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팝콘 웅진 우리그림책 58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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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봄을 만끽하게 하는 그림책 출동입니다!

그림책의 색감만큼이나 이름도 너무 예뻐요!

                               

겨울잠에서 깨어난 배고픈 동물들이 모여 각자 재료를 가져옵니다.

유채기름과 성냥, 허브가루, 옥수수를 넣고 불을 피우니 짜잔!

팝콘이 완성됐어요!

 

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동물들.

 

새들이 부지런히 씨앗을 모아옵니다.

불판 위에 꿀과 씨앗이 쌓여갔어요.

그리고.

                            

펑!

벚꽃 팝콘이 활짝 피었습니다!

펑!펑!펑!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책입니다.

제 사진보다 실물로 보면 색감이 더 예쁜 책이에요.

 

전 올봄에 벚꽃 피는 것도 제대로 못봤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과 계속 집콕생활했거든요.

계획대로였다면 혼자만의 봄을 만끽했을텐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아쉬움을 이 책으로나마 달래보아요.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책.

엄마미소 저절로 피어오르는 가슴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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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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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난청을 앓고 있어 언제 발작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한 미사키 요스케. 폴란드는 지금 국제적인 테러의 위협을 받고 있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다. 얼마 전 일어난 대통령 전용기 폭발사고로 인해 도시에는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지만 그럼에도 중단되지 않는 쇼팽 콩쿠르. 쇼팽은 폴란드 사람들에게는 누구보다 의미있는 음악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 국민들의 저항정신을 음악으로 잘 나타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콩쿠르 공연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도시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폭탄 테러. 연주자들 중에서도 희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미사키 요스케는 테러범 '피아니스트'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나 쇼팽]은 나카야마 시치리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 와타베 경부 시리즈들도 사랑해마지 않지만, 사실 내가 제일 애정하는 캐릭터는 이 미사키 요스케다. 아버지 미사키 검사의 뒤를 잇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장소마다 매력적인 피아노 실력과 감동을 선사하는 그. 당연히 그런 그를 존경하고 동경하는 제자들도 넘쳐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 미사키 요스케가 향하는 곳에서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데, 이번 작품의 무대는 무려 폴란드다. 쇼팽의 고향. 폴란드인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해도 좋을 쇼팽의 음악이, 음악 플레이어를 틀지 않았는데도 작가의 손끝에서 살아나 귓가를 울린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에는 미사키 요스케를 주축으로 성장하는 학생이 꼭 한 명씩 등장한다. [안녕, 드뷔시]의 그녀와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의 기도 아키라. 이번에는 폴란드에서 쇼팽의 뒤를 잇는 연주가로 칭송받는 얀 스테판스가 그 주인공이다. 4대째 음악가 집안이라는 이름 아래 뛰어난 실력을 지녔음에도 엄청난 부담을 느끼는 얀.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지점에서부터 쇼팽은 이미 얀과 한몸이었다. 그 누구보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하기 위해 아들을 엄하게 키워온 아버지의 그늘 밑에서 자란 얀은, 쇼팽 콩쿠르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피아니스트 사카키바 류헤이와 미사키 요스케의 연주를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지만 쇼팽은 나에게 매끄럽고 깨끗한 선율로 기억되고 있었는데 이번 이야기를 계기로 여러 작품을 찾아 들어보니 그 안에 내재된 열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미사키가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이 어떤 경위로 일촉즉발의 테러 현장에 울려 퍼진다.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음악의 힘. 너무나 소설스럽지만, 누가 봐도 감동적인 장면이라 눈가가 촉촉해지고 말 것이다. 이러니 내가 미사키 요스케를 사랑하지 않을 방도가 있나.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굴하지 않고 꼿꼿하게 앞을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 멋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다음 작품인 [어디선가 베토벤], [다시 한 번 베토벤]에서는 미사키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한다니 기대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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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정영목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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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엘러리 퀸 콜렉션의 세 번째 책은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 지금까지 읽은 엘러리 퀸의 작품들 중(그래봐야 세 권이지만) 가장 머리가 빙빙 돌고 범인의 가닥이 잘 잡히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어떤 비밀이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등장인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한 조각의 퍼즐만 찾아낸다면 단번에 범인의 윤곽이 잡힐 것 같은데, 그 한걸음을 내딛지 못해 또 한번, 그러나 늘 그렇듯, 범인 색출에 실패했다! 비록 범인을 추적하는 것은 미흡했지만, 엘러리 퀸의 추리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

 

이번 사건은 네덜란드 기념 병원에서 일어났다. 어떤 사건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친구이자 의사인 존 민첸을 찾아간 엘러리 퀸. 마침 당뇨로 인해 높은 층계에서 떨어져 쓸개가 파열되어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애비 도른의 수술과정을 관람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목이 졸려 숨진 상태로 수술실에 들어온 애비 도른. 그녀에게는 병원에서 의사로 일하는 양자 프랜시스 재니가 있었는데, 부인이 수술을 받기 전 그가 부속실에 잠깐 들렀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온다. 한쪽 발을 저는 것까지 똑같았다는 것. 도른 부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누군가는 슬픔을, 누군가는 환희를 느끼는 분위기가 교차하는 가운데 닥터 재니가 양어머니의 도움으로 엄청난 비용이 요구되는 연구를 하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게다가 도른 부인이 사망할 경우 상당한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는 것도. 단번에 용의자 선상에 오른 재니. 그러나 그 또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도른 부인과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되어 수사는 미제로 빠질 위기에 처한다. 남겨진 단서는 도른 부인이 살해당할 당시 누군가 닥터 재니로 위장할 때 사용했던 흰색 바지와 구두 한 켤레. 마침내 엘러리 퀸 극강의 추리가 시작된다!

 

이번에는 꼭 범인을 밝혀내보리라! 추미스를 읽으면서 늘 다짐하지만 특히 엘러리 퀸의 작품에서 범인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항상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 아니었기에 제일 의심스러웠던 재닝과 도른 부인의 변호사 필립 모어하우스를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서 지웠다. 물론 이 변호사 뭔가 의심스럽기는 했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부인의 딸 훌다를 대하는 태도가 어딘가 미심쩍었기 때문. 결국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를 살짝 범인 칸에 올려두었는데, 아뿔싸! 범인이 그 사람이었다니! 우와, 나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이런 언급조차 스포가 될까 두렵지만 단 한 번도 범인일 거라 생각해보지 못한 사람. 그가 범인으로 밝혀진 뒤에는 범죄의 동기가 너무 궁금했다. '대체 왜?!!'라는 말이 실제로 방안을 울렸을 정도. 그 모든 추리를 누군가 닥터 재니로 변장할 때 사용했던 구두 한 켤레와 그 끈에 붙어있던 반창고 등만으로 해내다니, 엘러리는 정말 대단하다. 저절로 현실 물개박수가 나와버렸다.

 

리뷰 시작 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에게는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작품이다. 작가가 엘러리 퀸의 능력을 부각시켜 보이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인가! 엘러리 퀸의 추리 과정을 듣다보면 머리가 멍-해지면서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마 소설 속 인물들을 인터뷰할 수 있다면 그들의 심정과 나의 심정이 크게 다르지 않으리. 그가 마지막 부분에서 던진 증거에 '띠용'이라는 글자가 저절로 생각났다.

 

일본의 엘러리 퀸 연구가 이이키 유우산은 저서 [엘러리 퀸 론]에서 퀸의 작품을 '의외의 진상'이 아니라 '의외의 추리'를 장기로 삼는 글이라 평했다고 한다. 마지막의 반전으로 인해 처음 읽을 때만 재미있고 여러 번 읽기에는 시시한 일회성의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범인을 알고 난 이후에 그 추리를 되짚어보면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단서가 의외의 논리로 확장되는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다. 지금까지 읽은 엘러리 퀸의 작품은 모두 한 번 읽기에는 아깝다. 그의 추리를 바탕으로 작품을 한 번 더 읽으면 무언가 내 눈에도 들어올 것 같은 기분. 때문에 이렇게 엘러리 퀸 시리즈가 오랜 시간 변함없이 사랑받으며 소장용으로 출간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한테까지 와줘서 고맙다, 엘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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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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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아픔을 극복하고 보듬어주고 치료해나가는 이야기]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기욤 뮈소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사랑하기 때문에] . 기욤 뮈소 작품을 이렇게 시리즈로 쭉 읽고 있으니 새로운 소설을 접할 때마다 이제는 기대가 된다. 이번에는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줄까, 무엇을 소재로 이번 작품을 썼을까. 개인적으로 문장에 그리 깊이가 있는 작품을 쓴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엔터테인먼트 작가로서의 기량은 뛰어나다고 느꼈다. 이번 작품은 쉽게쉽게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우와-'하고 탄성을 내질렀을 정도. 앞에 읽은 세 권에 비해 반전의 묘미가 크다.

 

사랑하는 딸 라일라를 잃고 노숙자로 전락하여 거리에서 생활하는 마크 해서웨이. 그는 전도유망한 신경정신과 의사였고, 아름답고 실력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내인 니콜, 세상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딸 라일라와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보모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쇼핑몰에서 사라져버린 딸. 그 딸을 잃은 이후 마크의 세상은 단번에 무너져내린 것이다. 라일라를 찾기 전에는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는 마크.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니콜이 라일라를 찾았다면서 연락한다.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라일라를 데리러 뉴욕으로 향하는 마크. 그런데 니콜은 그와 동행할 수 없다면서 자취를 감춰버리고 만다. 대체 그녀가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마크에게는 평생의 친구이자 동료의사인 커너가 있었다. 마크가 노숙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연락을 끊었지만 두 사람은 혈연으로 맺어진 형제보다 더 돈독한 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아픈 상처로 인해 복수심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거룩한 것인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커너. 그 앞에 복수를 꿈꾸며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는 소녀 에비가 나타난다. 커너의 가방을 훔치다 걸린 것을 계기로 그와 식사를 하게 되고 결국 그의 명함까지 얻게 되지만 에비는 커너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등장인물인 앨리슨. 억만장자의 상속녀이지만 그녀는 마치 자신의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한다. 그런 그녀가 저지른 만행들을 뒷수습하면서 슬픈 눈빛으로 앨리슨의 뒤를 지키는 아버지. 그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엽총을 쏘아 자살했다. 충격에 빠진 앨리슨. 그녀와 마크, 라일라, 그리고 에비가 한 비행기에 탑승한다. 이어지는 기묘한 인연과 각자의 사정을 서로에게 털어놓는 사람들. 예상치 못한 결말이 그들과 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크를 만난 라일라가 니콜에 관해 묘한 말을 던진 덕분에 요상한 상상을 하고 말았지만, 결국 내가 생각한 것과는 거리가 먼 마지막이었다.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할 수 있나-하는 생각과 함께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면 무척 대단한 일일 것이라며 혀를 내두름. 마크와 니콜에게 일어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난다면 나도 견디기 무척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팠고, 에비가 후회하고 있는 일의 감정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아서 역시 안타까웠고, 앨리슨은 비록 방탕한 상속녀였지만 인간적으로 정이 가는 부분이 있는지라 또 불쌍했다. 너무 자세히 이야기하면 소설을 읽는 재미가 떨어질테니 세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나처럼 결말에서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 싶다.

 

비록 고통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보듬어주고 치료해나가는 이야기. 기욤 뮈소의 작품들은 어쩐 일인지 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작품 또한. 자, 또 어떤 이야기로 나를 놀라게 만들어줄 것인지, 리딩투데이의 다음 도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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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부의 미래 -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신희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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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안목을 제공한다]

 

 

부와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이 시대 최고 지성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얼마 전에 읽은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유발 하라리와 뉴욕 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기업가이며 현재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 중 한 명인 스콧 갤러웨이, 세계적인 암호화폐 선구자로 3세대 카르다노를 개발하였으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분야의 대중교육,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관심이 많은 찰스 호스킨슨, 201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며 게임이론과 산업조직론의 대가로 알려진 장 티롤, 독일의 천재 철학자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현재 영어까지 10개 언어에 능통하며 신실재론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이끌고 있는 마르쿠스 가브리엘. [초예측 : 부의 미래]는 2019년 초봄에 방영된 NHK 다큐멘터리 <욕망의 자본주의 2019 : 거짓된 개인주의를 넘어서>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자본주의는 이미 하나의 종교와도 같은 것이 되었으며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엔진이라고 이야기한다. 더 많이 생산하면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고, 그 결과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 더 행복해지는 시스템에 대해 그것들이 실제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며 삶의 만족도는 인간성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자유로운 시장을 없앨 수 있는 빅데이터, 감시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 등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결국 그의 초점은 '인간'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상상하는 미래는 돈이 없는 자본주의, 바로 데이터가 힘이 되는 자본주의다.

 

스콧 갤러웨이는 구글(G), 애플(A), 페이스북(P), 아마존(A), 약칭 GAPA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거대 플랫폼 기업들 없이는 이미 일도 생활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는 GAPA가 어떻게 국경을 초월해 사람들의 욕망을 착취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GAPA가 제공하는 혜택을 인지하면서도 그들의 도를 넘는 행태를 격렬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각국은 GAPA에 대항할 지도자를 세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

 

찰스 호스킨슨은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비트코인의 뒤를 잇는 2세대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만든 천재 수학자다. 그는 암호화폐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 시장을 열어젖힐 것이라 말하면서 그 과학기술에 내재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장 티롤은 암호화폐는 사회에 유익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 돈세탁과 탈세, 암거래 등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 암호화폐 때문에 통화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의 화폐 주조 차익의 감소, 금융 정책의 훼손 가능성을 들고 있다. 여기에 금융 시장의 도덕적 해이, 자유주의의 핵심은 방임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주장과 그가 자주 언급하는 '무지의 장막'이라는 개념까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젊은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탈진실의 시대에 모든 것의 붕괴를 막기 위한 지적 시도를 선보인다.

 

평소 자주 접하던 분야가 아니라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지 않게, 진지하게 읽었다. 이들 중 인상깊었던 인물은 장 티롤 교수. 좀 쉬이 읽은 사람은 유발 하라리 교수였지만 장 티롤 교수의 인터뷰를 읽다보니 경제학의 어떤 부분을 차분히 들여다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목조목, 차근차근의 정수라고 할까.

 

인공지능, 기계학습,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 첨단 과학과 신기술은 날로 발전하며 개인의 일자리와 소득, 세계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책을 읽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이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등장한 사람 대부분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인간'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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