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개발-세계화라는 3단계를 통해 자본주의 문명의 지속적 세계지배를 받고 있는 우리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야만성에서 벗어나 '인간의 얼굴'을 지닌 자본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들을 읽고 있으면 섬뜩하다.

 

자연을 무조건 개발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고 그 훼손의 여파가 얼마나 심각할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람의 목숨조차 효율이라는 무게 위에서 판단해야 하는 이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일까. 그 방법을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글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실천 가능한 방법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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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는 가위손들의 실체. 어쩌면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착각일 뿐, 우리는 사회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 속에서 조종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속담조차 그런 역할을 수행한다고 하니, 현실을 둘러싼 굳건한 벽이 무너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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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문화를 정의하면서 짚고 넘어가는 것은 우리 사회에 퍼져 가는 ‘공포의 문화와 선망의 문화’다. 뒤처질 수 없다는 강박에 짓눌리면서 민주주의를 하찮게 여기고 일단 잘 살고 보자는 의식의 팽배. 인간 발전을 사회 발전의 궁극적 목표로 여기는 사회에서 문화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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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 모멸에 품위로 응수하는 책읽기
곽아람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봄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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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순간 내가 쓴 책인 줄 알았다. 야심도 없고, 욕심과 질투로 마음에 옹이가 지는 걸 싫어하며, 문학적인 인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건 바로 나였으니까. 그리고 작가처럼 나 또한 '마음에 어는 점을 만들지 않고, 어떠한 고난이 닥쳐와도 밑바닥까지 추해지고 싶지 않으며, 최대한 우아함과 품위를 유지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다.

 

 

'책에 대한 책'을 잘 읽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감상보다 내가 직접 읽고 느껴야 진짜라고 여겼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와 감상에 젖어 색안경을 끼고 작품을 바라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이 책, [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와의 만남은,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지라도 운명이라 말하고 싶다. 게다가 작가님은 그리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녀가 마치 나의 샴쌍둥이처럼 여겨졌다. 페이지를 펼칠 때마다 뭐 이리 비슷한 점이 많은가. 타인에게 나의 감정을 내보이는 것을 꺼려하는 내가, 그녀의 글을 통해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 아니, 스무 권의 작품을 통해 20명의 여성을 만나는데 왜 자꾸 눈에서 물이 나오는가 말이다!!

 

 

어떤 작품을 소개하는 책을 읽을 때의 묘미를 이번에 깨달았다. 특히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들. 이미 읽어본 책들도 꽤 되는지라 더 공감하기도 했고,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어 뜻깊었던 시간들. 수많은 여성 중에서도 나에게 재발견된 인물은 '신지식 선생'이었다. [빨강 머리 앤]의 첫 우리말 번역자로 알려진 신지식 선생. 2013년 이루어진 첫 인터뷰를 통해 두 사람은 마음을 나누는 '동류'가 된다. 그런 신지식 선생이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갔을 때의 작가의 마음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마흔 아홉이라는 나이 차를 뛰어넘은 진실한 우정. 책이라는 매개체로 이루어진 멋진 인연이었다.

 

 

제목과 어울리는 우아함을 가장 잘 표현한 인물로 [빙점]의 요코와 [우아한 연인]의 케이트를 꼽고 싶다. 죄인의 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시작된 온갖 구박과 멸시를 견뎌내며 마음 깊은 곳까지 추해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쓴 요코. 소박한 즐거움을 위해 싸우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던, 조지 워싱턴의 101번째 규칙 '양심이라 불리는 천상의 불꽃이 가슴속에 항상 살아 있게 노력하라'는 지침을 따르던 케이트. [우아한 연인]을 읽을 때 왜 자꾸 케이트에게 끌리는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작가의 명쾌한 글들로 인해 겨우 깨닫게 되었다. 올해 [빙점]과 [우아한 연인]을 꼭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우아함은 교양의 영역에 있다. 부유함이라든가 도회적인 것과는 다른 문제로 어느 정도의 천성과 어느 정도의 훈련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독서란 교양을 쌓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면서 많은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 훈련법이다.

p207

 

 

항상 멋진 사람이고 싶었다. 그 어떤 일이 닥쳐도 무릎 꿇지 않는 당당함과 꼿꼿함, 타인의 잣대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의연함과 우아함을 가진 사람이고 싶었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 '나는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작가의 글을 보니 바로 이것인가 싶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교양이란 것을 쌓고 싶어서. 매 순간 흔들리더라도 매일 우아하게 살아보리라.

 

 

**출판사 <이봄>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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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비행기 안에서 누군가가 나의 옆구리를 찔러온다. 의문을 느끼며 몸을 움직이는 순간, 옆에 앉은 남자에게서 들려오는 나직한 목소리. 이건 총이야, 움직이면 쏠거야. 몸은 얼음처럼 얼어붙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쩔 줄 몰라하는 데 우연히 옆에 앉은 남자친구 데릭이 자리를 바꾸기를 원하면서 상황이 끝난다. 비행기가 착륙한 후에야 데릭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는 윌라. 하지만 데릭은 무슨 총이었냐고 물어볼 뿐 별일 없이 넘어갔으니 다행이라고만 대꾸한다. 동생은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며 화를 내지만, 윌라 또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가족들과의 대화도 마무리 짓는다.

 

 

생각해보면 윌라의 삶은 늘 수동적이었다. 쉽게 화를 내는 엄마의 눈치도 봐야했고 비행기 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도 한 마디 말도 못한채 잊어버려야만 했다. 결혼을 결정하는 과정은 또 어떻고. 자세한 언급은 되어 있지 않지만 데릭과의 결혼 생활이 어땠을지도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그래도 의지하던 데릭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나는 윌라가 자신만의 삶을 찾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데릭이 죽은 10년 후 그녀의 곁에는 또 다른 남자가 자리잡아 그녀의 행동을 좌우하는 것처럼 보인다. 데면데면한 아들들과의 뜸한 연락. 물처럼 흘러가는 그저 그런 시간 속에서 윌라는 한통의 전화로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는데!!

 

 

평생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본 적 없던 윌라는 어떤 운명에 이끌리듯 한 소녀를 만날 결심을 했다. 비록 방해없는 결정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윌라는 마침내 갇혀 있던 세상을 뚫고 나온 기분이 든다.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생활. 멀리 떨어져 자신들의 삶에 바쁜 아들들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 이 생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것도 왕고집쟁이 할아범 곁으로?! 난생처음 일탈을 감행하는 윌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은 하고 싶지 않다. 걱정만 하기에는 이미 그녀는 할머니이고, 이 세상에서 보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가 뭐가 중요한가! 지금을 즐겨야지!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소설이지만 어쩐지 귀엽고 사랑스럽다. 책을 읽는 동안 윌라의 행동에 따뜻함과 애정을 느꼈다. 마지막 그녀의 행동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든 될 것이다.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는 법이니까. 우리의 삶도 그럴 것이다. 한계가 없는 인생. 모두 오늘만을 위한 춤을 추자!

 

**출판사 <미래지향>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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