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p 187
[월든]의 소로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미국의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약한 반국가주의'를 주장했다니 신기하고 새롭다. 소로의 '시민 불복종'은 톨스토이에 의해 칭송되었고, 간디에게 영감을 주었다니 생각보다 소로는 위대한 인물이었나보다! 조만간 [월든]과 그의 저서를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애국심은 "자기 마음의 평정이나 재산을 희생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쳐가며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자기 국민을 보호하자는 신조"인데, 그것은 오로지 다른 국민이나 다른 국가의 이익과 힘을 희생시킨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 164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톨스토이는 국가주의에 반대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렇다고 아나키즘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도 않았던 그가 주장한 것은 국가의 폭력성을 폭로하고, 폭력과 단절하는 일. 그 다음은 그리스도교의 정신으로 대항하는 일이었다.
그의 해결책은 지나치게 종교적이고 도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떠올려보면 그가 무엇을 중요시했는지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고함]의 민족국가에서 국가란 모든 개별적인 힘들이 ‘하나의 전체’로 모이는 구심체, 곧 하나의 통일성이다. 그 국가는, 타민족을 철저히 배제한 채, ‘시원민족’에서 ‘보다 높은 차원의 민족’으로 나아가는 국가였다.
p100
독일이 나폴레옹에게 패한 후 프랑스 치하에서 충격을 받은 피히테가 강조한 교육의 중요성. 그럴만도 하다가 끄덕거리다가, 타민족은 배제한다는 말에 오잉? 했다가 급기야 그가 주장한 종족 중심의 국가주의 불길이 히틀러에게 이르렀다는 말에 깜놀!!
마음이 불순한 권력자들은 종종 '국가를 찬양하작'고 부추긴다. 독재자는 물론이고 그 하수인 노릇을 하는 정치집단은 한결같이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한다. 이들의 머리에서는 국가가 곧 자기 자신의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p 79
어렸을 때 열심히 외우고 따라했던 '국기에 대한 맹세'에 그런 어두운 마음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여러분, 알고 있었어요? 그 '맹세' 문구에 변화가 있었대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로요.
인간도 그러했듯이 국가 또한 비천한 데서 기원했다. 국가는 동물적인 약탈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인간의 정신 능력이 지속해서 고양된 덕분에 오늘날의 문명국가를 건설할 수 있게 되었다.
p73
'다수에 대한 소수의 지배'라는 국가의 기본 원리. 오펜하이머는 늑대국가론을 통해 국가의 기원을 약탈에서 찾았지만 미래의 국가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보았다. 다윈 또한 비천함으로 시작한 국가지만 고결한 습성이 점점 강해지면서 투쟁은 잦아질 것이라 했다지만, 글쎄. 주위를 돌러보면 아직 진정한 '문명국가'로 들어선 게 아니거나, 국가의 기본 원리란 변하지 않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여전히 계속되는 '약탈'이라는 수법. 국가의 기원조차 인간의 욕망과 잔인함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어쩐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