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부의 미래 -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신희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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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안목을 제공한다]

 

 

부와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이 시대 최고 지성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한 자리에 모였다. 얼마 전에 읽은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유발 하라리와 뉴욕 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기업가이며 현재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 중 한 명인 스콧 갤러웨이, 세계적인 암호화폐 선구자로 3세대 카르다노를 개발하였으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분야의 대중교육,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관심이 많은 찰스 호스킨슨, 201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경제학자이며 게임이론과 산업조직론의 대가로 알려진 장 티롤, 독일의 천재 철학자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현재 영어까지 10개 언어에 능통하며 신실재론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이끌고 있는 마르쿠스 가브리엘. [초예측 : 부의 미래]는 2019년 초봄에 방영된 NHK 다큐멘터리 <욕망의 자본주의 2019 : 거짓된 개인주의를 넘어서>의 내용을 엮은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자본주의는 이미 하나의 종교와도 같은 것이 되었으며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엔진이라고 이야기한다. 더 많이 생산하면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고, 그 결과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 더 행복해지는 시스템에 대해 그것들이 실제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며 삶의 만족도는 인간성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자유로운 시장을 없앨 수 있는 빅데이터, 감시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 등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결국 그의 초점은 '인간'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상상하는 미래는 돈이 없는 자본주의, 바로 데이터가 힘이 되는 자본주의다.

 

스콧 갤러웨이는 구글(G), 애플(A), 페이스북(P), 아마존(A), 약칭 GAPA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거대 플랫폼 기업들 없이는 이미 일도 생활도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는 GAPA가 어떻게 국경을 초월해 사람들의 욕망을 착취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GAPA가 제공하는 혜택을 인지하면서도 그들의 도를 넘는 행태를 격렬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각국은 GAPA에 대항할 지도자를 세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

 

찰스 호스킨슨은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비트코인의 뒤를 잇는 2세대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만든 천재 수학자다. 그는 암호화폐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 시장을 열어젖힐 것이라 말하면서 그 과학기술에 내재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장 티롤은 암호화폐는 사회에 유익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그 이유로 돈세탁과 탈세, 암거래 등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 암호화폐 때문에 통화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의 화폐 주조 차익의 감소, 금융 정책의 훼손 가능성을 들고 있다. 여기에 금융 시장의 도덕적 해이, 자유주의의 핵심은 방임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주장과 그가 자주 언급하는 '무지의 장막'이라는 개념까지 흥미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젊은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탈진실의 시대에 모든 것의 붕괴를 막기 위한 지적 시도를 선보인다.

 

평소 자주 접하던 분야가 아니라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쉽지 않게, 진지하게 읽었다. 이들 중 인상깊었던 인물은 장 티롤 교수. 좀 쉬이 읽은 사람은 유발 하라리 교수였지만 장 티롤 교수의 인터뷰를 읽다보니 경제학의 어떤 부분을 차분히 들여다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목조목, 차근차근의 정수라고 할까.

 

인공지능, 기계학습,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 첨단 과학과 신기술은 날로 발전하며 개인의 일자리와 소득, 세계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책을 읽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다. 이런 거대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등장한 사람 대부분이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인간'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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