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으로) 살인하고 미소 짓는 사람화형 법정으로...

 

 

*-_-* 이것은 지난 주에 제가 빠진 미스터리 소설의 제목입니다.

 

 

 

 

 

미스터리 소설 이어달리기의 출발은 『영국식 살인』.

『화형 법정』 리뷰를 읽다가,

그날 점심을 먹으며 사촌 언니가 미스터리 소설 정말 좋아한다고 한 이야기도 생각나고,

저도 갑자기 미스터리 소설이 무척 읽고 싶어졌지요. (하고 싶으면 당장 해야 하니, 읽고 싶은 건 당장 읽어야죠. 그래서 제가 끊임없이, 당장 읽지도 않을 책을 사들이고 있...지요... ㅋㅋㅋ 언젠가 읽고 싶을 때 당장 꺼내어 읽으려고요...*-_-* _ 읽지 않고 사둔 책에 대한 변명...;;;)

마침 제 책상 위에는 『영국식 살인』이 있었습니다.

읽고 있던 공산주의자를 살짝 내려놓고(^^) 『영국식 살인』을 집어든 저는... 그 길로 미스터리 소설에 꽂혀서 아직 공산주의자를 다시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결론은 아니고요.^^;;;)

 

 

 

 

 

ㅜ_ㅜ 평소에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저는, 일단, 미스터리라면 왠지 '범인 맞히기'가 그 커다란 재미가 아닐까 생각하고, 마구마구 생각을 합니다. 이 사람이 범인일 거야...!!!

저의 이런 추리는 『4페이지 미스터리』에서도 한 번도 통하질 못했죠;;;;;; (4페이지짜리 미스터리라니! 책 한 권에 얼마나 많은 미스터리가 들어 있겠습니까? 그런데 거의 다 엇나간 저의 추리.....ㅡ.ㅡ; 추리에 젬병임을 절실히 깨달았죠!! -_-+)

 

 

오래된 저택, 폭설로 인해 갇혀버린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이은 살인사건 이야기는 제 안에 미스터리 소설을 향한 불길을 활활 지피고, 저는 이어 게걸스럽게(^^;;) 『미소 짓는 사람』을 집어들었습니다.

일단 책 표지에 적힌 문구가 엄청나게 시선을 잡아 끌었거든요!!! +_+

 

 

아내와 딸을 무참히 살해한 엘리트 은행원, 동기는 "책 놓을 공간이 없어서"

 

 

책 놓을 공간이 없어서 아내와 딸을 살해한 사람이라니요...+_+

게다가, 『난반사』의 누쿠이 도쿠로 작가님의 신간!!

 

 

 

 

 

아, 정말 오랜만에 밤에 커피를 내려 마셨어요. 『미소 짓는 사람』 다 읽기 전에는 잠도 올 것 같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제가 범인을 맞혔을까요?

이 책 읽어보시면 '정답' 바로 아실 테지만... 이 책은 범인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어느 한 사람의 '본성'을 파고드는 이야기... 어쩌면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 공포스러웠던 이야기(ㅡ.ㅡ)예요.

제가 트위터에 밑줄 그어 올린 문장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강하게 마음속에 남은 문장.

 

 

상대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남을 본다. 어떤 사람은 니토를 선한 사람으로 보았고, 어떤 사람은 이상한 살인귀로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이 미스터리 소설 읽기를 출발하게 해 준 책, 『화형 법정』.

이 책은 막 출간되었을 때 책 소개를 읽고도 참 흥미진진했는데, 이제야 만나보았네요!

지금의 내 아내가, 100년 전에 많은 사람을 독살하고 사형당한 살인자라니...!

『화형 법정』은 지금 1/3 정도 읽었는데, 아아, 이 아내 '마리' 너무 수상쩍어요...

도대체 100년 전에 사형당한 사람이 어떻게 지금 '나'의 아내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과연 그녀의 짓인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흑흑.

 

 

화형 법정』 읽고 나면 『요리사가 너무 많다』로 바로 이어 달릴 거예요.

지금, 저는 미스터리 소설 삼매경...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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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3-05-1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소짓는 사람 말고는 다 구매한 책이네요 영국식 살인 가장 영국적인 이유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왜 제목이 영국식 살인인지 영국이니까 가능한 살인 동기라니 참 네로울프,아치굿윈 콤비가 등장하는 요리사가 너머 많다 예전에는 요리장이 너무많다는 제목으로 발매된 아주 팜프파탈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네로울프의 활약 화형법정 딕슨카의 호러적인 미스테리 읽고나서도 다시한번 책을 읽어보게 만드는 다시읽고나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바로 이해하기 힘든
4페이지는 초중반은 미스테리인데 후반에서는 콩트 일상에 가까운 미소짓는 사람은 아직 안읽었는데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본다는 말처럼 한사람이라도 같은 남자의 눈으로 볼테는 헐렁한 녀석인데 여자가 볼때는 매력적인 저마다 보는 시점에 따라 사람의 인상이 달라보이는 점을 이용한 이야기 같은데 조만간 읽어보고 싶네요
 

^^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로 배수아 작가님과 첫 만남을 가졌던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도 기대에 부풀어 오늘 주문했어요. 아아, 이번에는 어떤 만남을 가지게 될지, 두근두근...! 제목도, 표지도 다 궁금증은 한껏 자아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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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의 밤 十一月夜

 

김청한당

 

 

겨울밤 둥근 달이

눈부시게 앞 숲을 비추네.

등불 아래 책을 보고 있자니

내 심사도 밤과 더불어 깊어간다.

 

一輪冬夜月 皎皎度前林

燈下看書史 心思與夜深

 

 

ㅡ 『청한당산고』

 

 

 

겨울밤 책을 읽으며 冬夜讀書

 

서영수합

 

맑고 맑은 거문고 소리 휘돌고

검푸른 칼 기운 아득한데,

한밤중 눈 속에 매화 가지 비껴 있고

달빛은 책상 위 책을 가만히 비추네.

여린 불로 느긋이 차를 끓이고

술 데우자 은근한 향 넘치네.

흐린 등불이 걸린 오래된 벽으로

반짝반짝 새벽빛이 서서히 찾아든다.

 

淸切琴聲轉 蒼茫劍氣虛

梅橫三夜雪 月照一牀書

細火烹茶緩 微香煖酒餘

疎燈掛古壁 耿耿曉光徐

 

 

ㅡ 『영수합고』

 

 

 

『여성 한시 시집』의 5부는 '책 읽는 즐거움과 시 짓는 기쁨'인데,

그 중에서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 두 편을 골라봤어요~! ^^

한시라면, 김연수 작가님 산문집에서 주로 접해보고(^^;;), 한시집을 따로 본 기억은 없는데,

아... 한시를 읽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아, 물론, 한시의 번역문을 읽...습니다!)

 

1부 '그리움과 기다림의 목소리'에 실린 시들은, 아, 그 절절한 그리움에 제 애간장이 다 녹을 지경....-.-;;;

기회가 되면, 「층층으로 지은 시 層詩」를 올려보고 싶어요.

원문을 함께 올려야, 그 느낌이 더 살기 때문에... 한자를 많이 입력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

언젠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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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점심 먹으며 티브이를 켰다가 한 드라마를 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한류 드라마'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줄 알고 보다가('무슨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방정맞아...?' 하는 생각을....^^;)

채널 돌리기가 귀찮아 그냥 쭈욱 봤어요.

 

 

(이미지 출처: SBS)

 

 

드라마 제목은 <드라마의 제왕>. (방금 검색할 때까지도 저는 이 드라마 제목이 '우아한 복수'인 줄 알았어요.^^;;)

 

 

극중 주인공 이고은(정려원 분) 씨가 은행에 갔다가 직업에 '드라마 작가'라고 써놓은 걸로 은행 직원에게 무안을 당하는 장면에서, 저는 집중해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어요.

"어머 드라마 작가세요? 어머어머 저 '우아한 복수' 되게 좋아해요!!!" 하고 마구 반색하던 은행 직원이, 드라마 '보조' 작가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럼 작가가 아니죠. 고치세요"라고 쌀쌀맞게 돌변해요. 그래서 주인공이 '드라마'와 '작가' 사이에 '보조'라는 단어를 삽입했지만, 은행 직원은 또 퇴짜를 놓습니다. "그것도 아니죠! 무직이죠!"라며...

무직.

왜요...? 엄연히 '드라마 (보조)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적으나마 그 일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무직이에요...?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며, 그와 비슷한 상황에 놓였었던 저인지라, 괜히 '빠직!!' 하며 몰입하고 말았던 거죠.^^;;)

 

 

드라마는 현재 드라마 제작의 열악한 상황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방송 당일, 방영 몇 시간을 앞두고서야 겨우 전송되어온 쪽대본, 미친듯한 스케줄로 촬영을 마치고 다시 미친듯한 스케줄로 테이프를 방송국에 넘기는 장면 등등. 드라마를 통해 보이는 모습은, 어쩌면 극히 일부겠지요. 하지만 그 일부를 통해서도, '극한의 상황'이 느껴진 것은, '고은'이라는 여주인공 이름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있죠. 저도 자세한 사정은 모릅니다만 지병과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진 서른둘의 작가, 최고은 씨.

<드라마의 제왕> 속, '우아한 복수'의 보조 작가 이름이 '고은'이었던 것은 어쩌면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혹시나 최고은 작가를 위한 '우아한 복수'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그녀를 대신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을 알리는 것...

 

 

 

 

 

 

그러다 그만, 울컥, 눈시울을 붉힌 장면이 있어요.

'우아한 복수' 마지막 회 방송 3시간을 앞두고, 강원도에서 마지막 장면 촬영이 끝났습니다. 그 촬영 테이프는 서울 방송국까지 전달되어야 하고요.

드라마 제작사 대표 앤서니(김명민 분)는 퀵서비스 기사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나 해요.

세 시간 거리를 한 시간에 달려 테이프를 무사히 전달해주면, 천만 원을 주겠다고요. 10분 늦어지면 500만원, 또 10분 늦어지면 200만원, 그리고 더 늦으면 0원...

부인과 예쁜 딸 하나를 둔 40대 가장은, 생존률 '36.2%'의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죽음의 질주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화면 밖의 제가 예상한대로... 그 질주를 마치지 못하죠.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기사는, '우아한 복수' 마지막 장면이 시청률 30%를 넘으며 화려하게 막을 내리는 그 순간, 역시 삶에 마침표를 찍고 맙니다...

 

 

드라마는 계속 진행되는데, 저는 이 장면에 오랫동안 머물렀어요...

아마,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를 생각했겠죠. "아빠, 곰인형 사주세요~~" 하는 예쁜 딸을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천만 원은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었을 거예요... 아내에게 예쁜 옷을 사줄 수도 있고, 딸에게 귀여운 인형을 사줄 수도 있고...

 

 

 

이 장면들 속에서, 저는 얼마 전에 읽은 한 권의 책을 떠올렸어요.

『현시창』.

그 책 속에서 「피자 배달원의 위험한 질주」 최아무개 씨의 사연도 만났었죠.

 

 

 

 

피자 배달원으로 일하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최아무개 씨.

최 씨는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배달 아르바이트라는 사실을 숨기고 매장에서 서빙을 본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해요. 위험한 일인 걸 알면서도 학비에 보태기 위해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그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한때 '30분 배달제'가 있었죠. 업체에서도 당당하게 '30분 안에 배달이 된다'고 광고를 했고, 고객들도 당당하게 '30분 안에 배달해 달라'고 요구했죠.

그 30분 동안, 배달원들이 얼마나 큰 위험 속에 놓이는가를 자각하게 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이었죠. (저는 그랬습니다... 참으로 미안한 일이죠... 지금은 절대로 음식 배달에 빨리 가져다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만, 저도 언젠가는 "빨리 가져다 주세요~" 하는 말, 했었을 거예요...)

 

 

 

대한민국 청춘들의 서글픈(이라는 표현으로 그 아픔을, 그 잃어버린 목숨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생존 현장이 담긴 이 책 『현시창』과, 이 책에 실렸대도 어색하지 않을 듯한 최고은 작가의 사연을 떠올리게 하는 '우아한 복수'의 보조작가 이고은.

 

이 둘 사이에서 마음이 몹시 어지럽게 오갔던 주말의 한 낮이었어요.

 

 

현시창. '현실은 시궁창'이 아니라, '현실[現實]을 직시[視]하라, 그리고 창[槍]을 들라'...

 

저자 임지선 기자의 편지 일부분을 옮기며,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만나보길 바라는 마음, 실어보냅니다...

 

 

 

비와 당신, 그리고 앞으로 만날 당신에게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날, 비가 왔습니다. 당신이 다니던 학교에 갔지요.

등록금이 비싼 사립대를 다니다가 경제적 부담에 1년 만에 그만두고,

다시 수능을 쳐서 입학했다는 서울시립대에는 방학이라 학생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지나다녔을 캠퍼스, 수업을 들었을 강의실을 천천히 돌아보며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스물넷, 너무 젊은 나이에 죽은 당신을 말입니다.

 

 

당신은 수업만 듣고 곧바로 집에 가는 학생이었다지요.

밥은 학생식당에서 2,500원짜리만 먹었다고 과 동기들이 전했습니다.

동아리도 가입하지 않고, 모꼬지도 가지 않았다고요.

누군가 당신에게 꿈을 묻자 "엄마와 편히 사는 것"이라 했다는 당신, 삶이 외롭진 않았나요.

이마트 기계실에서 질식하는 순간에 무엇을 떠올렸나요.

 

 

(……)

 

 

섭씨 1,600도 쇳물에 빠져 죽은 당신을 만나러 간 날에도 비가 왔지요.

가을비가 어지나 차갑던지 사고 현장, 거대한 용광로 옆에 서서 몸을 떨었습니다.

그렇게 크고 뜨거운 용광로 위에서, 당신은 쇠막대기 하나를 들고 허리 높이에 허술하게 걸린

쇠사슬 안전대를 한 발 넘어 청소작업을 했다지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후끈한 열기에,

당신은 정신을 잃고 쇳물로 떨어졌습니다. 야간작업 중에 벌어진 일,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환경이지요. 모두가 잠을 자는 밤,

당신을 눈을 비벼가며 뜨거운 용광로 위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작업을 해야 했으니까요.

 

 

(……)

 

 

당신들을 만나면서 괴로웠습니다.

나와 같이 젊은 얼굴을 한 당신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감히 건넬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 노력했던 아름답고 건강했던 청춘들이

왜 살인자가 되고 산재 노동자가 되고 자살자가 됐을까요?

덮어놓고 힘내라고 말하기엔 당신의 삶이 너무나 억울하고, 이 세상은 너무 뻔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그저 당신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공유하려 합니다.

제 기록이 당신의 삶에 더 가까이 가닿지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당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이제라도 세상이 조금씩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세상이 청춘에게 너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

 

 

2012년 가을,

임지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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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오늘은 '명품가방' 좀 밝히려고요.

생긴 거는 명품가방 밝혀서 된장녀가 아니라, 된장에도 밥 비벼 먹을 것처럼 생겨서 된장녀가 아닌가 싶지만,

에헴, 저도, 쫌, 밝힙니다. 명품가방 밝혀요~!

 

오늘, 여러분께 좋은 가방 하나 소개해드리러 나왔습니다~ (갑자기, 홈쇼핑 언니로 빙의...ㅡ.ㅡ;;;)

원래, 좋은 물건은 혼자 몰래 가지고 희소성을 느끼며 짜릿해 해야 제맛이지만(?),

이 가방은, 너도나도 함께 들어 '3초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며칠 전에 한 기사를 보니, '3초마다 한 번씩' 눈에 띄는, 너도나도 다 드는 그런 명품백을'3초백'이라고 한다네요...)

 

일단 가방은 디자인부터 봐야죠~!

 

 

 

이 '명품가방'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디자인이 좀 밋밋해 보이나요? 다른 명품가방들과 완전히 다르게 생겼죠? 그러니, 명품 중의 명품입니다~! (무슨 논리? 내 맘대로!-_-)

 

그럼, 제품 상세 설명서도 한번 볼까요?

 

 

호오, '문학동네시인선' 라인의 가방이로군요~! 고유 번호 013!

그 이름하야,

 

'서봉氏의 가방'!!!

 

내 가방이지만, 내 가방이라 하지 못하고 '서봉씨의 가방'이라고 해야 한다는 '홍길동스러움이' 좀 흠인가요?

하지만, 만든 이의 자부심이 담뿍 담긴 가방이겠죠. 그러니 당당히 디자이너의 이름을 넣어 가방을 선보인!!

참고로, '서봉 디자이너'의 첫 가방입니다!(다시 한번 높아지는 희소가치!)

 

'디자이너의 변(辯)'을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아, 저는 이 가방을 열어 이 첫장을 꺼내드는 순간부터, 한눈에 알아보았어요.

"누가 뭐래도, 너는 나의 명품가방이다!!!"

 

내 시(詩)는

수만 장의 나뭇잎처럼 자잘할 것.

소소한 바람에도 필히 흔들릴 것.

그러나 목숨 같지 않을 것.

나무 같을 것.

또한 나무 같지 않아서 당신에게 갈 것.

입이 없을 것. 입이 없으므로

끝끝내 당신으로부터 버려질 것.

_ '시인의 말'에서

 

말하는 김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더 할게요.

 

말하는 김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오늘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밤이다. 이른바 당신과 내가 내통하는 밤. 우리가 만나는 통로는 넘버34, 암호는 처형장에 내리는 눈, 철로보다 더 섬세하고 길보다 몇 배는 더 부드러운 통로, 바람으로 엮은 루트다.

_ '그러니까, 당신'에서

 

저는 어제, 바로 그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밤'을 만났어요. '당신과 내가 내통하는 밤'을...

(그리고 오늘 아침, 이렇게 '명품가방 밝히는 된장녀'로 거듭났어요.....;;;;)

 

 

잊지 마세요,

가방 고유번호는 013이지만, 우리가 만나는 통로는 넘버34라는 사실을! 그리고, 암호는 처형장에 내리는 눈!

 

 

(실용성과 보온성)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바람도 탐내는 디자인)

 

(지조와 줏대 있는 가방!!)

 

 

바로바로, 천서봉 시집 『서봉氏의 가방』입니다!!!!

 

 

 

 

* 이제는 '원주의 변'

 

이렇게 우스갯소리로 웃기고 넘어갈 시집이 결코 아니라는 건,

잘 알아주시겠죠? :-)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편안히 이 시집을 만나보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저만의, '우습지도 않은(ㅠ_ㅠ)' 시집 추천이었어요~!

진심으로, 진심으로,

'서봉氏의 가방'이 '3초백'이 되기를 바라며,

시 한 편 남기고, 저는 이만 총총.

 

(어느 한 편, 딱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좋은 시들 많아서,

유난히 소리 내어 읽고 싶던 시 한 편 골랐어요~!)

 

 

사랑에 관한 짧은 몸살

 

 

지렁지렁, 사인 곡선처럼 반복되는 환청 듣는다. 별들이, 머리맡에 모여 묻는다. 그립냐, 그립냐고 발음하는 그 발긋발긋, 열꽃들 이마에 필 때마다 창문은 제 흐린 예감이 가렵고 믈컹믈컹한 살 금방이라도 허물 듯 나는 헛땀 쏟는다. 이제 곧 비가 오리라. 살기 위해 머리 내미는 가느다란 기억의 농담(濃淡)들, 몸을 허락하는 것보다 사랑한다 말하는 일이 더 어려웠던 여자가 있어서 꼬물꼬물 콩나물 대가리처럼 피는 아픔 있어서 힘겹지만 아름다운 진흙 향기 하늘까지 오른다. 머리가 끊어지면 꼬리가, 꼬리가 끊어지면 머리가 대신하는…… 추억의 몸, 몸들 왜 만질 수 없는 강박의 방들은 모두 환형(環形)인가.

 

내 머릿속 황토밭, 지렁지렁 당신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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