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로 산다는 것
이본 스카곤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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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세요?"

네...

 

띠지에 적힌 글을 보고, 네, 라고 대답하며 두 권의 책을 샀다.

<오스카로 산다는 것>과 <릴리와 호지>

다른 두 권의 책이지만, 마침 연달아 읽었고, 책의 느낌도 같아 함께 짧은 리뷰를.

 

목판화가인 작가가 자신의 고양이를 목판화로 그려내고 그 밑에 다른 작가들의 주옥같은 글들을 실은 책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목판화로 섬세하게 그려진 고양이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책이라 생각된다.

고양이를 좋아는 하지만, 그래서 어렸을 적에는 동거도 했었지만, 이제는 홀로 여왕처럼 군림하시는 '몽희빈' 여사 덕분에 이제는 이 까맣고 조그맣고 귀여운 미니핀 말고 다른 식구는 들일 수 없게 된 나에게, 이 책 속의 고양이들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한때 나와 함께 했던 고양이들의 모습이 아직 내 기억에 남아서일 수도 있고, 다달이 들르는 동물 병원에서 만나는 고양이 식구들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나, 하염없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 벌러덩 드러누워 장난을 치는 모습 등은 우리집 몽양과도 무척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말고,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함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목판화로 귀여운 세 마리의 고양이, 오스카와 릴리와 호지를 만난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하트 풍선이 뜨는데, 그 밑에 함께 실린 짤막짤막한 글귀들도 가히 명구절이다.

<오스카로 산다는 것>에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젊은이를 위한 철학과 경구」 『예술가로서의 비평가』 등이 출처로 되어 있는 글들이,

<릴리와 호지>에는 새뮤얼 존슨의 글들을 주로 해서 다른 유명인들의 명언들이 실려 있다.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들이 참 많았다.

목판화도 글도, 다 무척 마음에 든 두 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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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 그림책
안도현 지음, 한병호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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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커서 책꽂이 저 끝에 꽂아두고는 잊어버리고 있던 책인데, 얼마 전에 <연어 이야기가>가 나오면서 이 책 생각이 났다.

<연어>를 읽고 <연어 이야기>를 읽어봐야지 하며, 이 책을 꺼냈는데, 이 책에 대한 사정 정보가 없던 터라, '그림책 연어'와 '연어'가 다른 건 줄 몰랐다.

'100쇄를 맞은 안도현의 <연어> 한병호의 그림과 함께 <그림책 연어>로 다시 나다.'라고 띠지에 써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이야기는 같고, 거기에 그림만 추가된 것인 줄 알고 있다가, 얼마 전에 한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진짜 '연어'를 보았다.

아, 그건 긴 이야기가 담겨 있더라. 어쩐지...

 

그림책 연어,는 앞에 말한 띠지 글처럼, <연어> 100쇄를 맞아 펴낸 '그림책'이다. 큼직한 책에, 짧은 글과 시원시원한 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연어>를 보지 않고 덥썩 <그림책 연어>부터 본 내게는 약간의 당황스러움도 안겨주었다.

"프랑스에는 <어린 왕자>가 있고, 우리 땅엔 안도현의 <연어>가 있어, 이 땅을 다시금 소중히 보듬어 안게 만든다. 참 기쁘다."라는 추천사가 실려 있지만, 난 이 짧은 이야기의 그림책에 무슨 그리 큰 힘이 담겨 있는지 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물론 글의 가치와 길이가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 채 느낄 새도 없이 훅 끝나버려서,라고 굳이 변명을 해보는 우둔한 독자.)

그저 아직 조카에게 읽어주기에는 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짧은 연어 이야기를 쉽게 덮어버렸는데, 좀 아쉽다.

책이 아쉬운 게 아니라, <연어>를 먼저 읽고 <그림책 연어>를 봤더라면 그 감동이 더 했을지 모르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림책 연어>만 보고 다소 실망했던 내 모습이.

이 그림책은 조카가 좀 더 자라면 조카에게 시원시원한 물고기 그림과 함께 읽어주기로 하고, 나는 진짜 <연어>를 다시 구입해야겠다.

그래서 <그림책 연어>를 펴들던 날 구입했던 <연어 이야기>는 또 다시 <연어> 다음으로 미뤄졌다.

무식해서 미안해, 조금만 더 기다려줘!!

 

 




 

 

 

 

 

 

"우리가 쉬운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의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 할 테고,

곧 거기에 익숙해질 거야. 하지만 우리가 폭포를

뛰어넘는다면 그 순간의 기쁨을 우리 새끼들도 알게 되지 않을까?

그게 연어의 길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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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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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꿀 수 있는 책, 이라며 지인이 추천을 했다.

내가 평소에 소설책만 지독하게 편애한다는 걸 잘 아는 지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 추천을 해주니 귀가 솔깃.

아주 오랜만에 펼쳐 든 자기계발서이다.

아무리 내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도 '오리진이 되라'는 제목부터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어렵거나 따분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며칠을 묵혀두었다가 읽게 되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어느 밤, 갑자기 방안의 전구가 나가버렸을 때 마침 나는 이 책을 읽던 중이었는데, 그대로 책장을 덮기에는 아쉬워 초를 켜면서까지 읽었더랬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오리진이란 한마디로 '스스로 처음(기원)이 되는 자'다. 흔히 하는 말로 '창조자'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굳이 무언가를 만들고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것, 혹은 생각의 기원이 되는 사람, 자신의 일에서 새로운 업(業)의 개념을 세우고, 자신만의 '판'을 짜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다. (13)

 

제목에서처럼, 이 책은 '오린진이 되라'고, 오리진이 되도록 나를 이끌어주는 책이다.

평소에 창의력이라고는 정말 눈곱만큼도 없는(그래서 온라인 닉네임 마저도 내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가 쓸 정도인) 내게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나타났으니, 이 책이 얼마만큼 나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이 책을 얼마나 내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을지...

 

"읽기만 해도 영감이 솟아오른다!"는 광고 문구는 사실 내게는 해당이 되지 않았다. 나는 지금껏, 불쑥불쑥 찾아온 '영감님'을 대접해 본 기억이 거의 없는데,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갑자기 영감님들이 나의 머리를, 나의 가슴을 찾아줄리는 만무.

하지만, 이 책에 제시된 수많은 '오리진'들의 예를 읽으며 끊임없이 감탄하고 탄성을 내지른 것도 사실.

나로서는 평생 해보지 못 할 것 같은 발상의 전환.

하지만 입을 헤 벌리고 넋 놓고 구경만 하라고 이 책이 있는 건 아니지.

어떻게 하면 나도 그들처럼 '오리진'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나도 이처럼 '운명을 바꾸는 창조'를 할 수 있는지,

저자는 간략하고 쉽고 재미있게 일러준다.

 

그리고 그 방법이라는 건, 실은 '오리진'이 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지혜 혹은 삶의 자세이다.

목숨 걸고 사랑하고, 타인의 고통을 알고, 미래를 생각하고, 기존의 것을 뒤집고, 자기만의 콘셉트를 가지고, 먼저 베풀고, 마음의 벽을 깨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목숨 걸고!), 삶의 속도를 줄이고...

이런 과정들을 거쳐서 어떻게 '스스로 처음이 되는 자' 오리진이 될 수 있는지, 이 책이 내게 알려줄 것은 다 알려주었다.

이제는 내가 스스로 이 내용들을 요리해 내 것으로 만들어 먹고 영양을 취해야 한다.

음, 남들은 이런 방법을 통해 그런 발상의 전환을 해내었군, 대단한데! 하고 말 거라면, 안 읽었느니만 못 하다,

라고 내 스스로에게 자꾸 채찍질을 해댔다.

 

요즈음 내 안에 어떤 변화를 향한 욕망이 용틀임하고 있었다.

때마침 이 책은 겨울철 꽝꽝 언 논바닥 같던 내 머리를 부드럽게 녹여 갈아엎고 새로운 무언가를 심을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금방 '오리진'이 되지는 못 하더라도, 내 안의 용기를 북돋워주고 운명을 바꿔보라고 손짓해준 것만은 확실하다.

오리진 대신, '그것'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용기와 희망을 잔뜩 가슴에 얻어 담고, 책을 덮었다.

희부옇게 밝아오는 새벽의 기운이,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하고 생기 넘치게 느껴졌다. 새날이니까...

 

 

_ 나는 당신이 갖고 있는 무한한 사랑의 힘을 믿는다. 그 사랑의 힘이 지금 하고자 하는 일에 가득 담길 때, 그때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창조'다. (41)

 

_ 우리는 항상 나의 아픔을 잊기 위해 노력한다. 왜냐하면 아픔은 말 그대로 너무 아프기 때문에 잊으려 급급하고, 감추려 급급하다. 그렇기에 남의 아픔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보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고, 쉽사리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하나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연기하고 산다. 또 상대의 아픔을 모르는 것처럼 시치미 떼고 산다.

  아픔은 섬세한 사람만이 들여다볼 수 있는 특권이다. (54)

 

_ "할 수 없어도 할 수 있다고 말하자. 지금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는 없다. 우선 '할 수 있다'라고 말하자." - 나카타니 아키히로, 일본 작가

 '할 수 없다'라는 말을 피하라. '할 수 없다'라는 말은 글로 쓰건 말로 하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말이다. 그 말은 욕설이나 거짓보다 더 많은 해를 끼친다. 그 말로 강인한 영혼이 수없이 파괴되고 그 말로 수많은 목표가 죽어간다. 그 말이 당신의 머릿속을 점령하지 않도록 하라. 그러면 당신은 언젠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이다. - 에드가 게스트, <결실과 장미> 중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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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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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서 느껴졌던 감정들이, 어쩌면 이 삶을 사는 동안 내가 느낄 감정들과 비슷한 순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막연한 기대에 들떴다가, 이내 시큰둥해졌다. 그냥 그렇고 그런 삶일 뿐이잖아. 특별할 것도 없고 유별날 것도 없는, 그야 말로, 일.상.

500쪽 가까운 이 책을, 반 정도까지 넘기도록, 나는 이렇다 할 재미를 느끼지 못 하고, 그렇다고 손에서 책을 놓지도 못 하고,

그냥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고만 있었다.

 

그러다 반쯤 넘어가면서, 갑자기 마음속에 뭐라 딱히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 샘솟았다. 갑자기 가슴이 벅찼다.

평범한 일상, 이야말로, 우리 삶의 커다란 행복임을, 소소(小小)하지만 소소(笑笑)한 그 삶을 살고 있음이 감사함을, 문득 깨달았다.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 주변인들에게서 벌어지는 이 일상 이야기들이, 내 안에 새로운 감정으로 들어와 자리잡았다.

그네들 삶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기쁨과 슬픔과 감동과 놀라움과 당황과 위로와 아픔과 따스함은, 곧 내 것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이지만, 나와 내 가족, 나와 내 주변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 내 안의 벅찬 감동이 저녁 하늘 노을빛으로 바뀌며, 나를 잔잔하고 은은하게 물들여주었다.

우리 삶의 페이지는 한 순간에 다 펼쳐보고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기에, 저 멀리 인생의 황혼에서도 새롭게 열리기를 기다리는 페이지가 나를 맞아줄 것이라 생각하면, 그 시간을 향해 나아가는 내 인생이 결코 사그라드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철 없이 까불고 삶이 대단한 것인 듯 기대하다가 실망하고, 그래서 별 기대없이 그날이 그날인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소소한 삶의 행복을 깨닫게 되고, 이윽고 저물 녘에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힘을 얻는 일.

그 자체가, 감동적이고 경이로운 삶이라는 것을, 올리브 키터리지가 내게 일깨워주었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나면, 삶의 순간순간이, 예쁜 선물 포장 리본을 묶고 내게 다가온다.

이 안에 뭐가 들어 있을까, 두근두근 떨리는 손길로 리본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소중한 시간들. 바로, 일.상.

 

지금, 창밖에서는 따사롭고 환한 햇살이 리본을 묶고 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햇살, 반갑고 고맙다.

모든 선물은, 다 반갑고 고마우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_ 올리브는 감은 눈 사이로 창 너머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붉은 빛을 본다. 햇살이 종아리와 발목을 따스하게 덮는 게 느껴지고, 손바닥 밑으로 햇살이 드레스의 부드러운 표면을 따사로이 감싸는 게 느껴진다. 참으로 잘 나온 드레스를. 커다란 가죽 핸드백에 챙겨 넣은 블루베리 케이크 한 조각을 생각하니(곧 집에 가서 마음 편히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좋다. 이 불편한 거들을 벗어던지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좋다. (115)

 

_ 누가 뭐래도 삶은 선물이라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수많은 순간이 그저 찰나가 아니라 선물임을 아는 것이라고. 게다가 사람들이 연중 이맘때를 이렇게 열심히 기념하는 것은 또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사람들의 삶이 어떻든(그들이 지금 지나치는 이 집들 가운데에는 근심스러운 고민도 있으리란 걸 제인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삶이란 각기 나름의 방식으로 축하할 일임을 알기에 그들은 이맘때를 축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28)

 

 _ 올리브는 앞으로 몸을 숙여 창밖을 내다보았다. 다정하고 연한 구름, 새파란 하늘, 풋풋한 연둣빛 들판, 광활한 바다, 높은 곳에서 보니 모든 것이 경이롭고 경탄스러울 뿐이었다. 희망이 무엇인지 기억났다. 이것이 희망이었다. 저 아래 배들이 반짝이는 물을 가르듯이, 그녀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곳을 향해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듯이, 삶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내면의 일렁임이었다. 올리브는 아들의 인생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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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운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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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주노 디아스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작가가 방한 하기에 들뜬 마음으로 얼른 사서 읽었다.

(벌써 몇 주 전에 읽었다는 얘기...흠. 기억력 나쁜 나로서는, 서평 쓰기에 좋지 않은 긴 시간의 흐름...흠.)

 

열 편의 단편들.

 

도미니카계 미국 이민자 2세 유니오르와 그의 가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여 있다.

열 편의 이야기를 읽었지만, 한 편의 장편을 읽은 듯한 느낌도 든다.

 

가슴 먹먹한 성장소설, 이었다.

이민 2세대로서 방황하고 갈등하는 소년소녀들의 흔들림이 내 심장을 꽉 쥐었다 놓았다.

우리 모두 각자 나름의 이유로, 각자 나름의 형식으로 지나쳐왔을, 겪어냈을 흔들림이 가슴에 담겨 있으니까,

유니오르의 흔들거림이 곧 내 것처럼 느껴졌다.

 

데뷔작 <드라운>, 그리고 11년의 긴 침묵 끝에 펴 낸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단 두 권의 작품을 우리 앞에 내보였을 뿐이지만, 주노 디아스, 그 이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마음속에 부유하는 청춘, 유니오르.

 

 

_ 아주 가벼운 운명의 장난으로도 크게 낙담할 수 있다는 걸 아버지는 알았다. (……) 갑자기 하늘이 너무 높았다. (224)

 

_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토마스가 말했다. 인생이 모두를 두들겨 패는데. (231)

 

 

(+ 번역이, 참 맛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물론, 원작이 그만큼 맛있었겠지만, 아무튼, 주노 디아스와 함께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옮긴이, 권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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