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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 - 오스트리아에서 영국까지, 유럽 5개국 자전거 횡단기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 1
최광철 지음 / 책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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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름, 오스트리아에서 영국까지 유럽 5개국 3500km를 석 달동안 캠핑을 하며 자전거로 여행. 2015년 여름, 유럽 여행에 의미를 더하여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며 실크로드의 종착점인 중국 시안을 출발하여 일본 도쿄까지 4000km 동북아 평화 순례.


지난 6월 22일 원주에서 저자 최광철 선생을 만나 그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였습니다. 책을 받아들고 원주에서 대구를 거쳐 마산으로 내려오는 동안 그의 여행기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수상한 여행>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은퇴한 부부가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영국까지 유럽 5개국 3500km를 석 달동안 캠핑을 하며 자전거로 여행한 이야기입니다. 책과 인터넷으로 찾아 볼 수 있는 유럽 여행기는 더러 있습니다만, 이 부부의 여행기는 몇 가지 부분에서 확실하게 다릅니다.


첫째 나이든 부부가 함께 석 달 동안 유럽 횡단 여행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일주일 혹은 열흘이나 보름쯤 패키지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더러 봤습니다만, 석 달 동안 장기 여행을 서로를 잘 아는 나이든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라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를 잘 아는 나이든 부부'라는 겁니다. 서로를 잘 아는 나이든 친구도 쉽지 않다더군요.


둘째 나이든 부부가 자전거를 타고 유럽을 석달이나 여행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닙니다. 부부가 모두 자전거를 타는 일도 흔치 않고, 자전거를 같이 탄다고 해도 3500km나 되는 장거리 여행에 나서는 것도 쉬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셋째 자전거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것도 흔하지 않지만 캠핑까지 하면서 여행하는 것은 더욱 흔한 일이 아닙니다. 자전거를 타고 장기간 여행하는 하면서 캠핑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으로는 7년 반 동안 87개국 9만 5천킬로미터를 혼자서 여행하고 <가 보기 전에 죽지 마라>를 쓴 이시다 유스케 뿐입니다.


젊은 부부 혹은 부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커플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다니는 것은 본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부부도 아니고 나이든 은퇴 부부가 자전거를 타고 캠핑까지 하면서 여행하는 일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10년 혹은 15년 후에 내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강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은퇴 부부 자전거 타고 캠핑하며 90일간 유럽 3500km 횡단


저자인 최광철 선생은 원주시 부시장을 끝으로 38년 동안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임하였습니다. 퇴임 하자마자 곧장 자전거를 타고 유럽 5개국 3500km 횡단 여행에 나섰습니다. 2014년 6월 30일자로 퇴임하고 7월 16일 오스트리아 빈으로 출국하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굳어져 버렸다. 불현 듯 나도 모르게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릴 만한 명분은 없을까? 아니면 출발 일자를 무기한으로 늦출 만한 구실은? 하고 궁리에 빠지기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대단한 용기'라고 운을 떼고는 걱정스런 조언을 늘어놓으니 어쩐지 외롭고 우울하다" - 본문 중에서


젊은 시절부터 해외로 배낭여행을 다니던 여행 마니아도 아니었고, 자전거 경력도 고작 10년에 불과하였더군요. 국내에서 몇 차례 장거리 여행을 경험하기는 하였지만 캠핑도 그다지 익숙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출발 할 때까지 유럽 자전거 여행 코스도 정확히 확정하지 않았더군요. 그런 때문인지 여행계획을 세워놓고 준비하다가 두려운 마음이 들어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중간에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1월에 미리 비행기표를 사두는 배수진을 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유럽 여행은 자전거 세계 일주를 위한 첫 걸음이기도 하더군요. 지구 한 바퀴 4만km, 세계 일주를 꿈꾸는 그는 비교적 자전거 타기에 쉬운 유럽에서 시작하여 올해는 동북아 여행을 하고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남북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어지는 세계 일주 여행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가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하여 영국의 대서양 연안까지 3500km 코스를 잡은데는 나름대로의 몇 가지 원칙이 있었더군요.


"유럽에도 수 많은 자전거 길이 있다. 그 중에서 한 개의 노선만을 선택해야 하므로 남들이 좀처럼 갈 수 없고, 오랜 역사와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루트로 가닥을 잡았다." - 본문 중에서


유럽 여행 서적과 인터넷으로 수십번 이상 유럽의 자전거 길을 헤매다닌 끝에 그가 정한 여행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독일의 로만틱 가도와 마인 강, 라인 강, 모젤 강을 거슬러 오른다. 그다음 룩셈부르크를 경유해 프랑스로 들어가 도버 해협을 건넌 영국 서쪽 대서양까지 횡단하는 루트다." - 본문 중에서


이 코스의 거리가 대략 3500km, 서울과 부산을 여덟 번 가는 거리이며, 쉬는 날을 제외하고 하루 50km 석달을 달려야 하는 코스입니다. 아울러 여행기간을 석달로 정한 것은 '솅겐 조약에 따라 90일 이내에서 자유롭게 국경을 이동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서울과 부산을 여덟 번 가는 거리... 90일 동안 자전거로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여행에서 가장 무모했던 것은 숙박 예약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여행에서 여러 가지 아찔한 일들이 벌어지거나 혹은 예기치 못한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도 사실은 숙박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이야기 때문에 여행기가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약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자전거 여행의 특성 때문입니다. 자전거가 고장이 난다든지, 펑크가 난다든지 혹은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에 예약해놓은 숙소에 제날짜에 도착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고, 그럴 경우 다음날, 그 다음날 예약도 모두 줄줄이 변경하거나 취소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간 무모해 보이는 무작정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더군요.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 때문에 생긴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독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고, 미소짓게 만들기도 하며 저런 행운을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부러운 마음도 생기게도 합니다.


독자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은 이들 부부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었고, 독일어나 불어를 하는 사람들과는 손짓 발짓으로 소통해야 하는 실력으로 석 달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왔다는 것입니다.


또 국내에서는 유럽 자전거 지도책 조차 구입하지 못하였으며, 구글 지도를 살펴보며 코스를 계획하였으며,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하여 첫 번째 캠핑장 조차 예약하지 않은 채 출발하였다는 것도 비슷한 여행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일들입니다.


이들부부가 출발하는 모습을 한 번 볼까요? 산악 자전거 두 대에 각각 여섯 개씩의 가방을 주렁주렁 메달았습니다. 앞뒤 바퀴와 핸들바, 뒷 바퀴 위쪽에 거치대를 부착하여 여섯 개씩의 가방을 메달았는데, 자전거를 빼고 각자 25kg의 짐을 싣고 달린 것입니다.


25kg이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한 명을 늘 태우고 다닌 것과 같은 것이지요. 메트와 침낭 그리고 텐트, 코펠 등 캠핑장비를 다 챙겼으니 아무리 줄였다고 해도 이 정도 무게가 나가는 것은 당연하지요. 막상 유럽에 도착하여 여행을 다닐 때는 현지에서 구입한 식료품 등을 메달고 다녔을테니 출국 때보다 훨씬 더 무거운 짐을 싣고 다녔을 것이 분명합니다.


처음엔 고작 하루 50km? 라고 생각하였지만, 자전거에 주렁주렁 메달린 가방과 짐의 무게를 생각해보니 '고작'이라는 단어가 쏙 들어갔습니다. 매일매일 50km를 쉬지 않고 달린 것이 용하다 싶더군요.



위기의 순간에 늘 도움이 손길이 찾아왔다


그들 부부가 여행을 떠나며 새로 만든 명함에 'Bike Bohemian'이라고 새긴 것도 충분히 이해 할 만합니다. "잠은 캠핑장에서 자고, 밥은 직접 해 먹고, 예약은 못하고, 세부적인 코스는 정해지지 않았"으니 집시 생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인터넷 지도를 활용해 길을 찾아다닐 계획으로 여행 출발 전에 해외 인터넷 무제한 이용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빈에 도착한 첫날 인터넷 서비스를 개통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히더군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한국인 젊은이의 도움을 받아 겨우 개통에 성공하지만, 핫스팟 기능도 이날 처음 익혔다고 하더군요.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한 다음날 숙소에서 한 시간 이상 달려 도나우강을 찾아간 뒤 강변에 있는 '유로벨로' 자전거 길을 찾아냅니다. 일상을 벗어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조금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있어야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90일 간의 여행동안 적지 않은 모험이 다가옵니다. 출발 첫날부터 자전거가 고장납니다. 출발전 국내에서 자전거를 점검하고 떠났을 텐데 빈을 출발한지 한 시간쯤 되어 변속기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어렵게 어렵게 정비센터를 찾아가서 수리를 마쳤는데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무리한 운행은 삼가시고...기어 줄도 교환하고, 늘어진 체인도 조정하고, 비틀어진 기어 변속기도 제 위치를 잡았습니다." - 본문 중에서


3500km 여행을 출발한 지 1시간 만에 수리센터에 가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난감할까요? 하지만 집시 부부의 여행과 모험은 시작일 뿐입니다. 여행의 중요한 고비고비마다 자전거가 고장나는 불운이 닥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혼쭐이 나기도 했고, 덩컹거리는 운하 길, 풀밭, 자갈길을 며칠씩 달리기도 했다. 또 펑크가 여섯 번 나고, 스탠드와 짐받이가 부러지고, 브레이크도 고장 났다." - 본문 중에서


지도를 보고 어렵게 찾아 간 캠핑장이 만원이라 한 밤중에 지친 몸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른 캠핑장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 새벽까지 춥고 외진 숲속을 헤매다니기도 합니다. 캠핑장을 찾지 못해 어렵게 어렵게 찾아간 호텔에서는 이유없이 숙박을 거절 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난감한 일만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두 번이나 예정에 없던 민박을 하게 됩니다. 도흐문으로 가는 길에 있는 무바즈 마을에서 마르틴 가족에게 빈방과 음식을 대법 받기도 하고, 에스블리에서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신혼부부가 침실과 집을 통째로 빌려주는 행운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시작이 반 이라는데... 출발부터 자전거 고장은 뭐야?


지도를 찾는 여행자를 목적지까지 안내 해주는 경찰관, 자동차로 복잡한 길을 안내 해준 어르신, 가던 길을 멈추고 여행자의 길을 찾아주고 떠난 자전거 타는 젊은이, 정원에 텐트를 치게하고 음식을 대접해준 아주머니... 그리고 자전거 길에서 만난 수 많은 여행자들이 집시부부의 여행을 응원해준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정말이지 "위기의 순간엔 언제나 도움의 손길이" 찾아오더군요. 약간은 무모해 보이는 여행이었지만, 90일 간의 유럽 자전거 여행이 책 한권으로 엮을 만큼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었다니, 어쩌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약간의 무모한 계획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최광철 안춘희 부부의 여행기를 읽으며 비슷한 여행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중에는 저도 포함됩니다. 외국어를 못해도 예약을 하지 않고도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약간은 무모한 자신감에 불을 지펴주었기 때문입니다.


<집시 부부의 수상한 여행>을 읽고나니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오는 8월 2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 한국 – 일본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집시 부부의 동북아 평화 순례 4000km 여행기가 기다려집니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로 굳어져 버렸다. 불현 듯 나도 모르게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릴 만한 명분은 없을까? 아니면 출발 일자를 무기한으로 늦출 만한 구실은? 하고 궁리에 빠지기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대단한 용기`라고 운을 떼고는 걱정스런 조언을 늘어놓으니 어쩐지 외롭고 우울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독일의 로만틱 가도와 마인 강, 라인 강, 모젤 강을 거슬러 오른다. 그다음 룩셈부르크를 경유해 프랑스로 들어가 도버 해협을 건넌 영국 서쪽 대서양까지 횡단하는 루트다."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혼쭐이 나기도 했고, 덩컹거리는 운하 길, 풀밭, 자갈길을 며칠씩 달리기도 했다. 또 펑크가 여섯 번 나고, 스탠드와 짐받이가 부러지고, 브레이크도 고장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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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이혜영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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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800리.
전체 300km 구간 중 지금까지는 남원 주천에서 산청 수철까지 70여km가 개통되었다. 지리산길 조성은 사업은 2007년부터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숲길은 지리산생명연대가 지리산길 사업을 위해 설립한 부설법인이고, 지리산생명연대는 도법스님을 비롯한 생명운동가들이 참여하여 지리산권을 중심으로 환경운동과 생명평화운동을 펼쳐온 단체이다.

(사) 숲길은 산림청이 복권사업으로 조성한 녹색자금의 지원을 받고, 지리산을 둘러싼 5개 시군의 협력을 받아 지금까지 70여 km 구간을 개통하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매년 조금씩 개통되어 2011년 즈음에 순환형의 지리산 둘레 길이 완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산림청의 일방적인 약속파기로 우여곡절 끝에 5월까지 70km만 간신히 개통되고 나머지 구간은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어 버렸다고 한다.

늘림과 성찰의 길, 지리산길

(사)숲길은 느림과 성찰의 길, 그리고 책임여행을 제안해왔다. 지리산길을 걷는 여행자뿐만이 아니라 그 길위에서 살아온 주민 역시 똑같은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떠들썩한 관광상품이 되는 방식을 지양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구간 개통이 여러 지방자치 단체로 이관됨으로써 이 길의 '초심'이 지켜질 수 있을지 하는 염려가 많이 있다. 지자체들의 막개발식 예산 따먹기 혹은 전시행정으로 흐르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느림과 성찰의 길'이라는 초심을 지킬 수 있을지하는 걱정 말이다.

지난 8월 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남원 운봉에서 함양 마천 벽송사에 이르는 30여 km를 구간을 지리산길 안내센터 홈페이지와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을 길잡이 삼아 다녀왔다.

지리산길 안내센터는 걷기 여행자를 위한 단순 정보 제공이 전부였던 반면에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은 마을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온기 넘치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4차선 도로 반대운동이 탄생시킨 지리산 둘레 길

2004년 무렵, 익산지방국통관리청과 남원시는, 남원 인월에서 함양 마천으로 이어지는 60번 지방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추진하였다. 2차선 도로가 4차선 도로로 확장되려면, 산을 더 깍고, 터널 2개를 뚫고, 교량 3개를 세워야 대공사가 벌어져야 했었다. 거대한 공사판이 벌어질 상황에서 인월과 산내면 주민들이 확장공사를 막아냈다고 한다.

주민들은 터널과 4차선 도로가 아니라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뚜렷하였고, 확장 공사 저지를 기념하여 '강 따라 길 따라 60번 지방도변 마을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만들어놓은 지도를 보니까 첨엔 남의 동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더라고. 새삼 우리 마을이 이렇게 이뻤던가 싶고. 사람 사는 것이 그래야 해. 차만 쌩하니 가버리면 뭐 해!"(본문 중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속 마을 을 연결하는 길이 지리산길의 모태과 되었다는 것이다. 도로 확장 저지운동은 지역주민들에게 '길'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고, 주민들과 실상사, 시민단체의 아이디어가 모여 '지리산길'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그냥 단순한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니다. 그가 쓴 책에는 처음 지리산 둘레 길을 연 사람들의 '초심'이 담겨있고, 여러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길과 숲, 역사와 마을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은 이혜영이 소설가 김훈의 작품에서 찾아낸 '숲'이라는 글자에 대한 표현이다.

"숲이라는 글자는 모양 마저도 숲을 닮아서 글자만 들여다봐도 숲에 온 것 같다고. 발음으로 분리해서 봐도 마찬가지다. 'ㅅ'의 날카로움, 'ㅍ'의 서늘함은 모두 바람의 잠재태라는 것이다. 그 잠재태가 모음 'ㅜ'에 함께 실리면, 나무숲에 이는 부드러운 바람난다. 숲. 길게 발음하면 '수-우우우ㅍ'. 그럴 때면 바람이 일어 풀을 스치고. 작은 나무가 머리를 살랑이고, 큰 나무는 온몸을 휘청거리는 것 같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쓴 이혜영은 직접 걸어서 어떤 때는 차를 타고 지리산 둘레 길을 직접 답사하였을 뿐만 아니라 40여권에 달하는 많은 참고자료를 뒤져 '숲'이라는 글자에 대한 표현과 같은 보석 같은 문장들을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들여주고 있다.

소설이나 문학작품만 섭렵한 것이 아니라 역사책, 여러 사람들이 쓴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지리산 둘레길에 얽힌  자료를 찾아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에 모두 담았다. 그래서, 이 책에는 걷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마을 이야기,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야기, 지역 역사와 문화이야기 그리고 지금도 지리산길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책을 읽어보면, 그녀가 지리산길을 걷는 동안 참 많은 길 위의 사람들과 그에 걸쳐있는 동네 사람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그녀가 쓴 책에는 사람들이 지리산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장항마을 당산소나무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윗당산, 아랫당산, 중간당산이 흩어져 있다는 것과 옛날에는 세 군데서 모두 당산제를 지냈지만 지금은 윗당산에서만 제를 지낸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마을 주민 이영자씨의 입을 빌어 장항마을 당산제를 지내는 광경을 마치 사진으로 보는 것 처럼 생생하게 전해준다.

"당산제 지내는 사람은 사흘을 깨끗한 찬물로 목욕재계해야 돼. 당산에다 금줄 치고 바람골에서 물 길어 와서 밥 짓고. 제사 지내고 나서 윗당산 돌담 아래다가 돼지머리를 묻어. 나중에 파봐서 그게 없으면 산신이 잡순거라고 했지. 동네에서 일 터지면 당산제를 잘못 지내서 그런 거라고 했어. 아주 중요한 행사였지." (본문 중에서)

그래서,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그냥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800리 지리산길을 걷는 길잡이 일뿐만 아니라 지리산길을 함께 걷는 길동무이기도 하다. 지리산길을 걷다가 다리쉼을 하는 당산나무 아래서나 마을 입구 정자나무 그늘아래서 이 책을 꺼내 읽으면 딱 제격이기 때문이다. 


길잡이 책, 그리고 길동무 책

지리산길을 걷기 위해 오는 기차나 버스안에서, 하루하루 걷기를 마치고 민박집 방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지나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에 담긴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솔솔하기 이를데가 없다.

수 백장이 넘는 아름다운 풍경 사진은 독자들 마음을 지리산길로 확 잡아 끌고, 마을과 구간별로 구분해놓은 상세한 구간지도와 마을민박, 숙박, 식당과 음식에 대한 정보는 분명 덤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앞으로 개통될 전남 구례, 경남 하동 그리고 개통된 길에서 더 나아간 산청과 남원의 일부구간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책에서 앞서 소개하는 구례와 하동구간 지리산길의 윤곽은 다음과 같다.

"구례길은 구한말  지조 높았던 선비 매천 황현의 사당, 운조루, 섬진강변의 석주관 칠의사묘 등 역사의 굵직한 흔적들을 더듬어간다. 섬진강을 낀 시원한 들마을을 이어 마지막엔 지리산 피아골 깊숙이 들어간다. 하동길은 화개 차밭 사이를 걷다가 형제봉을 넘어 악양 들판을 배려다보는 경관이 멋지다. 악양에서 회남재를 넘어가면 오지 아닌 오지 청학동 초입. 지리산길응 여기서 방향을 달리하여 인적 드문 갈치재를 구불구불 넘어 산청으로 간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이어지면 지리산 둘레길 800리가 모두 열리는 것이다. 미리 가보는 지리산길 역시 이 책에 담긴 보너스가 틀림없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아는 개념있는 여행 책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은 지은이 스스로 강조 하였듯이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아는 개념있는 여행 책이다. 그냥 단순한 볼거리, 먹을거리, 교통편, 그리고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만 전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지은이는 금계-동강 그리고 동강-수철 구간을 소개하면서 분단과 한국전쟁이 빚어낸 가슴 아픈 상처인 빨치산 활동과 민간인 학살 문제를 끄집어낸다. 여행 책의 분위기로는 다소 무거운 느낌을 줄지도 모르지만, 지리산과 그 길이 담은 회한의 역사를 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벽송사 뒷편 산길에 세워 놓은'공비'(?) 마네킹과 빨치산토벌전시관 자료에 따르면, "빨치산은 민족사에 오점을 남긴 씻을 수 없는 범죄 집단이고 집단 최면에 걸린 시대의 분운아"라는 것이다.

"북한에선 최고 혁명가로 추앙받은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이 이 땅에선 헛된 꿈으로 인명 피해를 야기한 공비의 우두머리가 된다." (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학계를 중심으로 빨치산을 비롯한 해방정국 사회주의 세력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만나는 역사기념관의 자료는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 천박한 수준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빨치산에 얽힌 회한의 역사 이야기를 전하면서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아니타 레인이라는 호주 가수가 부른 노래 '벨라  차오(Bella Ciao)라는 노래를 소개하고 있다. 애인을 두고 떠나는 이탈리아 빨치산의 마음을 담은 유명한 노래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 노래를 찾아냈지만, 망할놈의 저작권법 때문에 함께 들려줄 수 없어 여간 아쉽지 않다.

지리산길 위에 새겨진 상처를 보듬어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도 지은이의 몫이었던가 보다. 700여기의 억울한 죽음이 묻힌 방곡리 민간인 학살 추모공원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주 최근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산청 외공리, 원리 민간인학살 터 발굴 현장도 놓치지 않는다.

지리산길과 이어지는 길, 제주 올레길

한편, 이 책에는 지리산길 뿐만 아니라 제주 올레길에 관한 소개도 60여쪽이 넘는 적지 않은 분량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서는 제주올레길로 지은이의 호기심이 뻗쳐갔다는 것이다. 이혜영은 두 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니 지리산과 제주섬은 이란성 쌍둥이더라고 한다.

"제주도에도 한라'산'이 있고, 지리산에도 구름 '바다'가 남실거린다. 제주의 돌담을 닮은 석축이 지리산의 다랭이 논을 떠받치고 있다. 지리산은 유배받은 산이었고, 제주도는 유배의 사람이었다. 제주 4.3은 지리산의 '산사람'들을 잉태하고 낳았다. 적어도 내게 지리산과 제주는 같은 이야기를 품은 다른 형식이었다. 나는 어느새 두 애인에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두 애인을 한꺼번에 소개하고 있다. 책 전체로 보면 지리산길이 주연,  제주올레길이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대중적인 접근 차원에서 지리산이 제주보다 수월하다는 작위적이고 무의미한 판단에 따른 나눔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직접 길을 걷는 여행자들도 지리산길의 관심이 제주올레로 이어지고, 제주 올레길을 걷고 나면 지리산길을 걷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책이 지리산길과 제주 올레길을 주연과 조연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케스팅이다.

다만, 한 가지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을 길동무 삼아 지리산길을 걸으며 느낀 아쉬움이 있다면, 지리산길과 제주 올레길을 한꺼번에 길동무로 삼기에 책이 너무 두껍고 무겁다는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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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이혜영 지음 / 한국방송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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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800리.
전체 300km 구간 중 지금까지는 남원 주천에서 산청 수철까지 70여km가 개통되었다. 지리산길 조성은 사업은 2007년부터 '사단법인 숲길'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숲길은 지리산생명연대가 지리산길 사업을 위해 설립한 부설법인이고, 지리산생명연대는 도법스님을 비롯한 생명운동가들이 참여하여 지리산권을 중심으로 환경운동과 생명평화운동을 펼쳐온 단체이다.


(사) 숲길은 산림청이 복권사업으로 조성한 녹색자금의 지원을 받고, 지리산을 둘러싼 5개 시군의 협력을 받아 지금까지 70여 km 구간을 개통하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매년 조금씩 개통되어 2011년 즈음에 순환형의 지리산 둘레 길이 완성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산림청의 일방적인 약속파기로 우여곡절 끝에 5월까지 70km만 간신히 개통되고 나머지 구간은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어 버렸다고 한다.


늘림과 성찰의 길, 지리산길

(사)숲길은 느림과 성찰의 길, 그리고 책임여행을 제안해왔다. 지리산길을 걷는 여행자뿐만이 아니라 그 길위에서 살아온 주민 역시 똑같은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떠들썩한 관광상품이 되는 방식을 지양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구간 개통이 여러 지방자치 단체로 이관됨으로써 이 길의 '초심'이 지켜질 수 있을지 하는 염려가 많이 있다. 지자체들의 막개발식 예산 따먹기 혹은 전시행정으로 흐르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느림과 성찰의 길'이라는 초심을 지킬 수 있을지하는 걱정 말이다.

지난 8월 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남원 운봉에서 함양 마천 벽송사에 이르는 30여 km를 구간을 지리산길 안내센터 홈페이지와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을 길잡이 삼아 다녀왔다.

지리산길 안내센터는 걷기 여행자를 위한 단순 정보 제공이 전부였던 반면에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은
마을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온기 넘치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4차선 도로 반대운동이 탄생시킨 지리산 둘레 길

2004년 무렵, 익산지방국통관리청과 남원시는, 남원 인월에서 함양 마천으로 이어지는 60번 지방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추진하였다. 2차선 도로가 4차선 도로로 확장되려면, 산을 더 깍고, 터널 2개를 뚫고, 교량 3개를 세워야 대공사가 벌어져야 했었다. 거대한 공사판이 벌어질 상황에서 인월과 산내면 주민들이 확장공사를 막아냈다고 한다.

주민들은 터널과 4차선 도로가 아니라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뚜렷하였고, 확장 공사 저지를 기념하여 '강 따라 길 따라 60번 지방도변 마을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만들어놓은 지도를 보니까 첨엔 남의 동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더라고. 새삼 우리 마을이 이렇게 이뻤던가 싶고. 사람 사는 것이 그래야 해. 차만 쌩하니 가버리면 뭐 해!"(본문 중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지도속 마을 을 연결하는 길이 지리산길의 모태과 되었다는 것이다. 도로 확장 저지운동은 지역주민들에게 '길'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고, 주민들과 실상사, 시민단체의 아이디어가 모여 '지리산길'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그냥 단순한 여행 안내 책자가 아니다. 그가 쓴 책에는 처음 지리산 둘레 길을 연 사람들의 '초심'이 담겨있고, 여러 문학 작품 속에 나오는 길과 숲, 역사와 마을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은 이혜영이 소설가 김훈의 작품에서 찾아낸 '숲'이라는 글자에 대한 표현이다.

"숲이라는 글자는 모양 마저도 숲을 닮아서 글자만 들여다봐도 숲에 온 것 같다고. 발음으로 분리해서 봐도 마찬가지다. 'ㅅ'의 날카로움, 'ㅍ'의 서늘함은 모두 바람의 잠재태라는 것이다. 그 잠재태가 모음 'ㅜ'에 함께 실리면, 나무숲에 이는 부드러운 바람난다. 숲. 길게 발음하면 '수-우우우ㅍ'. 그럴 때면 바람이 일어 풀을 스치고. 작은 나무가 머리를 살랑이고, 큰 나무는 온몸을 휘청거리는 것 같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쓴 이혜영은 직접 걸어서 어떤 때는 차를 타고 지리산 둘레 길을 직접 답사하였을 뿐만 아니라 40여권에 달하는 많은 참고자료를 뒤져 '숲'이라는 글자에 대한 표현과 같은 보석 같은 문장들을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들여주고 있다. 

소설이나 문학작품만 섭렵한 것이 아니라 역사책, 여러 사람들이 쓴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지리산 둘레길에 얽힌  자료를 찾아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에 모두 담았다. 그래서, 이 책에는 걷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마을 이야기,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야기, 지역 역사와 문화이야기 그리고 지금도 지리산길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책을 읽어보면, 그녀가 지리산길을 걷는 동안 참 많은 길 위의 사람들과 그에 걸쳐있는 동네 사람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그녀가 쓴 책에는 사람들이 지리산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장항마을 당산소나무 이야기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윗당산, 아랫당산, 중간당산이 흩어져 있다는 것과 옛날에는 세 군데서 모두 당산제를 지냈지만 지금은 윗당산에서만 제를 지낸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마을 주민 이영자씨의 입을 빌어 장항마을 당산제를 지내는 광경을 마치 사진으로 보는 것 처럼 생생하게 전해준다.

"당산제 지내는 사람은 사흘을 깨끗한 찬물로 목욕재계해야 돼. 당산에다 금줄 치고 바람골에서 물 길어 와서 밥 짓고. 제사 지내고 나서 윗당산 돌담 아래다가 돼지머리를 묻어. 나중에 파봐서 그게 없으면 산신이 잡순거라고 했지. 동네에서 일 터지면 당산제를 잘못 지내서 그런 거라고 했어. 아주 중요한 행사였지." (본문 중에서)

그래서,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은 그냥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다. 800리 지리산길을 걷는 길잡이 일뿐만 아니라 지리산길을 함께 걷는 길동무이기도 하다. 지리산길을 걷다가 다리쉼을 하는 당산나무 아래서나 마을 입구 정자나무 그늘아래서 이 책을 꺼내 읽으면 딱 제격이기 때문이다.

길잡이 책, 그리고 길동무 책

지리산길을 걷기 위해 오는 기차나 버스안에서, 하루하루 걷기를 마치고 민박집 방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서 지나온 길, 그리고 걸어갈 길에 담긴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솔솔하기 이를데가 없다. 

수 백장이 넘는 아름다운 풍경 사진은 독자들 마음을 지리산길로 확 잡아 끌고, 마을과 구간별로 구분해놓은 상세한 구간지도와 마을민박, 숙박, 식당과 음식에 대한 정보는 분명 덤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앞으로 개통될 전남 구례, 경남 하동 그리고 개통된 길에서 더 나아간 산청과 남원의 일부구간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책에서 앞서 소개하는 구례와 하동구간 지리산길의 윤곽은 다음과 같다.

"구례길은 구한말  지조 높았던 선비 매천 황현의 사당, 운조루, 섬진강변의 석주관 칠의사묘 등 역사의 굵직한 흔적들을 더듬어간다. 섬진강을 낀 시원한 들마을을 이어 마지막엔 지리산 피아골 깊숙이 들어간다. 하동길은 화개 차밭 사이를 걷다가 형제봉을 넘어 악양 들판을 배려다보는 경관이 멋지다. 악양에서 회남재를 넘어가면 오지 아닌 오지 청학동 초입. 지리산길응 여기서 방향을 달리하여 인적 드문 갈치재를 구불구불 넘어 산청으로 간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이어지면 지리산 둘레길 800리가 모두 열리는 것이다. 미리 가보는 지리산길 역시 이 책에 담긴 보너스가 틀림없다.

지리산길과 이어지는 길, 제주 올레길

한편, 이 책에는 지리산길 뿐만 아니라 제주 올레길에 관한 소개도 60여쪽이 넘는 적지 않은 분량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서는 제주올레길로 지은이의 호기심이 뻗쳐갔다는 것이다. 이혜영은 두 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니 지리산과 제주섬은 이란성 쌍둥이더라고 한다. 

"제주도에도 한라'산'이 있고, 지리산에도 구름 '바다'가 남실거린다. 제주의 돌담을 닮은 석축이 지리산의 다랭이 논을 떠받치고 있다. 지리산은 유배받은 산이었고, 제주도는 유배의 사람이었다. 제주 4.3은 지리산의 '산사람'들을 잉태하고 낳았다. 적어도 내게 지리산과 제주는 같은 이야기를 품은 다른 형식이었다. 나는 어느새 두 애인에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그래서,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두 애인을 한꺼번에 소개하고 있다. 책 전체로 보면 지리산길이 주연,  제주올레길이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대중적인 접근 차원에서 지리산이 제주보다 수월하다는 작위적이고 무의미한 판단에 따른 나눔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을 읽는 독자들도, 직접 길을 걷는 여행자들도 지리산길의 관심이 제주올레로 이어지고, 제주 올레길을 걷고 나면 지리산길을 걷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책이 지리산길과 제주 올레길을 주연과 조연으로 삼은 것은 탁월한 케스팅이다.

다만, 한 가지 이혜영이 쓴 <지리산 둘레길 걷기 여행>을 길동무 삼아 지리산길을 걸으며 느낀 아쉬움이 있다면, 지리산길과 제주 올레길을 한꺼번에 길동무로 삼기에 책이 너무 두껍고 무겁다는 것이 흠이다.

<관련포스팅>
2009/08/07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④지리산길 걷기, 맛있는 집
2009/08/06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③지리산길, 천왕봉을 동네 앞산으로 둔 마을
2009/08/05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②지리산길 최고 조망, 창원마을 당산 쉼터
2009/08/04 - [여행 연수/지리산길] - ① 지리산길 걷기, 운봉 - 인월 구간
2009/08/02 - [여행 연수/지리산길] - 지금,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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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3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3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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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전자여권 도입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IC칩이 내장된 전자여권이 도입되었습니다.

전자여권에는 여권 유형, 발행국, 성명, 여권번호, 국적, 생년월일, 발행일, 만료일, 성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와 같은 신원정보와 얼굴정보와 지문정보 등 바이오인식정보를 전자적으로 수록된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아직 사진이 발명되기 전인 400여 년 전에는 여권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3권에는 400년 전에 만들어진 검문소 통행증(여행증명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진없던 옛날엔 여권 어떻게 만들었나?

조선통신사들이 여권을 가지고 일본 여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통신사들이 가는 길에 있는 일본내의 검문소를 살펴보는 대목에서 당시 일본에서 내국인 여행객을 엄격히 통제하던 여행제도에 관한이야기가 소개되어있습니다.


“특히, 여성에 대한 검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격했다고 한다. 세키쇼(검문소)를 통과하는 반드시 ‘세키쇼 통행증’을 가져와야 통과할 수 있었으며, 그 증서에는 여성의 신원부터 여행의 목적, 행선지, 머리 모양, 얼굴과 손발의 특징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여성에 대한 검색은 ‘히토미온나’라고 불리는 할머니가 담당했는데, 심지어 여성의 음부를 검색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일본에서는 400년 전에도 오늘날 여권과 같은 문서를 만들어서 여행객들을 철저하게 검문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에 대한 검문이 철저하였던 것은 에도에 인질로 거주하고 있던 영주의 부인이 허락없이 영지로 돌아갈 수 없도록 하기 위하여 더욱 철저하게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국가기밀 누출이나 막부에 대한 모반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는군요. 

400년 전에도 국가는 통행세를 걷고 국민을 통제하기 위하여 여권과 같은 신분증명서를 소지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3>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진 조선통신사의 일본 행로를 따라가는 답사기입니다. 한 번 사행은 대체로 11,470리 정도의 먼 길을 육로와 해로, 강로, 다시 육로를 거쳐서 다녀오는 먼 길 이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조선에서 출발한 300~400여명에 이르는 통신사 일행뿐만 아니라 쓰시마 번에서 차출된 호위무사와 안내인, 일꾼을 포함하면 2000여명에 이르는 행렬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당시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대여정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조선통신사 여정을 쫓아가는 3번째 답사기인데,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1, 2권이 먼저 간행되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3권은 3년 계획으로 진행된 세 번째 조선통신사 옛길 답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제 3권에는 여정은 나고야에서 시작하여, 당시 막부가 있던 에도(도쿄)를 지나서 닛코에 이르는 길입니다. 이 책은 조선통신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며, 아울러 조선통신사가 지나는 곳마다 경험하였던 그곳 일본인들의 옛 모습에 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앞서 소개한 악명 높은 아라이 세키쇼(검문소), 하코네 세키쇼를 비롯한 악명높은 일본내 검문소를 그냥 통과한 사람은 에도 막부와 조선통신사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다이묘나 귀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도 가마의 문을 열고 모자를 벗은 채 지나가야 할 만큼 엄중한 세키쇼를 검문없이 지나갔다고 하는 것은 당시 조선통신사들이 ‘국빈’의 예우를 받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간 둑을 쌓아 건너는 '오이강'

나고야에서 에도로 가는 길에는 ‘오이강’이라고 하는 유속이 빠른 강이 있었다고 합니다. 평균수심 70cm, 폭 2km의 얕은 하천이지만 평균 강수량이 3,000mm에 이르기 때문에 물 흐름이 빨라 건너기가 쉽지 않았답니다. 

당시에는 수위가 3척 5촌(약 104cm)이면 말로 건너는 것이 금지되고, 4천 5촌(135cm)을 넘으면 도강 자체가 금지되었으며, 도강 인원도 350명으로 제한하는 엄격한 규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통신사도 오이강 도강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불어난 물 때문에 1711년에는 나가에에서 하루, 1748년에는 카케가와에서 이틀을 더 묵어야 했고, 1636년에는 강을 건너던 쓰시마 번주의 짐을 실은 말 5마리가 떠내려가서 2마리가 죽기까지 했다” 

이 책에는 1748년 조선통신사에 참여했던 이성린이 그린 ‘오이강을 건너며’라는 제목이 붙은 그림과 조명채가 쓴 <봉사일본시문견록>에 도강 모습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림과 글에는 사신행차가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수백 명의 인부가 몰려나와서 강물의 흐름을 늦추기 위하여 손을 맞잡고 인간둑을 쌓는 모습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인부들은 사행에 참가한 사람들의 직책에 따라서 50여명이 1사람을 받침대에 태우고 강을 건너기도 하고, 한 사람씩 목말을 태워 강을 건너기도 합니다. 수 백명의 인부가 일제히 들것에 사람들을 떠 매고 ‘물노래’를 부르며 강을 건너는 모습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당시에는 한 겨울에도 ‘가와고시’라고 불리는 이 인부들이 없으면 강을 건널 수 없었기 때문에 철망처럼 얽은 대나무 바자 울타리에 이들을 가두어두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답니다. 이 강에 배를 띄우거나 다리를 놓지 않는 것은 에도 바위를 위한 전략적 이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권력자의 정권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백성들이 생사의 기로에서 강제노역의 고통을 당한 셈입니다. ‘가와고시’라는 인부들이 강을 건너 주는 오이강 도강은 메이지 시대까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400년 전, 일본 사회를 뒤흔든 한류 원조

또한 조선통신사 길을 따라가는 여정에는 수많은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통신사로 참여하였던, 조선 관리들이 빼어난 경관을 보고 지은 시와 수려한 자연을 담은 그림이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통신사 일행은 오늘날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바람'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특히, 이 책에는 후지산이 바라다 보이는 에도의 관문인 하코네 지역을 지나면서 남긴 여러 편의 시문과 글씨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코네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박남간이 쓴 ‘금탕산조운선사십경’이라는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쌍유봉은 웅대한 호숫가를 눌렀고
남병산 아래는 속진을 피할 만하네
온천궁은 옛날 자취인데 장차 달을 맞을 만하고
비설암은 높아서 봄을 기다릴 만하다네
멀리 사봉을 가리키되 뜻을 두기 어렵고
가까이에서 대통으로 구기질을 하니
족히 목믕 용납할 만하네
금탕산의 형승은 모두 감상할 만하여
독목교 가에서 바라보니 눈이 새로워지네


이 외에도 신유한, 조엄, 강홍중, 임광 등이 남긴 여러편의 시문이 하코네의 절경을 노래하는 글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선통신사 여정을 따라가는 길에는 조선에서 전해 준 여러 가지 기념물들도 많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특히, 린노지 삼불당에는 효종이 쓴 친필이 귀하게 남아있고, 인조 때 만들어 보내 준 범종도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조선통신사들이 일본에 전해준 여러 가지 기념품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조선통신사 교류는 국가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까지도 참가하는 대규모 사회문화 교류 행사로 에도 시대 270여년 동안 한일 양국 평화의 초석이 되었다는 하는 것이 필자들의 평가입니다. 

에도는 물론이고 일본 전국의 민중에 이르기까지 큰 환영을 받았던 조선통신사 열풍은 그 후 각 지역의 마쓰리(축제) 문화 속으로 스며들어가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책을 쓴 ‘조선통신사 탐방단’은 불행했던 역사적 고난 시대를 뛰어 넘어 한일 양국간에 친선과 우호의 시기를 찾아내기 위하여 통신사 교류의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고 합니다.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서 3>은 400년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통신사 파견을 통해 이루어진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의 흔적을 차분하게 쫓아가고 있습니다.

부록에는 조선통신사 옛길을 따라가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을 위한 교통편, 연락처 간략한 소개와 입장료, 각각의 시설 개관시간과 같은 여행정보들도 담겨있습니다. <조선통신사>라고 하는 역사 속 길을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일본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좋은 기회를 열어주는 특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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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체험여행 31
이근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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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떠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해외여행은 꿈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눈으로 보는 여행에 머무르기 때문에 여행담을 들어도, 여행기를 읽어도 본 것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서점을 둘러보면 수많은 여행 책들이 나와 있는데, 대부분 마찬가지로 눈으로 본 것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이근희의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체험 여행 31>(랜덤하우스 중앙)은 본 것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경험한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 있어서 남다른 면이 있다. 이 책은 여행지에 관한 소개가 아니라 '체험 가이드북'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저자 이근희(34)는 '체험여행'을 목적으로 삼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1년여 기간 동안 38개국을 여행하였다고 한다. 이에 그의 책에는 38개국을 유랑하는 동안 체험한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자를 위하여 꼭 필요한 정보들도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

'적은 돈'으로도 할 수 있는 신나는 체험여행

주위에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떠나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어떻게 해서 돈이 없는 사람들이 기껏 돈을 모아서 해외여행을 떠나도 사전 준비가 없으면 여행사가 준비해 준 일정에 맞춰 끌려 다니다가 돌아오기 십상이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데 있어 여행 경비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요금이다. 항공료를 마련하고 나면 어떻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책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라오스 방비엥 쏭강에서 하루 종일 카약을 타고, 점심도 먹고, 천연 동굴을 탐험 한 후에 대형튜브를 타고 4시간을 둥둥 떠내려가며 느긋하게 즐긴 후에 칵테일파티까지 이어지는 카약투어는 단돈 7달러"면 OK.

스위스 융프라우에서는 10스위스 프랑(약 7400원)이면, 해발 2000미터 지역에서 1000미터 지역으로 내려오는 3시간 코스의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또 징기스칸의 후예들이 만든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 게르에서 잠자고, 몽골식 식사와 파티, 마상쇼와 전통공연을 즐기는 2박 3일 패키지 투어의 가격은 대략 7만2000원. 잘 훈련된 말을 타고 2시간 동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달리는데 1만2000원이면 가능하다.

"이집트의 뜨거운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달리는 클래식한 사륜 구동 캠핑카를 타고 황금빛 모래사막, 검은 사막, 그리고 크리스털이 가득한 크리스털 마운틴과 석회질로 하얗게 변한 화이트 사막을 둘러보고, 베두인식 바베큐 디너로 배를 채우고 흥겨운 캠프파이어를 즐기는 바하리야 사막투어" 역시 8∼10명의 팀만 잘 구성하면 1인당 약 1만원이면 족하다.

"태국 치앙마이에서는 하루 동안 여섯 가지 요리와 디저트 만드는 법을 배우고 만든 요리를 실컷 먹을 수 있는 쿠킹 투어 가격이 2만원"이면 된다.

"보트를 타고 하루에 4개 섬을 돌며 스노클링과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신나는 와인파티,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나른한 휴식과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보트 투어, 화려하고 푸짐한 시푸드 런치와 열대 과일을 즐기는 가격이 단돈 6달러"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중저가에 해당되는 1인당 45달러 하는 이집트 홍해의 체험 다이빙이나, 50유로를 가지고 런던에서 세계 수준의 뮤지컬을 VIP석에서 즐길 수도 있는 체험여행도 있다. 우리 돈으로 수십 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히말라야 경비행기 체험, 러시아 시베리아 열차 횡단여행,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 타기, 터키 카파도키아 열기구 여행, 스위스 인터라켄의 패러글라이딩 여행도 소개되어 있다.

오랜 경력의 경험 있는 교사로부터 배우는 타이 왓포의 마사지 스쿨 자격증 코스나 터키 이스탄불의 밸리 댄스, 인도 바라나시의 전통음악과 요가배우기도 특별한 체험 여행에 해당된다.

<죽기 전에 꼭 해봐야할 체험 여행 31>은 저자의 상세한 경험과 여행 정보가 소개된 19개 체험여행 코스와 못다 한 이야기로 간략하게 소개된 그 밖의 추천 체험 여행 12가지가 감겨 있다.

'이근희 무작정 따라하기' 대신 자신만의 여행계획 세워보길...

나는 이 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막상 내가 세계여행을 떠난다면 책에 소개된 31가지 여행 중에서 꼭 하고 싶은 것은 몇 가지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근희의 체험 여행 31가지 중에서 '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되는 것은 불과 다섯 가지 정도에 불과하였다.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혹시 그곳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해보고 싶은 체험도 서너 가지는 더 되었다.

저자와는 달리 만약 내가 여행을 떠났다면, 아무리 일정에 쫓겨도 히말라야는 걸어서 트레킹 투어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책을 놓으며 라오스 방비엥의 카약투어, 터키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여행, 몽골 초원 여행, 러시아 시베리아 열차 횡단, 타이 왓포의 마사지 스쿨을 꼭 가서 체험해보고 싶은 곳으로 포함시켰다.

사람마다 제각각 살아가는 모양도 다르고, 가고 싶은 곳도 다르고, 관심과 여행의 목적도 다르다. 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여행 대신에 몸으로 부딪히고,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계획을 세우는 이근희의 여행방식은 배울만하다.

배낭을 메고 떠나는 이들은 이 책을 일독한 후에 '이근희 무작정 따라하기' 대신에 자신이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찾아 체험해보는 여행계획을 세워보면 좋을 것 같다.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체험 여행을 골라보세요


Travel 01 몸으로 부딪치며 느끼는 체험여행
01 이집트 다하브 홍해의 황홀한 스쿠버 다이빙
02 라오스 방비엥의 카약 투어
03 터키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여행
04 노르웨이&핀란드 자동차 북극권 탐험
05 스위스 인터라켄의 패러글라이딩

Travel 02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지는 낭만여행
06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 뮤지컬 보기
07 네팔 히말라야의 마운틴 플라이트
08 중국 내몽골의 초원 여행
09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 타기
10 이집트 시나이산 성지 순례
11 러시아 시베리아 열차 횡단
12 이집트의 바하리야 사막 투어

Travel 03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휴식여행
13 타이 왓포의 마사지 스쿨에서 자격증 따기
14 인도의 바라나시 전통 음악 & 요가 배우기
15 일본 아오모리의 온천 여행
16 이스탄불의 풀코스 목욕, 하맘 투어

Travel 04 새로운 것을 배우는 러닝여행
17 베트남 동코이 아오자이 만들기
18 타이 치앙마이의 쿠킹 투어
19 터키 이스탄불의 벨리댄스 체험

*못다한 이야기... 즐거운 투어, 그밖의 추천 체험여행 12
20 필리핀 플랜테이션베이 리조트 체험
21 네팔 템플 스테이
22 코르동 블뢰 1일 요리 투어
23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체험
24 프랑스 파리, 최고의 리빙 골목 ‘렌 거리’ 탐험
25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 엿보기
26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문화 체험
27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리메라리가 축구 관람
28 헝가리 부다페스트, 와인하우스 체험
29 체코 프라하, 공연 즐기기
30 헝가리 헤비츠 교기 온천 체험
31 가격대비 최강, 베트남 나짱 보트 투어

1~19번까지는 상세한 저자인 이근희씨의 체험담과 체험 정보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20~31번까지는 모두 합쳐서 5page로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1~19번까지 소개된 체험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이 책은 매우 유용한 가이드북이 될 수 있습니다만, 나머지 뒷 부분 여행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이 책을 통해서 얻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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