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오늘은 '명품가방' 좀 밝히려고요.
생긴 거는 명품가방 밝혀서 된장녀가 아니라, 된장에도 밥 비벼 먹을 것처럼 생겨서 된장녀가 아닌가 싶지만,
에헴, 저도, 쫌, 밝힙니다. 명품가방 밝혀요~!
오늘, 여러분께 좋은 가방 하나 소개해드리러 나왔습니다~ (갑자기, 홈쇼핑 언니로 빙의...ㅡ.ㅡ;;;)
원래, 좋은 물건은 혼자 몰래 가지고 희소성을 느끼며 짜릿해 해야 제맛이지만(?),
이 가방은, 너도나도 함께 들어 '3초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며칠 전에 한 기사를 보니, '3초마다 한 번씩' 눈에 띄는, 너도나도 다 드는 그런 명품백을'3초백'이라고 한다네요...)
일단 가방은 디자인부터 봐야죠~!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09/pimg_709840144742232.jpg)
이 '명품가방'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디자인이 좀 밋밋해 보이나요? 다른 명품가방들과 완전히 다르게 생겼죠? 그러니, 명품 중의 명품입니다~! (무슨 논리? 내 맘대로!-_-)
그럼, 제품 상세 설명서도 한번 볼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09/pimg_709840144742233.jpg)
호오, '문학동네시인선' 라인의 가방이로군요~! 고유 번호 013!
그 이름하야,
'서봉氏의 가방'!!!
내 가방이지만, 내 가방이라 하지 못하고 '서봉씨의 가방'이라고 해야 한다는 '홍길동스러움이' 좀 흠인가요?
하지만, 만든 이의 자부심이 담뿍 담긴 가방이겠죠. 그러니 당당히 디자이너의 이름을 넣어 가방을 선보인!!
참고로, '서봉 디자이너'의 첫 가방입니다!(다시 한번 높아지는 희소가치!)
'디자이너의 변(辯)'을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309/pimg_709840144742234.jpg)
아, 저는 이 가방을 열어 이 첫장을 꺼내드는 순간부터, 한눈에 알아보았어요.
"누가 뭐래도, 너는 나의 명품가방이다!!!"
내 시(詩)는
수만 장의 나뭇잎처럼 자잘할 것.
소소한 바람에도 필히 흔들릴 것.
그러나 목숨 같지 않을 것.
나무 같을 것.
또한 나무 같지 않아서 당신에게 갈 것.
입이 없을 것. 입이 없으므로
끝끝내 당신으로부터 버려질 것.
_ '시인의 말'에서
말하는 김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더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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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김에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오늘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밤이다. 이른바 당신과 내가 내통하는 밤. 우리가 만나는 통로는 넘버34, 암호는 처형장에 내리는 눈, 철로보다 더 섬세하고 길보다 몇 배는 더 부드러운 통로, 바람으로 엮은 루트다.
_ '그러니까, 당신'에서
저는 어제, 바로 그 '아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밤'을 만났어요. '당신과 내가 내통하는 밤'을...
(그리고 오늘 아침, 이렇게 '명품가방 밝히는 된장녀'로 거듭났어요.....;;;;)
잊지 마세요,
가방 고유번호는 013이지만, 우리가 만나는 통로는 넘버34라는 사실을! 그리고, 암호는 처형장에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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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과 보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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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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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탐내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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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와 줏대 있는 가방!!)
바로바로, 천서봉 시집 『서봉氏의 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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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원주의 변'
이렇게 우스갯소리로 웃기고 넘어갈 시집이 결코 아니라는 건,
잘 알아주시겠죠? :-)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편안히 이 시집을 만나보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저만의, '우습지도 않은(ㅠ_ㅠ)' 시집 추천이었어요~!
진심으로, 진심으로,
'서봉氏의 가방'이 '3초백'이 되기를 바라며,
시 한 편 남기고, 저는 이만 총총.
(어느 한 편, 딱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좋은 시들 많아서,
유난히 소리 내어 읽고 싶던 시 한 편 골랐어요~!)
사랑에 관한 짧은 몸살
지렁지렁, 사인 곡선처럼 반복되는 환청 듣는다. 별들이, 머리맡에 모여 묻는다. 그립냐, 그립냐고 발음하는 그 발긋발긋, 열꽃들 이마에 필 때마다 창문은 제 흐린 예감이 가렵고 믈컹믈컹한 살 금방이라도 허물 듯 나는 헛땀 쏟는다. 이제 곧 비가 오리라. 살기 위해 머리 내미는 가느다란 기억의 농담(濃淡)들, 몸을 허락하는 것보다 사랑한다 말하는 일이 더 어려웠던 여자가 있어서 꼬물꼬물 콩나물 대가리처럼 피는 아픔 있어서 힘겹지만 아름다운 진흙 향기 하늘까지 오른다. 머리가 끊어지면 꼬리가, 꼬리가 끊어지면 머리가 대신하는…… 추억의 몸, 몸들 왜 만질 수 없는 강박의 방들은 모두 환형(環形)인가.
내 머릿속 황토밭, 지렁지렁 당신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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