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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최고의 엄마 아빠인지 알려 줄까? - 아주 특별한 엄마 아빠들,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자연 속 탐구 쏙 2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1년 11월
평점 :

우리는 가끔 '짐승만도 못하다', '짐승도 제 새끼는 챙긴다' 같은 말을 사용하곤 합니다. 대체로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버리는 부모들에게 빗대어 사용되죠. 작년 한참 이슈가 되었던 '정인이 사건'은 충격이었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 대부분이 무척 가슴 아파했어요. 그 어린 아기의, 폭력으로 가득한 몸 자체가 증거물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학대하는 사람은 대부분 부모라고 해요. 요즘 뉴스를 보면 양부모 뿐만 아니라 친부모에게도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많아 마음이 아픕니다. 저도 천둥벌거숭이 두 아들을 키우는 터라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 새끼잖아요. 늘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도 내 자식을 사랑하고 챙길 수 있는 것은 저와 옆지기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상수리에서 출간된 <자연 속 탐구 쏙>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는 최고의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동물이라고 해서 모두 제 새끼를 살뜰히 보살피지는 않습니다. 가령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을 뿐만 아니라 그러고 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날아가버리죠.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신의 아기를 정성을 담아 돌본다고 합니다. 이 책에 소개된 최고의 엄마 아빠는 황제펭귄, 여우, 오랑우탄, 흰동가리, 홍학, 붉은캥거루, 금화조, 늑대, 가시해마에요. 대체로 이름은 들어본 동물들이지만 금화조나 가시해마는 조금 낯설었는데요, 과연 이 동물들이 어떤 면에서 최고의 엄마 아빠로 인정받게 된 걸까요.
아빠 펭귄은 엄마 펭귄이 낳은 알을 받아 두 달 동안 알을 품습니다. 주머니 같이 생긴 살로 따뜻하게 덮어서 엄마 펭귄이 출산 후 지방을 보충하러 바다로 돌아간 동안 자신이 알을 돌보아요. 그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20킬로그램이나 살이 빠진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뱃속 가득 먹이를 채워온 엄마 펭귄은 매일 먹이를 조금씩 토해 내어 새끼에게 주는데요, 말이 토해내는 거지 저는 그 과정도 엄마 펭귄에게 편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음식은 보통 밑으로 내려가지 위로 올라오지는 않잖아요!
오랑우탄의 아기는 태어난 후 2년 동안 엄마의 붉은빛 털을 꼭 붙잡은 채 낮이고 밤이고 엄마 곁에 딱 붙어 삽니다. 그 동안 어떤 열매와 식물을 먹어도 되는지 가르침을 받고, 엄마가 나뭇가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둥지 만드는 법도 배우고, 여덟 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 젖도 먹는다니, 이 오랑우탄 엄마도 아기를 낳으면 한동안은 육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어요. 마치 인간의 아기가 태어나서 엄마와 아빠에게 보살핌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평생을 함께 한다는 금화조는 금슬 좋게도 알도 번갈아가며 품고요, 밤이 되면 둘이 함께 오붓하게 둥지에 앉아 있다고 해요. 으흣. 그런데 아이들이 부부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부화 후 35일이라니!! 인간의 시간의 흐름과 차이는 있겠지만 35일은 너무 짧은 것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그것이 금화조의 삶, 그리고 부모의 삶이겠죠.
가시해마의 알은 아빠 주머니에서 자랍니다. 보름달이 뜨면 힘든 출산을 거쳐 100-200마리 정도의 새끼 해마가 나와요. 이렇게 많은 수의 새끼를 육아 주머니에서 밖으로 밀어 보내야 한다니, 아빠가 얼마나 힘들겠어요. 출산의 고통을 엄마가 아닌 아빠가 겪는다니, 신기한 자연입니다.
이 책에 실린 동물들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아기들을 알뜰살뜰 돌봅니다. 애정을 담아 생존방식을 알려주고, 놀아주고, 쓰담쓰담해주죠. 동물들도 이리 아기들을 아끼는데, 새삼 저의 육아도 되돌아보게 됩니다. 매력 뿜뿜 넘치는 <자연 속 탐구 쏙> 이야기. 실사는 아니지만 서정적인 그림들이 더 따스하게 다가와요.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동물들이 소개될지, 저와 아이들 모두 기다리고 있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상수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