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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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베스트셀러를 쫓아다니는 편이 아니어서 인터넷 서점에서 <마지막 강의> 책 광고를 보면서도 무심히 지나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지인들에게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추천을 거푸 받았다. 결국, <세계를 감동시킨 마지막 강의>를 읽고 나 역시 다른 독자들처럼 '큰 감동'을 받고 강의 동영상도 보게 되었다.

<마지막 강의>는 랜디 포시가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일하던, 카네기멜론대학 퇴임을 앞두고 "개인적 삶, 그리고 직업적인 삶의 여정에 대한 감상"을 들려주는 특별강의다.

이 책은 랜디 포시가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제자와 동료, 친구들에게 하였던, 마지막 강의를 보완하여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리스트 제프리 재슬로가 책으로 엮은 것이다.

랜디 포시는 마지막 강의 제목을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라고 정하였다. 그가 마지막 강의를 위해 띄운 슬라이드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그의 꿈 이야기가 요약되어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강의가 제자와 동료, 친구들에게 하는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남기고 떠나야하는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단다.

▲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 NFL 선수되기
▲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 커크 선장되기
▲ 봉제 동물인형 따기
▲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는 그가 슬라이드로 보여 준 어린 시절 꿈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들려준다. 이 책이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가 어릴 적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배운 지혜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도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당신 인생을 가로막는 장벽의 의미

대학생들에게 무중력상태 체험을 시켜주는 NASA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그는 첫 번째 꿈을 실현한다. 프로젝트 지도교수는 참가할 수 없다는 NASA 규정에 가로막히지만, 그는 대학이 있는 지역 신문기자는 탑승할 수 있다는 규정을 찾아내어 인터넷에 체험 결과를 올리고, 신문사에 자료를 보내겠다는 제안으로 상대방을 설득해낸다.

랜디 포시는 "조그만 기회라도 포착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 기회를 발판 삼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그는 <마지막 강의> 도중에 여러 번 '장벽 사진'을 보여준다.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를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다. ……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합니다. 장벽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멈추게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지요."(본문 중에서)

그는, 장벽이란 결국 장벽 앞에서 멈추는 사람들에게만 '장벽'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을 절실하게 원하는 사람들 앞에 장벽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로막는 장벽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랜디 포시는 어린 시절 꿈을 모두 이루었다.

어린 시절 '세계백과사전'을 끼고 살던 그는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가상현실'에 대한 자신의 글을 백과사전에 기고하게 된다. 유년기 TV 드라마를 보면서 '커크 선장'이 되는 꿈을 꾸었던 그는 훗날 자신이 운영하는 '가상현실 연구소'을 찾아 온 커크 선장 역을 맡았던 배우 '월리엄 새트너'를 만나게 된다. 그는 어린시절 우상이었던 커크 선장이 자신의 연구소를 찾아오는 것으로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는 놀이공원에서 고리를 던져 커다란 봉제인형을 따내는 '달인'이 되었음을 동영상 강의를 통해서 직접 보여준다. 그는 수많은 봉재인형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끈기와 신체조건, 적절한 요령, 편안한 마음 그리고 여기에 돈을 쓸 수 있는 적절한 소득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네기멜론대학 박사과정을 마치면서 디즈니랜드에 지원하였다가 실패한 랜디 포시는 대학교수가 된 후에도 꾸준히 장벽을 넘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된다. 버지니아 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끈질긴 시도 끝에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부서책임자와 접촉하여, 안식년 휴가기간 동안 디즈니 이매지니어가 되는 꿈을 이룬다.

<마지막 강의>에는 끝내 그가 'NFL 풋볼 선수'가 되는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에게 도저히 가능해 보이지 않는 과제를 내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는 풋볼 코치에게서 '장벽'을 넘는 법과, 스포츠 활동을 통해 '헤드 페이크(우회적인 가르침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털어놓는다.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 행운'

마지막 강의가 끝난 후에 그는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 선수들과 연습경기에 참가하게 되며, 2008년 12월 개봉 예정인 스타트랙 영화에 대원 중 한 명으로 출연하기도 하였단다. 결국, 그는 어린 시절 꿈을 모두 이루고 지난 7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훗날 그가 개발한 놀이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는 '엘리스 프로그램'은 바로 풋볼에서 배운 헤드 페이크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한다.  그가 떠난 후에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엘리스 3.0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배우는 사람이 다른 흥미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다른 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강의>에는 마치 격언집이라는 느낌을 받을 만큼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만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닿는 것은 앞서 소개한 '장벽'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장벽이야기와 '준비와 기회가 만나는 것이 행운'이라는 이야기에 가장 공감되었다.

▲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생기는 것이다
▲ 만약 첫 번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다시 시도해라
▲ 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을 때 얻는 것이다
▲ 누군가 당신을 위해 했던 일을 당신도 다른 이들을 위해 하라
▲ 무성의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더 이상 알려드릴 수는 없다. 이 말들에 담긴 뜻을 이해하려면, 직접 책을 읽거나 동영상 강의를 보는 수밖에 없다. <마지막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이끌어갈 것이냐'에 관한 것이다.

책을 먼저 읽고 동영상 보길...

세계를 감동시킨 동영상 강의와 책은 '헤드 페이크'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 강의는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였지만, 사실은 자녀들에게 남기는 유리병 속 '메시지'다. 그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하여 마지막까지 노력한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을 향한 나의 꿈은 매우 확실하다. 나는 아이들이 꿈의 성취로 가는 자기만의 길을 발견하기를 원한다. ……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를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본문 중에서)

그는 세상에 남기고 가는 세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자신들을 끔찍이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그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도 남은 시간을 모두 쏟아 붓는다. 당연해 보이면서도 놀라운 사실은 훌륭한 아버지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랜디 포시에게는 자애로운 부모님이 있었다는 것이다.

<마지막 강의>에는 어린 시절 자신의 방에 벽화를 그리도록 허락해주는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자녀들에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열정이 불꽃으로 피어날 수 있다고 말 한다.

랜디 포시는 불굴의 의지로 죽음을 극복하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에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길라잡이'다. 우리들에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우쳐주는 책이다. 동영상 강의는 공짜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동영상 강의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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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하루
한스 크루파 지음, 서경홍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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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책을 선택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멋진 광고카피 같은 제목만 보고 책을 골랐다가 실패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결국 책은 주로 글쓴이가 누구인가? 그리고 어느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가? 하는 기준으로 선택하게 된다.

<영원과 하루>를 읽기 전까지 한스 크루파는 낯선 작가였다. 그렇지만, 아주 최근에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법정스님의 잠언집을 읽은 여운이 마음과 기억에 남아 출판사 이름만 보고 고른 책이다.

한스 크루파는 헤르만 헤세 이후 최고의 독일 작가로 평가받는다고 하지만, 독일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낯선 작가다. 그렇지만 <영원과 하루> 이전에도 이미 한스 크루파의 <아만다와 마법의 책> <마음의 여행자> 같은 책이 번역 되어있다고 한다.

록 소설의 형식을 빌려왔지만 한스 크루파가 쓴 <영원과 하루>역시 마치 명상문이나 잠언집을 읽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류시화씨가 쓴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과 같은 책과 그가 번역한 틱낫한 오쇼라즈니쉬 류의 명상적인 글들과 인디언의 영혼 혹은 <오래된 미래>류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으며, 작품으로 만난 작가 류시화와 <영원과 하루>의 주인공 '마누엘'과 그리고 책을 쓴 한스 크루파의 이미지가 내안에서 자꾸만 겹쳐졌다.

이 책을 내기 전에 여러 편의 시, 동화, 단편소설, 잠언집 등을 발표했던 한스 크루파가 쓴 장편소설 <영원과 하루>는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문체로 씌어졌다. 소설 속 인물들 간에 이루어지는 대화형식을 활용하여 혹은 소설 속 인물들의 고민과 성찰하는 모습 통해 진정한 삶과 행복, 사랑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전의 작품들에 비하여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고 하였는데, 독자들 역시 자전적이라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만한 대목이 많이 있다.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마누엘'은 어느 날 갑자기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완전하게 태어나기 전에 죽는다는 에릭프롬이 말한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그는 떠돌이 악사로서 방랑생활을 시작한다.

책을 쓴 한스 크루파 역시 2년간 몸담았던 교사직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접어드는 점에서 '마누엘'과 닮았다. 아울러 가족과 친구의 만류를 뿌리 친 것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드러나는 많은 장면들이 '마누엘'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한스 크루파는 글쓰기 말고도 수준급의 기타리스트이고, 직접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아마추어사진작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 '마누엘'은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나와 거리의 악사가 되는 것 역시 독자들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자전적요소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 '마누엘'은 여러 여자와의 짧은 만남 후에 '프라우케'라는 여대생과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에 빠졌다가 개인주의적 성향과 출세욕이 강한 프라우케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갈등하다 그녀의 옛 애인이 갑작스럽게 출현하자 헤어지게 된다. 프라우케와 이별 후 사랑의 아픔을 겪는 마누엘은 조에라는 한 마리 나비와 같은 여자를 만나며 그녀를 통해 마침내 생애를 영원에 이르는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마누엘이 프라우케와 함께 사는 동안 만난 아래층에 사는 '얀'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의 책장을 살펴보는 장면에서 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지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한 책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책을 모든 일의 척도로 삼는 사람을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끊임없이 곱씹고, 빨대로 먹듯이 그 생각에만 매달려 있는 사람은 결코 자기 나름대로의 정신과 영혼을 발전시키지 못한다."(본문 중에서)

한스 크루파는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만을 쫓아다니는 이들에게 성찰과 직관의 힘이 중요하다고 깨우쳐준다. 그는 책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책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게 되면 방향 감각을 잃게 되고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다"고 한다. 결국 "책으로부터 영감과 도움을 받고 격려를 받아도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마누엘 생각 또한 인상적이다. 얀이 마누엘이 처음 만난 날 나눈 대화다. 얀이 마누엘의 기타를 보며 질문을 한다.

"어떤 음악을 하십니까?

"거리에서 유행하는 팝송을 연주합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아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하거든요."

"그걸로 먹고 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내 방식대로는 가능합니다. 자유란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의 다른 말일 뿐이니까요."(본문 중에서)

사실 마누엘의 말처럼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은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대게 사람들은 무엇인가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만큼 부자유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복에 대한 마누엘의 생각은 독자인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그는 이렇게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그렇게 편하게 살 수 있느냐하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지옥에서도 행복할 수 있고 천국에서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는 거지요. 당신의 마음에 말입니다."(본문 중에서)

성찰적 삶, 마음을 다스리며 사는 삶이 익숙하지 않는 나 같은 독자들은 여전히 사람의 행복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대는 이견이 없다. 마누엘이 생각하는 행복은 이렇다.

"나는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산다. 그것은 될 수 있으면 행복하게 지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기적이면서 또한 이타적인 생각이다. 왜냐하면 타인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내가 행복해야 하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인을 행복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진리란 그렇듯 종종 진부한 것이다."(본문 중에서)

행복에 대한 나의 생각 역시 비슷하다. 그것은 될 수 있으면 오늘을 행복하게 지내자는 것이다. 내일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오늘을 불행하게 사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다. 하루하루 오늘을 행복하게 살면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을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오늘을 희생하는 사람들은 평생 하루도 행복한 날을 살지 못한다.

그렇지만, 오늘을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 내일은 생각하지 말고 오늘에 모든 것을 걸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오늘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거의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일의 행복을 위하여 오늘을 저당 잡히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그렇다.

부와 권력, 쾌락, 돈과 물질주의 이런 것들이 오늘을 불행하게 살게 하는 요소 들이다. 사람들은 내일 이런 것들을 더 많이 얻기 위하여 오늘의 행복을 저당 잡히며 사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것들은 대게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덜 중요한 가치들이다.

마누엘은 단 하루를 살아도 진정한 사랑을 하며 살아야 하고 백년을 산다고 하여도 참으로 사는 날은 진실로 사랑했던 날 뿐이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한스 크루파는 주인공 마누엘을 통해 "진실한 사랑이라는 바이러스를 사람들에게 감염시키기"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하며 살고 있는가? 과연 우리는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하고 자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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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 펙 박사의 평화 만들기
M. 스캇 펙 지음, 김민예숙.김예자 옮김 / 열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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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만들기>를 쓴 스캇 펙 박사는 정신과 의사이자 <아직도 가야 할 길> <끝나지 않은 여행> <그리고 저 너머에>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의사로는 드물게 인간 심리와 기독교 신앙의 통합을 지향한 그는 집단 이해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형성을 이론화하고 기초를 다지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또 비영리교육기관인 '공동체장려재단'을 만들어 개인과 조직에게 공동체의 원칙을 지도하고 공동체 형성 인도자를 훈련시키는데 주력하였으며 그의 이런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 바로 <평화만들기>다.

공동체장려재단은 "참여자가 인간의 연결을 더 깊은 차원에서 창조하는 의사소통을 경험하고 실습하는 집단과정"을 운영하였다.

이 재단은 1984년 12월에 세워져 2001년에 해체되었으며, 이 책을 쓴 스캇 펙 박사는 2005년 9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공동체를 체험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스캇 펙 박사의 개인경험으로부터 시작하여, 사회적 국가적 혹은 국제적 공동체 형성을 위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번역 출간된 <평화만들기>는 공동체장려재단을 만들고 3년이 지난 후인 1987년에 출판된 책을 완역한 것이다. 스캇 펙 박사는 공동체에 관한 책을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세상을 구원하는 일은 공동체 내에서 그리고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그러나 공동체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공동체의 의미를 말로 설명하여 이해시키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아직도 진정한 공동체를 경험 해본 적이 없다.(본문 중에서)

그는 또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평화를 중심으로 쓴 이유를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밝히고 있다.

"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길 건너 이웃은 고사하고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과도 대화할 줄 모르면서 어떻게 소련 사람들(또는 문화가 다른 민족들)과 효과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본문 중에서)

그는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유일한 길인 세계 공동체는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영향권 내에서 공동체의 기본 원리를 배우지 않고서는 결코 실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애를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의사소통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평화구현은 주변의 작은 일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구원하는 일은 공동체를 통해 가능

이 책은 공동체 형성에 관하여 소개하는 여러 가지 다른 책들과 몇 가지 점에서 다른 특징이 있다. 첫 번째, 많은 공동체에 관한 책들이 철학과 이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소 배타적인 공동체에 관한 경험을 소개하는데 비해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할 만한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을 통해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실용적 사례와 경험을 토대로 하여 이론적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있으며 개인의 평화와 소규모 공동체의 경험뿐만 아니라 공동체형성을 통한 세계평화라는 대로 의미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막연하게 여러 소규모 공동체를 통해서 저절로 세계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을 늘어놓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평화만들기> 3부에서는 스캇 펙 박사의 공동체 경험나누기와 공동체론을 기반으로 하여 강대국 중심의 무기 경쟁, 그리고 세계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역할, 그리고 미국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성이 없다고 할지 모르는 제안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 있다.

그는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 보이기 위하여 자신의 나라 미국과 기독교 교회에 대하여 여러 면에서 많은 비판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소련이나 이슬람 국가들의 잘못보다는 미합중국과 기독교 교회가 저지르는 잘못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점에 주목하기 때문이란다.

스캇 펙 박사에 따르면 <평화만들기>는 곧 공동체 만들기다. 공동체는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공동체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값싸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규칙들을 익혀야하고 또 지켜야 한다."(본문 중에서)

스캇 펙 박사가 쓴 <평화만들기>에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규칙들과 그 규칙을 익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독자들이 이러한 규칙을 익히기를 바랄 뿐 아니라 그것을 따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고자 한다.

이 책 머리말에 나오는 수도원 이야기는 스캇 펙 박사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공동체 만들기, 공동체 경험하기를 소개하는 가장 적절한 예문 중 하나이다. 몰락해가는 수도원의 수사들이 "당신들 중 한 사람이 구세주"라고 하는 랍비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를 각별히 공경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마침내 수도원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다양한 모델을 소개하기도 하며, 훨씬 더 큰 규모가 큰 '성 앨로이셔스 교단' 혹은 '지하실 집단'과 같은 가상의 공동체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공동체를 만드는 경험에 공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동체 형성의 첫 걸음 '마음 비우기'

그는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 비우기'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마음의 여림 즉 약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서 통합의 과정에 다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마음 비우기와 관련하여 진정한 공동체는 변함없이 심사숙고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공동체가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하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묻고,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며 '마음 비우기'를 위해 멈춰서는 일을 반복해야만 한다. 또한 우리는 스스로 마음을 비우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우리 마음에 들어오게 할 수 없다."(본문 중에서)

스캇 펙 박사가 인용한 부소와 당고라는 두 승려의 이야기는 마음비우기가 무엇인지를 잘 나타내 준다.

비가 오는 어느 날 부소와 당고는 한 절에서 다른 절로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반쯤 여행 했을 때, 거대한 진흙탕이 되어 버린 건널목에 다다랐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젊은 여가가 난감한 표정으로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부소는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을 업고 그녀를 길 건너편에 내러놓았다. 그리고 부소와 당고는 비를 뚫고 여행을 계속하였다. 그 날 밤 당고는 부소를 나무란다. "여보게 어떻게 자네는 젊은 여자를 등에 업을 수가 있나? 자네는 승려인 우리가 여자를 멀리 해야 한다는 것을 잊었는가?"하고. 그 때 부소는 당고를 쳐다보았다. " 당고 자네는 아직도 그 젊은 여자를 업고 있나?" 그는 물었다. "나는 그녀를 5시간 전에 벌써 내려놓았네."(본문 중에서)

스캇 펙 박사는 마음을 비우는 목적은 새로운 것을 위한 여유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무엇인가 포기하는 유일한 이유는 더 나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라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비워야 하는가? 생각해 볼 것을 요청한다. 어떤 태도와 행동, 방식, 관습을 비워야 하는가? 우리가 아직도 마음속에 뒤떨어진 견해, 정책, 이해, 분노를 품고 다니지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 비우기의 다음 단계로 스캇 펙 박사가 강조하는 것은 '통합과 통합성'이다. 어떤 사람이 공동체를 위하여 통합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고를 하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땅에 대한 자연에 대한 통합적 사고는 바로 이런 것이다.

"법률상 내가 코네티컷 주에 소유한 재산은 '나의 것'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나 이전에 많은 세대의 백인과 인디언들이 농사를 지었던 땅이었으며, 앞으로도 많은 세대의 이방인이 계속해서 그 땅에 농사를 짓기 바란다. 정원에 있는 꽃들은 '나의' 꽃이 아니다. 나는 꽃을 창조할 줄 모른다. 나는 단지 관리인 노릇을 하거나 양육할 수 있을 뿐이다."(본문 중에서)

평화를 위한 통합적 사고는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사고를 하기 시작하면 이라크와 레바논이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될 수 없고 굶주리는 이웃의 일이 내 관심사가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적 사고 '내 것인 것과 내 것 아닌 것'

그는 이 책의 3부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기독교와 미국 그리고 대량살상 무기 문제에 관하여 공동체적인 접근을 통한 <평화만들기>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미국에 대하여 동전 위에 '우리는 하느님을 믿습니다'라고 쓰면서 이 세상에 무기를 만들고 파는 국가는 신성 모독을 범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그는 공동체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이 증대될 수 있고, 가정은 더 화목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가정이나 기업 내의 공동체 형성도 중요하지만 전 지구 차원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한다.

그는 지구적 차원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핵심원리는 바로 국가의 외적주권을 희생해야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미합중국의 탄생은 세계사에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획기적인 외적주권을 포기함으로써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것이다.

"미국은 200년 전에 새로 생긴 각 주가 연방헌법을 비준했을 때 각 주가 가질 수 있는 외적주권을 상당부분 포기했다. 만약 각 주들이 외적 주권을 기꺼이 포기하지 않았다면, 미합중국은 성립되지 않았을 테고, 북미 대륙에 13개, 30개 또는 300개의 국가가 생겼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스캇 펙에 따르면 세계 모든 국가들 중에서 미합중국의 역사적 경험은 세계를 지구합중국으로 생각할 수 가장 앞선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는 초국가 정부가 국가 간의 차이점을 존중하고 평화를 이룰 수 있으리라고 예측한다.

공동체는 전체의 행복을 위해 개인적 차이를 초월 할 수 있는 집단이다. 그러한 초월은 특정한 태도의 희생, 편견 없애기, 공동체 형성과 유지를 위한 규칙에 순응하기, 개인적 권리에 대해 일정부분 포기를 요구한다. 반면에 그러한 희생과 복종은 평화뿐만 아니라 더 큰 다양성, 표현의 자유, 창조성, 생기,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다. 이것은 국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스캇 펙의 <평화만들기>가 가진 탁월함은 개인과 작은 집단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시켜 가는 경험으로부터 착안하여 세계 공동체, 세계평화를 위한 가능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 안의 평화로부터 세상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많은 사례와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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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세계 -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사상의 힘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나경수 외 옮김 / 지식공작소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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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트 메시지 - 그 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말로 모간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인류는 '돌연변이'다.

백인 의사인 말로 모건이 쓴 <무탄트 메시지>는 신이 최초로 창조한 사람들이라 불리는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이 '무탄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무탄트란 어머니 대지를 파헤치고 강을 더럽히고, 나무를 쓰러뜨리는 문명인들을 일컫는 말로 '돌연변이'라는 뜻 입니다. 기본구조에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를 말 하는 것 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미개하다고 생각하는 원주민들이 소위 문명인이라고 하는 우리들을 '돌연변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 입니다.

<무탄트 메시지>는 말로 모건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오스틀로이드' 부족과 함께 한 사막횡단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이야기를 쓴 책 입니다.

백인들과 타협하지 않은 마지막 원주민 집단으로 알려진 참사람 부족은 걸어서 호주대륙을 횡단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기온은 섭씨 40℃를 웃돌고 신발도 물도 음식도 없이 출발해서 모든 것을 자연이 제공해주는 것에 의존하며 사막을 여행하는 것을 말 합니다.



자연 치료법을 전공하고 호주 '보건사회화센터'에서 일하던 미국인 의사 말로 모건은 참사람부족이 선택한 '무탄트'로 선정되어 전혀 예상치 않게 이들과 함께 사막도보 횡단 여행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녀는 처음에 참사람 부족이 호주 원주민 혼혈아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자신의 공로를 인정하여 초대하였다고 생각하고, 2000km나 떨어진 호주 대륙 정반대쪽 해안에 있는 원주민 부족의 초대를 받아 무턱대고 여행을 나서게 됩니다.

참사람 부족과의 여행 첫걸음은 '정화'하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스타킹, 속옷, 보석은 물론이고 신용카드나 신분증 같은 모든 소지품을 몽땅 모닥불에 불태워버리고는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을 것을 권합니다. 말로 모건은 훗날 "물건이나 자신이 가진 어떤 관념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인간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의 가치 늙는다고 줄지 않아

이렇게 시작한 사막횡단 여행에서 지은이 말로 모건은 참사람 부족이 가진 능력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게 됩니다. 흙과 나무와 풀의 소리를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대화하고 우주 만물을 이용하지만 어느 것 하나 어지럽히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마저도 자연과 일체가 되어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생일을 축하하는 것 역시 다릅니다. 그들은 나이를 먹는 것은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는 데는 아무 노력도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신 그들은 나아지는 것을 축하한다고 합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며 그걸 축하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파티를 열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지요." (본문 중에서)

그들은 더 나아지는 것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진 자신을 위하여 새로운 이름을 얻기도 합니다. '작곡가'라는 이름을 가진 참사람 부족의 음악가는 멋진 연주회를 하고 난 후에 자신의 이름을 '위대한 작곡가'라고 바꾸어 부릅니다. 그들이 "자신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자축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참사람부족은 그들의 영혼이 육신을 버리고 떠나는 날까지 삶과 노동을 일치시키며 살아가기 때문에 나이를 먹는 것이 축하 할 일이 아닌 것도 분명하지만, 사람의 가치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은 누구나 유일한 존재이며, 우리들 각자는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기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특성이 곧 우리가 삶에서 펼쳐나갈 재능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 재능은 나이를 먹는 다고해서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주 앉은 사람은 당신의 영혼을 비춰주는 거울

참사람 부족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무탄트들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당신의 영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 사람의 어떤 면을 보고서 감탄했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도 그런 특징을 갖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그 사람의 어떤 행동과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 또한 자신의 그런 점들을 고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본문 중에서)

우리가 가까이 있는 친구나 동료 그리고 가족에게서 발견하는 장단점은 사실 우리 존재의 어떤 차원에서 똑같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다만, 우리는 그 사람과 단지 자기수행과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당신이 남을 해치면, 그것은 자기 자신을 해치는 일이 되뿐 아니라 남을 도우면, 그것은 바로 자신을 돕는 일이 되는 것이랍니다. 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피와 뼈를 갖고 있으며, 다만 생각과 마음이 다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사람부족은 둥그렇게 모여 앉아 있을 때, 바로 맞은편에 앉은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것 입니다. 우리 역시 가까이 있는 친구나 동료 그리고 가족을 잘 관찰하는 것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 될 수 있겠지요.

아울러 참사람부족은 우리가 자신 속에 있는 존재의 차원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굳은 결심을 하는 것이며, 사람은 원한다면 무엇이라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사람이 타인에게 진정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말이나 충고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하는가가 만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마음의 평화를 비는 말로 모건의 기도가 저에게는 나와 다른 타인을 받아들이는 지혜로운 기도로 다가 왔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평화롭게 받아들이는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바꾸는 용기와 그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본문 중에서)

기도는 신의 목소리를 듣는 일

사막횡단 여행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지은이 말로 모건은 참사람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맡게 됩니다. 길도 모르는 그녀는 한사코 길잡이 역할을 거부했지만, 부족들은 그녀도 예외 없이 지도자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부족 사람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이틀 동안 사막을 헤매고 다니면서 그녀는 물도 식량도 편안한 잠자리도 구하지 못하지만 부족사람들 누구하나 말없이 그녀를 따르며, 그녀가 확실하게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우며 굶주림에 함께 합니다. 부족 사람 누구도 그녀를 대신하여 길잡이 역할을 맡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길잡이 역할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합니다.

이윽고 그녀는 말로서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아니라 말없이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존재의 근원을 향하여 마음으로 기도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전해지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녀는 물을 찾기 위하여 스스로 물이 되기 시작합니다. 모든 감각 기관을 살려 물 냄새를 맡고, 물맛을 보고, 감촉을 떠올리고, 소리를 듣고 차갑고, 파랗고, 맑고, 잔잔하고, 일렁이고, 꽁꽁 얼고, 녹았다가 안개, 수증기, 비, 눈이 되는 그리고 축축하고 영양분이 있고, 텀벙 튀기고 사방으로 퍼지고 무한한 물을 떠올리며 스스로 물이 되어 마침내 물을 찾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참사람 부족은 신과 나누는 기도도 이와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당신이 신에게 말하느라고 바쁘면, 신이 목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다."(본문 중에서)

우리가 하는 기도가 신에게 혹은 영적인 세계를 향해 쉬지 않고 말하는 것이라면, 참사람 부족의 기도는 정반대로 마음속에 모든 사념을 깨끗하게 몰아내고 신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것이며, 마침내 신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기도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생애를 통해 수 없이 많은 것을 해달라고, 나의 기도를 들어달라고 기도해왔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리석었던 자신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초로 지구상에 나타난 존재들의 직계 자손인 참사람 부족은 "5만 년 동안 지구에 살면서 그들은 전혀 숲을 파괴하지 않고, 강물을 더럽히지 않고, 동물을 멸종 위기에 빠뜨리지 않으며, 어떤 오염 물질도 자연에 내놓지 않으면서 풍부한 식량과 안식처를 얻을 수 있었다" 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탐욕을 위해 생명의 어머니인 대지를 학대하고 파괴하는 무탄트(우리)들에게 평화적으로 맞서는 방법으로 더 이상 결혼하지도 않고 자식도 낳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들 중 가장 젊은 사람이 죽으면, 부족의 종말을 맞이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을 쓴 말로 모건을 통하여 그들은 무탄트 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를 당신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떠난다. 당신들의 삶의 방식이 물과 동물과 공기에, 그리고 당신들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깨닫기 바란다. 이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당신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충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구의 파괴를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은 남아 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처음에 자비로 출간되었다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예전에 <무탄트>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여러 세대에 걸쳐서 촬영된 호주원주민들의 맑은 영혼이 담긴 눈빛을 볼 수 있는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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