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속 우산을 펼치다 - 세상으로의 외침, 젊은 부부의 나눔 여행기!
최안희 지음 / 에이지21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인도. 이 나라가 내 마음 속에 깊이 각인 되었던 것은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만나면서였다. 그 책을 만나면서 '인도'라는 나라는 내가 살면서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고, 그래서 해마다 여행서를 볼 때마다 인도에 관한 책이 거의 빠지질 않는다. 꼭 가보고 싶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 인도, 이 나라가 올해는 <마음속 우산을 펼치다>라는 책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던 날 밤, 마침 창 밖에 빗소리가 들려왔다. 타탁타탁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도 저자와 함께 내 마음속의 우산을 펴들고 인도의 어느 거리로 발을 내딛었다. 마치 저자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듯 진솔하고 꾸밈없는 이야기들에 마음이 금세 편안해지며, 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던 고민들도 다 사라지고 그대로 책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책은 무척 따뜻했다. 저자 최안희 부부의 따뜻한 마음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자꾸 사슴 밥을 사라며 귀찮게 구는 아이를 떨궈내기 위해 사진을 찍어주었다가 무척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후에 인도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나누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보며, 언젠가 내가 폴로라이드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가고 싶어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처럼 사진이 일상화 되지 않은 그 사람들에게는 사진 한 장도 정말 소중한 인생의 추억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언젠가 인도에서 사이클릭샤를 너무 저렴한 가격에 탄 게 마음에 걸려서 꼭 갚고 싶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다시 찾아간 인도에서 사이클릭샤를 탔는데, 예순도 넘어보이는 릭샤꾼이 안쓰러워보여서 남편이 대신 자전거를 끌고 릭샤꾼을 뒤에 태우고 달렸다는 이야기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릭샤 삯도 충분히 드리고 사진까지 찍어 건네드리고는 그제서야 몇 년 전의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부부. 이렇게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전해주는 인도 이야기가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내 마음에 인도를 품은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가보질 못했다. 아마 아키오가 이런 나를 본다면 "아직도?"라고 놀라며 말하겠지... 저자가 인도 전통 악기 타블라를 배우려고 마음 먹었다가 계속 미루기만 했는데, 몇 달 뒤에 타블라를 멋지게 연주하는 아키오를 보며 타블라를 사기로 마음 먹고 아키오에게 이렇게 말했다. "델리에 가면 타블라 살까 고민 중이에요." 그때 아키오의 반응이 바로 이것이었다. "아직도?" 이 짧은 대화가 내 마음 속에 찌릿한 전류를 흘려주었다. '아직도!' 나는 정말 '아직도' 고민만 하고 행동에 못 옮기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10년 전부터 꿈꾸어 왔던 인도 여행을 포함해서 말이다. 아키오와 나와의 대화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 피아노를 배울까 생각중이에요." "아직도?"(이 일 역시 10년 넘게 '아직도'이다..) "나 수영 배울까하는데.." "아직도?"(이것도 재작년부터 '아직도'...) 이제는 '아직도'를 버리고 그 동안 꿈꾸어 왔던 일들을 '드디어!' 행동에 옮기도록 해봐야겠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인도 여행, 가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