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대인의 단단 육아 - 자립적인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말
에이나트 나단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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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뫼니터를 보더니 탐침을 내려놓고, 내 안의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p 15

쿠키를 먹으면서 책을 읽다가 그만 툭, 쿠키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잊은 줄 알았던 고통이 또다시 가슴을 후려친다. 벌써 4년 전 가을. 내 안에 있던 튼뚜가 하늘로 떠났던 그 때의 기억과 감정은 여전히 생생하게 다시 되살아난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힘차게 뛰고 있던 심장은 조용히 움직임을 멈췄고, 아기는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가버렸다. 튼뚜를 생각하면 자동반사. 눈물콧물 다 빼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래, 그런 아기를 보내고 두찌를 얻었지.

아이들 울음소리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는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말을 가슴에 새겨본다. 우리 두찌, 미운 네살,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인지 요즘 떼 쓰며 앙앙 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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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답을 해주고 싶어 - 아이의 어렵고 중요한 질문에 현명하게 답하는 방법 Collect 12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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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어떤 현명한 대답을 들려줄지 길잡이가 되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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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답을 해주고 싶어 - 아이의 어렵고 중요한 질문에 현명하게 답하는 방법 Collect 12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김도연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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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갈수록 궁금한 것도,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많아집니다. 그 중 첫째 아이가 요즘 가장 자주 하는 질문은 '엄마, 왜 튼풀이는 잘 안 치우고 나만 치워?'예요. 첫째 아이는 여섯 살, 둘째는 네 살. 둘이 같이 어지르며 놀아도 방 정리의 대부분은 저와 첫째 아이 몫입니다. 둘째가 전혀 치우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어느 때는 정리의 달인처럼 아주 열심히 잘 치우는데, 또 어느 때는 나 몰라라, 안 들리는 척하기도 하죠. 아마 같이 치울 때는 느껴지지 않는 감정이, 둘째 아이가 치우지 않을 때는 울컥 솟아오르는 걸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저는 제가 더 열심히 치웁니다. '오늘은 튼풀이가 별로 치우고 싶지 않나 봐, 대신 엄마가 더 열심히 정리할게. 나중에 튼튼이가 치우기 싫은 날 게으름 피우면 그 때는 엄마랑 튼풀이가 더 열심히 치우지 뭐. 튼튼이가 네 살일 때도 엄마가 더 열심히 치웠었어. 튼풀이가 더 크면 정리도 더 잘하게 될 거니까 그 때까지는 엄마랑 같이 해줄래?'라고 타이르곤 합니다.

 

과연 제가 맞게 대답해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첫째인만큼 아이의 마음에 피어오르고 있을 억울한 기분을 너무나 잘 알아서 어떻게 대답해줘야 하나 매번 고민이 됩니다. 차라리 지식과 관련된 질문이라면 책을 찾거나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려주면 간단할텐데, 도덕이나 윤리, 성장과 기분에 관련된 질문은 대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좋은 대답을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곤란했던 경험, 부모라면 모두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그래서 눈길이 갔던 책, 초등부모교육과 관련된 [좋은 대답을 해주고 싶어] 입니다. 아이의 어렵고 중요한 질문에 현명하게 답하는 방법. 그런 방법이 있다면 한 번 배워보고 싶었어요.

 

공감할만한 '어려운' 질문들이 참 많았습니다. 왜 아이도 집안일을 해야 하는지, 스마트폰을 보면 왜 안 되는지, 공부는 왜 꼭 해야 하는지, 규칙은 왜 꼭 지켜야 하는지. 어른인 우리가 그저 당연하게 여기고 생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이들에게는 의문 투성이인 세상. 게다가 우리는,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아이에게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부자인 친구네 집을 부러워하는 아이,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죠.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실린 답변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정해져 있는 답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대답들을 보면서 찬찬히 제 안의 목소리와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할까요.

 


 

 

어쩌면 부모인 우리의 대부분은 책에 실린 대답을 아이에게 잘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나 이상적인 대답이기 때문에 평소에 그런 말투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면 어려울 수도 있어요. 우리의 과제는 이 이상적인 대답을 어떻게 우리의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잘 전달할 것인가-라고 생각해요. 화내지 않고, 귀찮아하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질문으로 치부하지 않고요. 현명하게 대답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질문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것. 그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 조금은 반성하면서 읽은 책이었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동양북스>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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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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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는 것은 때로 정말 고민이 되기도 하고 즐거운 일이 되기도 합니다. 보통의 우리들은 아마도 그저 '맛있다, 맛이 없다'의 기준에서만 음식을 바라보고 있을 듯 한데요, 여기 30년 넘게 음식을 공부해온 사람이 있어요!! 처음에는 '음식을 공부하는 직업도 있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음식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것만큼 또 중요한 일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의식주,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여겨지는 것 중 어쩌면 제일 본능과 직결된 것!! 그 음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 음식 하나하나가 그렇게 대단해 보입니다.

 

이 책은 2021년 <EBS 클래스 e>에서 강의한 '음식 인문학'의 강의록이 수정되고 보완된 것입니다. 음식의 내력을 따져라, 음식의 범주를 따져보라, 제조 과정의 핵심을 정리하라, 유행 시점과 장소가 기준이다, 오래된 문헌 기록도 의심하라, 식재료의 확보 가능 시기를 파악하라, 시대별로 변하는 품종에 주목하라, 특정 시기에 유행한 요리법을 모아라, 산업화로 즐겨 먹는 때가 바뀜을 알라, 언제부터 전 국민이 먹었을지 생각하라, 유명해진 곳이 어딘지 찾아라, '만들어지는' 음식의 전통에 속지 마라-의 12가지 음식 공부법에 맞춰 여러 가지 음식이 소개되어 있어요. 저는음식을 공부할 마음은 없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음식의 역사와 기원 등에 대해 아주 재미나게 읽었지만, 음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에게는 기초적인 교재로 쓰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많은 음식 중 특히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라면과 떡국이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자주 먹는 음식들이거든요. 옆지기가 라면을 그렇게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라면이 일본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일본어 사전에는 중국어라고 되어 있다고 해요. 중국어의 '라몐'이 일본어의 '라-멘'이 되었고, 그것이 우리나라로 와서 '라면'이 된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었지만 저자가 직접 중국에 가서 알아본 바, 중국에는 라몐이란 것은 없고 국수를 만드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라면은 일본의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인스턴트 라면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최초의 '즉석 삼양 라-면'은 재미있게도 처음에는 '옷감'으로 오해까지 받았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와요.

 

다른 아이들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저희 아이들은 떡국을 참 좋아해요. 사골국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떡과 만두를 넣으면 간단히 한끼가 해결되니 엄마들에게도 효자 메뉴입니다. 설날이 되면 당연한 듯 한 그릇씩 비우곤 했던 떡국. 그런데 이 떡국도 전국적으로 먹던 음식이 아니었다고 해요. 본래 서울 지역의 설날 음식이었지만 1960년대 박정희 정부가 들어서면서 양력설만 쇠도록 강력한 정책을 펼치면서 떡국차례와 떡국 먹기가 정부의 캠페인이 된 것이죠. 심지어 17세기 초반이 되기까지는 설날에 떡국 대신 만두국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니, 아주 오래된 전통으로 알고 있던 '설날에 떡국먹기'도 알고보면 그리 유서 깊은 행사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됐지 그 기원이나 문화,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왜 중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라면과 떡국마저도 담겨 있는 이야기를 알고 나니 조금쯤은 달리 보이지 않으세요? 알고 먹는가와 모르고 먹는가의 차이는, 아마 식탁에서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느냐로 증명될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아이들에게 해 줄 이야기거리가 풍부해진 듯한 기분이 들어,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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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걱정 수피아 그림책 5
초모 지음 / 수피아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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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지만, 예전의 저는 지금보다 훨씬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강박도 심했어요.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외출하기 전에 가스렌지 안전밸브를 서너 번 확인하는 건 물론, 현관에 도어락이 설치되기 전에는 열쇠로 문이 제대로 잠긴 건지 몇 번이나 확인해야 했습니다. 어느 때는 문에 매달려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했는지 상상이 가실까요. 잠들기 전에는 카드나 열쇠가 제자리에 있는지 꼭 확인해야 했고, 깜빡 잊고 불은 껐을 때는 다시 일어나 확인을 해야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저는 뭐가 그리 불안했던 걸까요. 왜 그렇게 제 자신을 믿지 못했던 걸까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지금은 이상하게도 예전의 그런 강박들이 없어졌어요. 심지어 요즘은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찾으러 다니는 게 일입니다. 대신 아이들에 대해 느끼는 불안-일어나지 않은 무서운 일에 대한 상상-이 새로 생겨났지만, 그것은 예전의 저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 여겨져요. 그리고 그런 불안을 바탕 삼아 자신을 다잡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니, 오히려 나쁘지 않다고 봐야 할까요.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걱정해봐야 그 걱정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 이 정도면 저 많이 발전한 거겠죠?

 

까망이의 걱정도 끝이 없습니다. 낙엽 가루, 무지개 설탕, 바람 크림, 머리 위를 떠다니는 먹구름을 모두 모아 섞은 다음 마지막으로 뚝뚝 흐르는 눈물들을 넣어 만든 까망이만의 특제 수프.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할 양의 수프를 만든 까망이는 그 수프를 앞에 두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웃 친구들을 초대해 수프를 나눠 먹기로 결심한 후 초대장도 만들지만 이 초대장도 바람에 날아가 버려요. 누군가가 찾아오지는 않을지, 혹은 아무도 오지 않으면 어떨지 고민하는 까망이에게 초록이가 찾아옵니다. 행복한 기분으로 잠들려는 까망이. 이런, 그런데 잠든 까망이 머리 위에 또다시 먹구름이 가득해집니다.

 

머리 위에 먹구름을 만든 채 잠들어 있는 까망이를, 저는 안아주고 싶었어요. 다른 이가 보기에는 하찮아 보이는 그 걱정이 까망이에게는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알 수 있었거든요. 까망이는 이대로 불안을 안고 계속 살아가야 하는가, 걱정도 잠시, 그 불안을 해소시켜 줄 존재들이 맨 뒷장에 나타납니다. 불안은 스스로는 어쩌지 못해요. 머리로는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마음이 도저히 떨쳐지지 않으니까요. 다만, 감히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불안을 해소시켜줄만한 무언가가,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무엇 때문에 비롯되었는지 모를 저의 강박이, 왜 때문에 갑자기 사라졌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 마음 속 무언가가 채워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다보면, 제가 눈물콧물 다 빼고 아이들은 멀뚱 앉아있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요, 역시나 이번에도 그러했습니다. 요즘 그림책은 어린이보다 어른을 더 겨냥하고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왜 이리 심금을 울립니까. 여러 번 읽다보니 더 먹먹해지는 그림책. 까망이의 걱정도 이렇게 점점 사그라들고 머리속 먹구름이 필요없는 날이 오기를 살짝 빌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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