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빠가 늦게 온 이유는 말이야 한림 저학년문고 30
이치카와 노부코 지음, 김버들 옮김, 하타 고시로 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아빠는 늦는 말이 많아요.

내가 엄마랑 목욕을 하고 있어도,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도,

아빠는 아직 오지 않아요.

"이제 잘 시간이네."

엄마가 텔레비전을 끄고,

불을 껐는데도 아빠는 아직이에요.

이렇게 늦은 밤,

아빠는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4쪽)

그런 아들아이에게 아빠는 어젯밤 땅을 파느라 늦었다고 말한다. 마치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은 이유로 매번 늦었다고 말하는 지각대장 존처럼 말이다. 아들이 기다리는 줄 알고 빨리 집에 가려고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고 가게를 지나 모퉁이를 돌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뿔사! 공사중이었는지 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삽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는 것. 아무도 못 본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단다. "어이큐, 넘어졌네." 아빠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웬 작은 두더지가 한 마리 있었다고 한다. 두더지는 피식 웃으며 "어른이 넘어지다니, 창피하지도 않아요?" 라고 말했다는 것. 두더지 뿐 아니라 개미 한 마리도 어디서 나타났는지 나타나 까불거리며 "정말? 다 큰 어른이 넘어졌어?" 라고 말하더라는 것. 이어 지렁이가 꿈틀꿈틀 기어와 "운동 부족이겠지."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렁이는 "삽질은 절대 못 하겠군." 이라고 잘난척하며 말하자 아빠는 잘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그럼 어디 해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빠는 열심히 땅을 팠고 그 모습을 구경꾼들이 잔뜩 모여서 봤다는 것. 구경꾼들은? 지렁이 한 마리, 두더지 열 마리, 개미 백 마리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렁이가 다급하게 구덩이 안으로 내려오더니 이 속도라면 늦지 않을거라며 계속 파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모두들 빠르게 노래를 부르며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땅을 파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아빠가 생각하며 파고 있을때 두더지가 코 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더지가 작은 삽으로 바닥에 있는 흙을 살짝 떠내자 '뻥!' 소리와 함께 땅굴 바닥에 작은 구멍이 나타났다. 그 구멍 안을 보니 놀랍게도 지하 호수였다. 어마어마하게 큰 호수가 있었고 물가엔느 바위보다 훨씬 큰 메기가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

구덩이는 백 년마다 한번씩 메기가 잠을 자다가 악몽을 꾸는데 바로 그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기가 몸부림을 치면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 그래서 구덩이와 지렁이 개미들은 그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빠가 생각해낸방법은 노래를 불러주는 거였다. 아들이 무서운 꿈을 꿀 때면 불러주던 노래처럼 말이다. 과연 메기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수 있었을까? 기발하고도 재미있는 아빠가 늦게 온 이유 몇 가지가 펼쳐진다. 오랫만에 만난 즐겁고 재미있는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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