋㅋ 뭐, 은근 기대했던 나는 그 결과물을 봤을때 쩝...!ㅋㅋㅋ 역시 홍보를 믿으면 안돼~

감독님하께서 너무 베드씬에 과욕을 부리신 듯 싶었다. 첫번째.. 그러니까 별장 여행에서의 훈과 은이의 베드씬은 음... 처음이니까.. 그리고 훈의 우월주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 모습을 보여준 장면인 듯 싶어서 뭐 그랬지만.. 두 번째는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그렇게 야시시한 대사를 하면서까지... 뭐라더라? 빨대로 마시듯이..? 아무튼 감독님하 좀 변태느낌이 물씬 들었어...ㅡㅡ^

그리고 당영화의 문제점은 너무 느슨하달까.. 평탄하달까... 아무튼 큰 사건사고가 없다는 거다... 둘의 요시꾸리한 관계를 병식이 제일 먼저 눈치채는데 막 들키면 어떡하나 라는 두근거림이 전~혀 없었다.. 뭐, 예를 들면 '쌍화점'에서 송지효와 조인성이 들키면 어떡하지.. 하면서 가슴이 마구 쿵쿵 뛰었는데.....당영화는 그런 긴장감이 없었다. 그저 들키겠구나... 맞겠구나.... 그러겠구나... 예상 가능하다고 할까? 그래서 그런지 106분이라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영화 속 은이가 "이 놈의 세상은 나에게 참 불공평해." 라고 하는데... 나는 "감독님 영화가 너무 나한테 불공평해...!"라고 외치고 싶었다..ㅋㅋ

갈등도 뻔하고, 내용 자체도 엉성하고...(특히, 은이가 언제 하녀직에 이력서를 냈는지 그런건 설명하지 않는다.. 알아서 생각하라는 건가..?ㅋㅋ) 어느 사람 말처럼 '하녀' 속에 '하녀'는 없다고 할까나...? 제목을 아예 메이드라고 하지 그러셨어요..ㅋㅋㅋ 이건 하녀 느낌이 아니라 그냥 베이비 시터?아니아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메이드같은 느낌..ㅋㅋㅋ (근데 메이드나 하녀나 같은 의미 아닌감..?ㅋㅋㅋㅋ)

하녀방이 어떻게 내 방보다 좋냐고...! 거기다 신고 있는 그 구두.. 꽤나 비싸 보이던데..ㅋㅋㅋㅋ

이렇게 느슨했으면 끝까지 느슨하던가.. 그 결말의 충격은...! 은이는 꼭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첫장면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었다.. 이런거 보면 감독님하도 복선을 깔아놓기는 해..ㅋㅋㅋ 뭐, CG가 좀 티나서 웃기기는 했어..ㅋㅋㅋ

 

하녀역의 전도연과 윤여정은 일품 연기를 보여주었고, 서우의 엄마로 나오는 박지영도 악역을 잘하더라.. 역시 베테랑들은 달라..ㅋㅋㅋ 근데... 이정재는 어쩜 그렇게 연기가 늘지 않는건가...! 나쁜 남자라기 보단 그냥 나쁜놈같아..ㅋㅋ 아니 나쁜 뵨태놈..ㅋㅋㅋ 그리고 서우는 연기는 좋은데 발성 문제가.. 웅웅거리는 듯 하기도 하고 너무 코맹맹이 소리가 심해.. '신데렐라 언니' 볼 때 그런 느낌을 받기는 했는데.. 발성을 좀 고치면 괜찮을 듯..ㅋㅋㅋㅋ

이 영화 평정도 그지같고 혹평일색이던데... 나도 동조하련다... 뭐, 나의 한 지인은 마지막 강렬함때문에 재밌다고 하지만.. 난 두통을 막 일렁이고 기분 나쁜 당영화 싫다...

 

P.S. 뭐 그래도 영상은 참 예쁘더라.. 흩날리는 눈발.. 그림같은 집..ㅋㅋㅋ 모델하우스 느낌이 좀 나기는 했지만ㅋㅋㅋ 참... 전도연은 높은 굽을 신고 대리석 바닥을 또각또각 걸으면서 음식을 막 나르던데.. 나 같은 쭉 미끄러졌을 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