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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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한한 상상력의 결정체!!]

 

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첫째가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세상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멸망한대'. 제가 '왜?' 하고 물었고 아이가 뭐라고 설명을 한 기억이 있는데, 제가 무심결에 흘려들었나봐요. 그런 대화를 했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을 뿐, 어째서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인류가 멸망하는지 그 이유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꿀벌의 예언]을 읽다보니 그 원인을 알게 되었어요.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조그만 원인 하나가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아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이 급감했어. 그런 상태에서 기온까지 상승하니 곡물 생산은 더 줄어들었고. 지표면의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물 부족이 심화되다 보니 관개수에 드는 비용이 너무 커져 농민들은 이용을 할 수가 없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p69

 

꿀벌 실종에 결정타가 된 것은 2004년부터 프랑스에 대량 유입된 등검은말벌의 등장을 꼽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검색해보니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잡아먹는 것으로 이미 유명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양봉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천적이 없어서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여기에 인구 증가 문제로 인한 농업 생산량의 급감으로 인해 인류는 현재 제3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중이라는 책 속 설정은, 비단 허구라고만 하기에는 무시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제목 때문인지, 저는 이 소설 자체가 미래를 예언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항상 독특한 상상력으로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베르베르씨. 이번에도 한국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한함으로써 여지없이 드러내주었는데요, [꿀벌의 예언]의 출간과 함께 더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앞서 출간된 [기억]의 르네입니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였으나 최면술사인 오팔의 공연을 통해 자신의 전생을 체험한 후 함께 최면 공연을 진행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전생 체험 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신과 조우하게 된 경험을 통해 르네는 30년 후의 자신인 르네63으로부터 인류가 현재 제3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대혼란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류를 구할 방법은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적힌 해결책을 통해 꿀벌이 멸종되지 않도록 하는 것. 이에 르네는 전생 체험을 통해 자신이 그 실마리를 쥐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기억]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에 꽤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 역시 같은 감상입니다. 전생 체험 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신과도 만날 수 있다니,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워요! 게다가 이번에는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까지 등장하는데, 이게 참 알쏭달쏭한 것이 예언서가 그저 단순한 예언서가 아니었던 겁니다! 이 책이 어떤 경로로 인해 만들어지게 되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개연성이 부족하기도 하고 코미디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이 소설이 대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지 궁금하게 만든다고 할까요.

 

르네가 겪는 모험(?)도 모험이지만 인류와 환경의 변화, 이상 기후 등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밖에 물폭탄이 떨어지고 있는데, 꿀벌이든 그 무엇이든 인류의 멸망과 연관이 있다면, 우리가 우리 사는 세상에 깊이 관심을 가지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필사적으로 찾아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작가가 전달하고 싶었을 메시지와 제가 생각한 것이 일치하는지는 2권에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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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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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내용과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재미, 매혹적이고 감동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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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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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블린 휴고. 내가 바로 이 구역의 여왕이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도 아니고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이라니, 어떻게 하면 결혼을 일곱 번이나 할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당연히, 에블린 휴고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영화계의 전설이자 60년대의 잇 걸, 그야말로 그 세계를 주름잡았던 에블린이었으니까요. 이제 79세에 접어든 그녀가 유방암 연구 기금을 모으고자 크리스티 경매에 자신의 가장 멋진 드레스 열 두벌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당연히 그녀의 인터뷰를 따기 위해 모든 매체가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비방트에 소속된 기자 모니크. 나름 재능도 있지만 아직 그녀다움을 드러내는 글을 쓴 적이 없어서 회사에서 그리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는 않은 그녀를, 에블린이 호출(?)합니다. 비방트에서 프로 기자를 내세웠지만 그들을 전부 물리치고 모니크를 요청한 것이죠. 놀라움과 얼떨떨함을 안고 에블린과의 인터뷰에 나선 모니크. 하지만 정작 에블린은 비방트와의 인터뷰는 안중에도 없으며, 지금부터 내 인생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자신이 죽고 나서 책으로 내라고 제안합니다. 돈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액수로 평가받을 에블린의 전기. 일생일대의 기회 앞에서 모니크는 에블린의 제안을 수락하고, 이제 그녀의 모든 시간은 에블린의 이야기로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수수께끼는 두 가지예요. 일곱 번이나 결혼한 에블린 휴고의 평생의 사랑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다른 많은 기자들 중에서 왜 모니크를 선택했는가? 읽다보면 중간에, 예기치 않게 그녀의 평생의 사랑이 드러나고 그녀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까지 감수해야 했는지 밝혀집니다. 명성과 인기, 배우로서의 욕구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하고 싶었던 에블린의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녀의 이야기들.

 

저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타이타닉의 향수'가 되살아나는 기분이었어요. 영화 <타이타닉>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전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아픔과 아련함을 느껴요. 타이타닉을 생각하면 느껴지는 감정들이 에블린 휴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몽글몽글 피어올랐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지나간 세월에 대한 향수이기도 하겠죠. 제가 나이를 먹어 할머니가 되어 지금의 시절을 떠올리면, 어쩌면 같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가장 큰 수수께끼는 당연히 '왜 모니크인가?'하는 점일 겁니다. 왜 모니크였나. 모니크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도 여러모로 머리를 굴려봤지만 이럴 때는 그저 작가가 의도한 방향대로 따르는 것이 순리일 겁니다. 애서 고민하지 말고, 작가가 준비한 이야기에 푹 빠지면 그걸로 완벽해요. 한 여배우의 굴곡진 인생, 삶과 사랑, 희노애락이 전부 담겨 있는 이 작품을 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독서대에 책을 올려두고 밥을 먹으면서도 읽었는데, 독서대가 이래서 유용하구나 새삼 실감했다니까요.

 

더운 여름, 재미있는 이야기로 무더위를 싹 잊고 싶으시다면 이 책도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재미있지 않으면 책을 읽을 이유가 없다(전 역사도 인문학도 재미있어서 읽거든요)고 생각하는 독자인 저의 추천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베리북>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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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보 이판사판
리사 주얼 지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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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함부로 누군가를 들이면 벌어지는 일]

 

북스피어 출판사의 가장 기대하는 시리즈 <이판사판>의 다섯 번째 작품은 리사 주얼의 [가족 주의보]입니다. 지금까지 출간된 라인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판사판> 시리즈의 네 작품은 모두 일본 소설이었어요. 아마도 이 시리즈는 일본작품으로 채워지려나보다-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다섯 번째로 선정된 리사 주얼의 작품을 앞에 두고 든 생각은 '얼마나 재미있으면 최초로 이판사판 시리즈에 합류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영미소설을 아예 출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북스피어 출판사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자체가 미미 여사를 비롯한 워낙 일본 장르소설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에 놀라움과 기대가 컸던 것 같아요.

 

입양가정에서 자란 리비는 25번째 생일에 변호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부모가 자신에게 대저택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그 가치가 무려 6백만에서 7백만 파운드 정도! 기쁨과 얼떨떨함도 잠시, 리비는 이 저택에서 세 사람이 동반자살했다는 신문기사를 발견해요. 시체로 발견된 것은 두 명의 주인 부부와 신원불명의 남자, 그리고 그 옆에서 발견된 보살핌을 잘 받은 것으로 보이는 아기. 이 아기가 바로 리비였던 겁니다. 유산도 유산이지만 저택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자신의 언니와 오빠였던 아이들은 어떻게 된 건지 알아내야겠다고 결심한 리비 앞에 그 동안 묻혀있던 비밀이 드러납니다.

 

'집 안에 누군가를 들일 때는 조심할 것!'이라는 문구가 말해주듯이, 리비의 가족, 즉 램 가문에 누군가들이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손님으로 들어섰던 그들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떠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인 헨리와 마티나의 자리를 꿰차고 앉아 주도권을 쥐기 시작하죠. 마치 안개가 퍼지듯, 음습한 기운으로 저택을 차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출현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헨리와 마티나의 아들인 어린 헨리.

 

[가족 주의보]는 현재의 리비의 시각, 과거의 어린 헨리의 시각, 그리고 현재 또 다른 여성의 시각으로 진행되는데요, 어린 헨리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사건들을 지켜보자니 제 숨이 턱턱 막혀오는 것 같았어요. 아니 대체, 왜 낯선 사람들을 집안으로 들이는 거죠? 겁도 없이? 저는 집에 친정 가족들이 온다고 해도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인지라, 생판 남인 사람들과 같이 산다는 상상만 해도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것 같아요. 게다가 그들이 정상적인 것도 아니에요. 뒤틀리고 어두운 내면으로 집 안을 비정상적인 세계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으아, 정말 싫습니다!

 

어린 헨리의 눈으로 봐도 지금 상황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 정도인데 대체 무엇이 램 부부의 눈을 멀게 만들었던 걸까요. 아내의 뜻대로 모든 것을 이루어주고 싶었던 쇠약해진 남편? 이전 삶에서는 의미를 찾지 못하다가 이제야 광명을 찾은 것처럼 느낀 아내? 저는 특히 어린 헨리의 엄마인 마티나의 태도가 정말 불편했습니다. 아버지 헨리야 병을 얻은 탓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마티나의 모습은 아이들을 양육하고 보호하기를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집에 들인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주었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지 동의를 구하기는 커녕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가족 주의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예전에 읽었던 [엿보는 마을] 속 사람들보다 훨씬 개성이 뚜렷하고 입체적입니다. 세 사람의 시각으로 진행되기 때문인지 장면 전환도 빠르고 개인적으로 반전의 제왕이라 이름 붙인 '할런 코벤'처럼 여기저기 소소한 반전이 등장해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자칫 지루하게 전개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세 가지 요소가 작품을 빛나게 해줍니다. 여기에 리사 주얼의 어린 시절-가족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려했던 권위적인 아버지-을 알고 나니 작품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 스릴러지만 읽고 난 뒤에는 범인이 밝혀졌다는 통쾌함보다 아스라한 아픔이 더 마음을 후벼파는 작품이에요. 어른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을 때 고통받는 것은 결국 아이들이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다가옵니다.

 

'이판사판 시리즈는 다 재미있어!'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해서인지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네가 과연 이 시리즈에 낄 수 있겠어?'라고 평가하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무릎을 꿇겠습니다. 이판사판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어서 오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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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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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기다렸어요! 늘 응원하는 출판사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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