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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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과 함께 찾아온 과거의 기억! 이제 싫어도 그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기대되는 메디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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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삼국지 1 -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모두가 빠져드는 이야기 설민석의 삼국지 1
설민석 지음 / 세계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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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는 [삼국지]. 저도 학창시절 이문열 작가의 책으로 [삼국지]를 완독한 적이 있어요. 총10권으로 기억하는데 읽는 동안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양도 양인지라 뒷부분으로 갈수록 사람 이름도 점차 헷갈리고 스스로 내용정리가 안되는 통에 완독하는 데 의의를 두자며 어떻게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삼국지]]입니다. 언젠가는 꼭 다시 한 번 읽어보자며 마음 속 깊은 곳에 다짐을 묻어두었지만,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은 많기에 좀처럼 기회가 닿질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설민석 선생님의 [삼국지]가 출간된다고 해서 대체 어떻게 집필했을지 궁금했습니다. 다른 작가들같은 문체인가, 설민석의 삼국지는 어떤 맛이 날 것인가, 기대하던 중에 도착한 책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에나! 그 길고도 긴 [삼국지]를 단 두 권으로 정리하셨습니다.

 

[삼국지]를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도 그 장대한 시작은 익히 들어 알고 계실 겁니다. 초나라를 제압하고 400년이라는 역사를 꽃피웠던 한나라. 한나라는 왕권 말기인 영제 시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죠. 국정농단의 주범인 환관으로 민초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졌고 이에 맞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습니다. 초기에는 누구나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던 좋은 뜻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빛을 잃고 그저 도적에 지나지 않는 무리로 변질되어 갔어요. 이에 여기저기서 황건적의 난에 대적하기 위한 의병을 모집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그 유명한 도원결의를 맺고 큰 뜻을 펼치기 위해 세상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긴 여정. 난세에 나타난 영웅호걸들의 장대한 서사시가 태어납니다.

 

일단 무척 쉽게 읽힙니다. 술술술, 한 문장 읽기 시작하면 바로 다음 문장으로 연결되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문장이 구어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 한몫 할 것 같은데요, 본래의 [삼국지]를 인용하는 부분 외에는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어 마치 설민석 선생님의 목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에요. 음성지원, 됩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법한 질문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어요. 이를테면 환관은 뭐냐, 유비와 관우, 장비가 의형제의 결의를 맺은 곳이 왜 하필 복숭아 동산이었나 등입니다. 저도 그저 '도원결의'라 해서 세 사람이 복숭아 동산에서 뜻을 맺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왜 하필 복숭아 동산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책에 실린 삽화도 원래 작품이 가진 무게를 조금 덜어주어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만화스러운 그림이라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 책이 가진 특징 중 하나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시중에 출간된 [삼국지] 를 읽기에는 부담을 느끼거나 어렵게 생각해온 분들이라면 이 책이 딱이에요. 쉽고 재미있게, 영웅 호걸들의 모험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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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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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1930년 9월 15일 여러 명의 방문자가 시연회를 보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다. 위원 12명과 참관인 4명, 기자들까지 최선을 다해 몸을 구겨넣은 수술실. 그 수술실에 브링클리 박사와 오늘 수술을 받을 집배원 X씨가 있다. 당초 예상한 10분이라는 시간을 초과하기는 했지만, 브링클리 박사는 염소의 고환을 이 X씨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한다). 이게 당췌 무슨?!!! 동물의 생식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다니, 이게 있을 법한 일인가! 그런데 실제로 일어난 일이란다. 브링클리 박사가 생존하던 시기에 횡행하던 불법 의료시술이라는데, 이 첫 장면만으로도 할 말을 잃었다.

 

브링클리 박사는 원래 성과급을 받는 영업사원이었지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사람들을 치료했다. 치료사의 일종인 퀘이커 닥터가 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일찍이 '공연하는 돌팔이 의사'의 전형이 된다. 의료사기는 어느 시대, 어느 문화에서나 번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만큼 돌팔이 의사가 넘쳐나고 그들에게 쉽게 이용당한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 마을 저 마을로 돌아다니며 자신의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그 기술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수되는 방식으로 번성한 의료사기. 그 한 가운데에 브링클리 박사가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숫염소의 생식기를 이식해달라고 은밀히 제안한 남성의 부탁에 따라 첫 이식수술을 집도하고, 그 수술의 성공이 그를 본격적인 돌팔이 의사의 길로 인도했다. 결국 수많은 남성들에게 고환이식수술을 집도하면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축적한 브링클리 박사. 물론 수술 도중 사망하거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이들도 있었겠지만 사람들이 그런 것에 신경을 썼다면 브링클리 박사는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책에 제시된 온갖 이식수술은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다. 원숭이의 갑상선을 지능이 낮은 소년에게 이식하는 경우, 난임부부에게 염소의 분비선을 이식한 경우도 등장하는데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등장하는 '고환 이식 수술'이라는 글자만 봐도 속이 울렁거렸다. 브링클리도 브링클리지만 그를 찬양하며 이식수술을 받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던 대중들의 모습은, 어떤 교주를 모시는 광신도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리 지식이 없고 절박하다고 했어도 겁도 없이 어떻게 동물의 고환을 이식받을 생각을 한단 말인가. 현재의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돈을 추구하는 공급자와 탐욕스러운 수요자들의 결합. 이것은 단순한 의료사기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에 대한 보고서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니, 정말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 아닌가. 이 작품이 맷 데이먼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과연 이 그로테스크하고 섬뜩한 작품을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겼을지 궁금하다. 헉! 표지를 다시 보니 이제는 염소마저 싫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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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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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족들로부터 '책을 왜 읽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친구는 물론 가족 중에도 저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 없어서, 늘 무언가 읽을거리를 옆에 끼고 사는 제가 신기한가봐요. 제 대답은 '재미있으니까'입니다. 당연하잖아요. 재미있으니까 책을 읽지, 누가 재미도 없는데 책을 읽나요. 육아하기에도, 아이를 낳은 후 늘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에 말이에요. 심지어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잠들었다가도 새벽에 눈 비비며 일어나 책을 읽는데, 그게 말이 쉽지 자다 깨서 책을 펼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힘든 일을 재미도 없는데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 다음 뒤따르는 질문은 '책을 그렇게 읽어서 어디다 쓰냐'입니다. 책을 읽어서 어디다 쓰냐니, 그런 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이야기를 읽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느끼는 그 자체가 소중한데 독서가 꼭 어딘가에 쓰여야 하는 건가요. 이렇게 대답하면 '그럼 쓸 데 없이 책을 왜 읽냐'는 본래의 질문으로 다시 되돌아오는데, 말씀드렸잖아요! 재미있으니까 읽는다고요!

저자 스벤 브링크만은 인문학에 대해서도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인문학을 포함한 많은 학문은 그 쓸모없음 덕택에 쓸모가 있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쓸모만 따져서는 안된다고 해요. 놀거나, 사랑을 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를 돕는 것은 그런 행동을 통해 다른 이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들이죠.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이 사랑을 통해 나는 무언가를 얻어야해!'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이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면 나는 무엇을 얻을까'를 생각하지는 않죠. 우리 삶에 진짜 알맹이가 되는 것, 의미를 주는 것은 요즘에는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들, 인문학은 바로 이러한 현상을 다루기에 중요합니다. 스벤은 책 전반을 통해 상황을 통해 바뀔 수도 있는 '진정한 자신'을 찾는 데 몰두하기보다, 선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윤리적 가치로서 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지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보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수단이니까요. 비도구화, 그것이 핵심입니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스벤은 이렇게 쓸모 없는 것의 쓸 데 있음을 역설하면서 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그런 그의 소개글은 자연스럽게 제1장 아리스토텔레스의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 우리에게 있는가>로 연결됩니다. 위대한 반도구주의 사상가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 모든 것을 이득을 재는 저울로만 측정해서는 안되며, 이득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가 '해야만 하는'일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그 자체로 목적이면서 선한 것들이 있다고요.

우리는 선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우리 삶을 이끄는 관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선한 것은 그걸로 이익을 얻거나, 단순히 그걸 좋아하기 때문에 선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바로 선하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에 선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내내 단단히 지켜야 할 실존적 관점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철학자들의 문구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유독 이 첫 장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 때문입니다. 나의 발자취가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요즘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나와 남편의 무엇을 보고 자라나게 될까, 무엇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삶을 살아가게 될까와 관련된 고민은 지금까지 제가 부딪쳐왔던 문제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어요. 부담감, 중압감.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을 통해 얻은 것 같습니다. 선하다는 이유 자체로 선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렇게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것. 깊은 울림을 주는 깨달음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외에 아홉 명의 철학자가 더 출현합니다. 그 자체로 가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기댈 만한 단단하고 기본적인 토대가 되어주는 10가지 생각들. 여기에 그들과 그들의 신념을 소개해봅니다.

 

1. 우리가 그 자체를 위해 하는 것이 선이다(아리스토텔레스)

2. 존엄성은 가격으로 따질 수도 없고 대체될 수도 없다(칸트)

3. 인간은 약속하는 동물이다(니체)

4. 자기란 관계 그 자체와 관계하는 관계다(키르케고르)

5. 진리가 존재하지 않더라고 인간은 진실할 수 있다(아렌트)

6.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은 그의 삶 무언가를 손에 쥐는 일이다(로이스트루프)

7. 사랑은 우리 자신 외에 다른 무언가가 실제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가능한 무척 어려운 깨달음이다(머독)

8. 용서는 오직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일이다(데리다)

9. 자유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이루어진다(카뮈)

10.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몽테뉴)

 

삶에 있어 효용성을 최대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읽는다면, 단 1초만에 책을 던져버릴지도 모를 내용들입니다. 스벤이 되도록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한 흔적은 엿보이지만, 하나의 사상을 설명하는 데 쉬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 때로는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장을 읽는 자체로 행복하다고 할까요. 오랜만에 철학과 삶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마음이 벅찼습니다. 갈수록 그 가치가 희석되는 도덕적이고 가치있는 삶에 대한 증명. 삶의 공허함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10명의 사상가의 이야기들을 통해 나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가치를 지니는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스벤은 감사의 말을 '제가 단단히 딛고 서기로 선택한 관점의 모든 원천이 된 부모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데요, 이 부모님도, 스벤도 정말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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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소설 - 당신의 이야기가 소설입니다
마리애비 외 지음, 바이트 기획 / 에이치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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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바이트(BITE). 짧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앱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짧은 글을 누구나 쓰고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끼가 넘치는 30여 명의 대표작가들과 함께 짧은 글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중 누군가의 고민을 짧은 소설로 풀어주는 '소설처방'은 작가와 독자가 만나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프로젝트이다. 나의 이야기가 소설이 될 수 있다니. 부끄러울 것 같기도 하고 신기할 것 같기도 해서 읽게 된 책. 3분 소설이라더니 각각의 이야기들이 정말 그리 길지 않다!

이 서비스는 지난 6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5일간 지속된 행사에서는 네 명의 작가가 화장실도 못 가고 소설을 써야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기 위해 사연을 풀어놓는 사람들. 그들에게 소설은 어떤 의미였을까. 어떤 주문자는 가출한 중학생 딸을 둔 어머니였는데 인스타그램으로 행사 소식을 접하고 찾아왔다. 딸에게 언제나 너를 믿고 지지하며 언제든 집으로 돌아와달라는 사연을 들려주었던 그 어머니의 마음은 이제 조금은 홀가분해졌을까. 딸이 그녀의 진심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어떤 직장인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인 VJ가 되는 소설을 써달라고 주문했는데 이후 용기를 내어 직장을 그만두고 VJ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도 한다.

오히려 가까운 이에게 꺼내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더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속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한 사람들의 마음이 그와 비슷한 심정이지 않았을까. 마음 속에 꽁꽁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풀어내 조금은 억울하고 약간은 분한 마음을 털어내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내딛을 수 있는 한걸음을 얻은 사람들. 그 처방이 소설이면, 허구면 어떠랴. 그것이 지금 나를 위로해주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치오 슈스케의 [투명 카멜레온]이 생각났다. 일상을 각색해 진짜가 아닌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투명한 허구의 세계에서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렇게 보면 이야기란, 상처받고 외로운 사람들의 가슴을 가장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최고의 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맨스, SF, 드라마, 복수극까지.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다짜고짜 결말을 제시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작가의 말이 짧은 메모 형식으로 실려 있는데 어떤 의도로 이런 이야기를 지었는지 그 의도를 살짝 엿볼 수 있다.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진다.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이 책을 매개로 나의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세상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 바로 바이트 앱을 설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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