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 라울 따뷔랭
장 자끄 상뻬 지음, 최영선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비파이유'를 끼고 '따뷔랭'을 타고 식당에 가서 '프로냐르'를 먹는다.

 

이게 무슨 암호일까?

이 마을 사람들은 안경을 '비파이유'라고 부르고, 자전거를 '따뷔랭'이라고 부르며, 햄을 '프로냐르'라고 부른다.

모두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것이다.

일테면, "나는 어제 저녁에는 '김연아'를 배우고, 오늘 오전에는 '박태환'을 했으며, 내일은 '박찬호'를 보러 간다.'라는 식으로.

 

저 '암호'들 중에서 '따뷔랭'이 바로 우리의 주인공이다.

제목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이니까.

따뷔랭은 이 마을에서 '자전거의 달인'이다.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도, 체인이 풀려도, 나사가 빠져도, 여튼 자전거에 무슨 일만 생겼다하면 모두 따뷔랭을 찾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전거를 아예 '따뷔랭'이라고 부른다. "이봐~ 우리 따뷔랭 한 바퀴 탈까?"

그런 따뷔랭에게 말못할 고민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따뷔랭이 '따뷔랭'을 못 탄다는 사실!!

어떻게 그런 일이?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다. 그리고 비밀이다. 따뷔랭만의 비밀.

이 비밀을 지키고자 하는, 아니, 어쩌면 속시원히 털어놓고 싶은, 따뷔랭의 속 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따뷔랭에게 자전거를 못 탄다는 사실은 엄청난 마음의 짐인 것이 분명하다.

(조금 과장해보자면, 빌게이츠가 컴맹이고, 고흐가 색맹이고, 뭐 그런 식의 고통이지 않을까.)

하지만 따뷔랭은 이를 이겨낸다.
'오불관언(吾不關焉 : 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아니함)'의 경지에 오름으로써.

'감추는 기술이 아니라, 오불관언의 경지에 달하는 기술'을 따뷔랭은 터득한 것이다.

아무리 타도 안 되는 자전거 때문에 좌절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위기가 다가오면 재치로 넘긴다.

요즘 나도 괜한 일에 잔뜩 마음 쓰며, 엄청 속상해 하고 있었는데, 따뷔랭을 보며 머리가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내가 잘 하지 못하는 일에 매달려 아둥바둥하며 스트레스 받는 내 모습을 떠나보내라고,

지금 이 책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를 만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참, 귀엽고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과 함께 구입한 <얼굴 빨개지는 아이>도 얼른 만나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거운 장난
전아리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관련 기사를 통해 '전아리'라는 이름을 알게되었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지만, 그녀의 이름은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으로 알려져 있다 한다.

86년 생. 내 막내동생보다도 한 살 더 어린 그녀는 이미 무슨 상을 받았는지 기억도 못할 만큼의 엄청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펴낸 책 만도 세 권이나 되었다. (장편소설 <시계탑>, <직녀의 일기장>, 소설집 <즐거운 장난>)

'문학천재'라 불리우는 그녀의 글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즐거운 장난>은 작가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쓴 작품 중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가운데 열 편을 골라 실은 소설집이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이 작품은 몇 살 때 썼을까?'라는 궁금증을 떨쳐버리지 못했는데,

책 뒤에 수록작품 수상년도가 실려 있었다. 가만 따져보니 열여섯에 쓴 작품이 두 편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의 놀라움이라니!

어린 나이에 그런 작품을 써냈다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전아리의 이름과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전설적'이다. 문학사상사 청소년문학상 대상, 푸른작가 청소년문학상, 대산청소년문학상 금상, 최명희청년문학상...... 중고교 재학 시절 웬만한 문학상은 죄다 휩쓸면서 문학 청소년들 사이에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까지 나왔다.'라는 기사 내용이 괜한 소리가 아님을 깨달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즐거운 장난'이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으로는 상큼 발랄한 글을 기대했었다. 작가의 나이를 생각해서도.

그런데 이 책에 실린 단편 열 편 모두, 내가 기대한 발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생각지도 못하고 맞닥뜨리게 된 '어둠' '슬픔' '폭력'... 무녀 엄마를 둔 탓에 어려서부터 마음 고생이 심했던 청년, 난쟁이 아버지를 둔 난쟁이 아들의 외발자전거 쇼, 무엇이든 박제로 만들어 주는 박제사, 트렌스젠더의 일상을 담는 대학생 다큐멘터리 제작팀, 딸과 함께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보험이며 서적 외판원으로 뛰어다니는 중년 여인, 힘든 삶을 피해 불교에 몸담고자 하는 청년, 사채업자를 도와 뒷처리를 해주는 '해결사'들...

이런 소재들에 적잖이 놀랐고,

마치 삶 속의 많은 경험들을 녹여낸 듯, 아주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써내려간 그 글들을 보며 더 놀랐다.

젊은 작가(라고 하기에도 너무 젊은!)의 어디에 이런 삶의 느낌들이 숨어 있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

우리 사는 세상에 관심이 많은, 호기심이 많은, 그리고 애정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자신의 삶 뿐 아니라 타인의 삶도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고, 관심과 사랑으로 보듬어 주기에 이런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앞으로 그녀가 또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게 될지 무척 기대되며, 이제 그녀의 장편소설들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전아리도, 즐거운 장난도, 정말, 대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처럼 - 우리시대의 지성 5-016 (구) 문지 스펙트럼 16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작년에 한 지인이 '완소' 책이라고 추천해서였다. 단지 '완소책'까지만 듣고 다른 정보는 별달리 찾아보지 않았기에 기억속에 희미하게만 간직하고 있었는데, 한 책카페의 독서토론 모임 도서로 지정되면서,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내가 이미 읽은 한국 소설 한 권과, 이 책이 2월달 토론 도서였기에, 일단 구입했다.(역시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소설은, 그냥 소설로, 소설처럼 읽어라'

  책 뒷표지의 이 글귀를 보는 순간, 이 책이 나에게도 '완소×100'쯤 될 책이라는 예감이!(그 예감은 아주 정확했다!)

 

  나는 소설을 그냥 소설로 보지 못한다. 이 책과 함께 2월 토론 도서로 지정된 <위험한 독서>에 나온 내용을 빌리자면 이렇다.

  '초보적인 독자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는 책의 주인공과 저자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런 독서법의 폐해는 정답을 찾기 위해 교사의 눈치를 보는 학생처럼 저자의 권위에 짓눌린 나머지 책 속에 자신을 내던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경험인가, 저것은 작가의 상상인가. 독서량이 그리 많지 않은 당신도 예외는 아니어서 작가의 전기적 사실을 의식하느라 정작 자신을 읽어내지 못했다.'(김경욱, <위험한 독서> 22쪽)

  딱 내 얘기가 아닌가! 나는 이 글귀에 밑줄을 백 번이라도 긋고 싶을 만큼 깊이 동감했다.(결국은 아직 '초보적인 독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기에 한편으론 씁쓸함도.)

  내 딱한 처지를 정확히 짚어주는 글을 하나 더.

  '즉 소설은 정보가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지산 씨는 성암사니, 스님네들의 생활이니 하면서 제게 사실의 묘사인가라는 질문을 하시는데요, 소설은 소설의 내용이 사실인가, 아닌가 하고는 무관합니다. 이 문제는 작가의 성실성과도 상관이 없구요. ... 소설은 공유할 만한 정보도 아니며 뉴스도 아닙니다. 다만 현실을 작가를 통하여 반영하는 것입니다. ...소설을 자꾸만 현실에 종속시키지 말란 말입니다.'(김연수,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346~347쪽)

  '초보적인 독자'인 나는 소설의 주인공에 작가를 오버랩 시키느라, 또는 소설 속의 내용이 사실인가, 작가가 충분한 조사 없이 '엉터리로' 쓴 것은 아닌가, 고민하느라 소설을 '그냥 소설로, 소설처럼' 읽지 못하고, 쓸데없는 데 힘을 낭비하고 만다. (고백하건데, 몇 년 전에 한 역사 소설을 펴낸 작가가 그 주인공과 연관된 대단히 중요한 곳을 가보지도 않고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그 책 읽기를 거부한 적이 있다! 부끄럽다.)

 

  <소설처럼>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른 얘기가 너무 길었는데, 내가 어떤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는지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책을 뭐라고 분류하면 좋을지 도움을 받고자 '네이버책'에서 책 정보를 찾아보니, '책 홈 > 분야별 책찾기 > 언론/미디어/광고 > 문헌정보학 > 독서의 기술'에 있다.  ('독서의 기술'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는 줄 몰랐다.) 분류명 그대로, 이 책은 '독서의 기술'을 일러주는 책이다. '기술'을 알려주는 책은 책인데,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소설인지, 산문인지 그런 형식을 빌려 줄줄줄 늘어놓는다. '책 읽기'에 관한 내용을.

  ''읽다'라는 동사에는 명령법이 먹혀들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랑하다'라든가 '꿈꾸다' 같은 동사들처럼, '읽다'는 명령문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15쪽)

  "사랑해라!" "꿈을 가져라!"라고 명령할 수 없듯이, "책을 읽어라!"라는 명령문도 통하지 않는다. 거부 반응을 심하게 일으키니까. 책은 누군가 읽으라고 해서 억지로 읽히는 게 아니니까. 이 책이 '독서의 기술'을 가르치고 있으면서도 이러저러 해라,라고 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연금술사의 탄생'에서는 아이들이 어떠어떠한 경로를 거쳐 이야기를 좋아하게 되고, 책을 좋아하게 되며, 다시 책을 싫어하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맛깔스런 입담으로 들려주고 있다.(어찌나 재미나게 들려주는지, 이 작가의 책을 꼭 더 읽어보리라 다짐하게 만들었다!)

  '아이는 그저 자신의 리듬을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리듬은 다른 아이들과 반드시 같아야 한다는 법도, 평생을 한결같이 언제나 일정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아이에게는 저마다 책읽기를 체득해나가는 자신만의 리듬이 있다. 때론 그 리듬에 엄청난 가속이 붙기도 하고, 느닷없이 퇴보하기도 한다.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 안달을 하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포식 뒤의 식곤증처럼 오랜 휴지기가 이어지기도 한다. 거기에 아이 나름대로의 좀더 잘하고 싶다는 갈망, 해도 안 될 것만 같은 두려움까지 감안한다면......'(61~61쪽)

 

  다음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에서는 제목 그대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내용을 들려주지만, 역시 강압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어떠어떠한 이유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공통된 생각은 무엇인지, 어떻게 행복한 책읽기를 할 것인지 등을, 들려준다.(편안하게 읽는 한 편의 수필 같다. 나는 이 책의 분류가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했다.)

  '더러는 책은 전혀 읽지 않지만 그 사실을 몹시 부끄러워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부모들도 있다. 또 소설은 읽지 않되, 실용서나 수필집, 전문 서적, 전기며 역사책은 읽는다는 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눈을 번뜩여가며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책을 탐독하는 부모들도 있다. '세월의 검증보다 더 정확한 비평은 없다'라는 신조 아래 고전만을 섭렵한다는 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중년에 이르러 읽었던 책들을 다시금 펼쳐 읽는 부모들,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알고자 주로 최신간을 읽는다는 부모들도 있다.

  어쨌든 책을 읽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모두들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정말, 사람마다 책 읽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 다음엔, '읽을거리를 주어라'이다. 여기에는 책 읽기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책 읽어줄 나이는 지났다"고 반발하는 학생들에게 잠자코 들으라며 선생님이 읽어준 책은 <향수>이다. 여기까지면 된다. 아이들은 이미 소설의 다음 내용이나, 깜빡 조느라 못 들은 내용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고, 안 읽고 못배길테니까. 이후에 아이들 입에서는 이런 책 제목들이 줄줄이 나온다.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백 년 동안의 고독> <자기 앞의 생> <반쪼가리의 자작> <지킬 박사와 하이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그렇다고 무슨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니다. 그 같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기까지 교사가 한 일이라곤 거의 없다. ... 단지 아이들은 책이 무엇이며,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잊고 있었을 뿐이다. 아이들은 이를테면 소설이란 무엇보다 하나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소설은 '소설처럼' 읽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말해 소설 읽기란 무엇보다 이야기를 원하는 우리의 갈구를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어떻게 읽든......_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이다. '독자의 권리'라니, 그런 권리가 있는 줄 몰랐다. 여기에서 말하는 10가지 '독자의 권리'란 이렇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보기만 해도 정말 황홀한 '독자의 권리'가 아닌가! 이 책에서 가장 내 심장을 강하게 뛰게 한 부분이자, 모든 내용을 한 글자라도 놓칠 새라, 머리에 새겨 놓을 듯이 집중해서 읽기도 한 부분이다. 차마 어느 부분부분 떼어내 옮기기도 힘들다. (책 후반을 아주 통째로 옮겨 적고 싶을 지경이니까!)

 

  이 책을 덮을 때 즈음, 내 마음에는 사랑이 가득 넘쳐났다. 책에 대한 사랑,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사랑, 책을 읽어주는 행위에 대한 사랑,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훌륭한 책들을 만들어내는 모든 이들에 대한 사랑. 나와 책과의 사이를 한층 더 가깝게 해주는 너무나도 멋진 책이었다. 그런데 다소 엉뚱한 쪽으로 결론을 지으며 마무리해야겠다. 내내 유쾌하게 이 책을 읽다가 그만 눈물이 핑 돌아버린 한 구절이 있었다.

  '...책이란 더도 덜도 아닌 소비의 대상에 지나지 않으며, 닭만큼 덧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소비되지 못한 닭이 반품되듯, '팔리지 않는' 책은 즉시 종이 재생 공장으로 보내져, 한번 읽혀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187쪽)

  세상에, 이런 비참하고 슬픈 죽음이라니! 이 세상에 '팔리지 못한 닭'처럼 종이 재생 공장으로 반품되는 책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책들은 소중하니까요." (물론, 닭들도 다 팔렸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 -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
이길로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 - 행복한 작은 학교.

 

난 지금까지 학교가 가고 싶고, 등교가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학교에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겼을 때를 빼고는!)

매일 아침 눈뜨기 싫어 "5분만!" "10분만..."을 외쳐야했고, 학교 가는 발걸음은 늘 도살장 끌려가는 소 같았고...

그래서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라는 말이 참 낯설고도 멀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만 그럴까?

 

이 책은 다큐멘터리 <행복한 작은 학교 365일간의 기록>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 한다.

'한국방송대상 어린이부분 작품상'을 받았다는데, 도대체 어떤 다큐멘터리였기에, 하는 호기심과 함께,

앞에서 말한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등교'에 대한 궁금증으로 만나본 책이다.

 

이 책은 먼저, 눈물로 시작했다.

헤어짐-졸업식, 만남-입학,으로 그 첫장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몇 번의 졸업식을 치루면서 거의 매번 눈물을 흘렸었다.(아마 대학 졸업식 빼고?)

뭐, 학교를 떠나는 게 슬퍼서라기보다, 그냥 '헤어짐'의 의식이라는 게 너무 슬프게 다가와서 일 듯...

(원래 시도때도 없이 잘 운다. 스승의 날 '스승의 은혜' 부르다가도 우니, 말 다했지..)

그런데 이 아이들은 슬퍼서 운다, 학교를 떠나는 게...

졸업하고 싶지 않다, 학교를 떠나고 싶지 않다, 이 학교에 오래오래 남아있고 싶다...

도대체 어떤 학교이길래!

 

입학 할 때, 재학생이 신입생을 업고 입장하는 학교다.(눈물 나게 감동적인 장면이다.)

1학년, 2학년, 3학년,...하는 호칭이 아니라, 예쁜 이름을 사용한다.

'해가 떠오르면(해오름) 터를 일구고(터일굼), 싹을 틔우니(싹틔움) 물이 오르고(물오름), 꽃을 피운 뒤(꽃피움) 씨를 영근다(씨영금).'

해오름, 터일굼, 싹틔움, 물오름, 꽃피움, 씨영금, 이렇게 여섯 학년 아이들과 봉쌤, 핫도그쌤, 재미나쌤, 백미쌤, 용용이쌤, 화자쌤이 만들어 낸 작은 기적을 만나며, 나는 감격으로 많이 울었다.

 

2004년부터 학교를 폐교한다는 소문이 떠돌았는데, 폐교는 커녕 학생수가 점점 늘어나고,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학교로 거듭난 이 학교. 이 작은 학교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 이야기가 이 책 안에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정말 꽤 감동적인 책이었다.

나중에 내 아이를 낳으면, 나도 이 학교를 다니게 하고 싶다.

6학년 때 전학 온 졸업생 김병연은 이런 인삿말을 남겼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생일이 있어도 생일 파티 같은 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생일 맞은 아이들의 생일 파티를 열어주곤 했지요. 제가 다시 초등학교를 다닐 수만 있다면 저는 이곳에서 6년을 모두 다니고 싶습니다..."

내가 다시 초등학교를 다닐 수만 있다면, 나도 이곳에서 6년을 다니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에 리허설은 없다 - 당신의 오늘을 특별한 내일로 만드는 소중한 지혜
청샤오거 지음, 김명은 옮김 / 신원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6년에 이 책이 나왔을 때, 꼭 읽어봐야지, 하며 신문 기사까지 스크랩해뒀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참 오래 기다려서 만난 책이다.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걸까?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인생 지침서!"



인생은, 삶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주연이 되어 펼치는 한 편의 연극과도 같지만,

연극과 다른 점이 있다면, 리허설이 없고, 주어진 각본이 없다는 것이다.

리허설이 없기때문에, 우리는 그토록 실수를 두려워하는지도...

리허설이 있어서 한번 무대에 올려보고, 마음에 안 드는 점은 고치고, 실수하지 않도록 계속 연습을 반복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완벽한 삶'을 살 수 있겠지만,

또한 그럴 수 없기에 인생이란 더욱 흥미진진하고 '살 맛' 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든 게 다 실전이니까!



이 책은, 바로 리허설 없는 우리 인생을 이끌어주기 위한 연극 감독 쯤 되는 셈이다.

내가 살아보고 수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살아본 사람들이 들려주는 지혜를 잘 보고 배워 내 것으로 만든다면,

리허설을 한 것 같은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이 책에는 많은 우화가 담겨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화도 많고, 처음 들어보는 것도 있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오랜만에 들어보니, 또 처음과 같은 효과가 그대로 발휘되는 것 같다.

우화와 함께 저자가 친절히 일러주는 삶의 지혜들을 배우며, 오랜만에 평온한 마음을 가져보는 시간이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짧은 글 한 편을 감사하며 마무리...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해 항상 불평을 늘어놓던 청년이 있었다.
"자네는 이미 대단한 재산을 가졌으면서 왜 아직도 불평만 하고 있나?"
한 노인이 물었다.
"대단한 재산이라니요? 아니 그 재산이 어디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청년은 간절하게 물었다.
"자네의 대단한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은가?
좋네, 자네의 양쪽 눈을 나한테 주면 자네가 얻고 싶은 것을 주겠네."
"아니, 제 눈을 달라니요. 그건 안 됩니다!"
청년이 대답했다.
"그래? 그럼, 그 두 손을 나한테 주게. 그럼 내가 황금을 주겠네."
"안 됩니다. 두 손은 절대 드릴 수 없어요."
"두 눈이 있어 배울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일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자네가 얼마나 훌륭한 재산을 가졌는지 알겠구먼."
노인이 웃으면서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