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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사고뭉치 ㅣ 동화는 내 친구 1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3년 8월
평점 :
왜 말썽을 부리냐고요?
에밀 때문에 카트훌트 농장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어떤 날은
수프 단지를 뒤집어쓰고 동전을 삼키고,
어떤 날은 동생을 국기 게양대에 매달더니
손님들에게 대접할 소시지까지 몽땅 먹어 치우죠.
하지만 일이 그렇게 된 데에는 다 사정이 있답니다.
무슨 사정이냐고요?
그건 에밀한테 물어보세요!
에밀이 살고있는 동네를 아주 자세히 씀으로 인해 실제감을 더 주고 있다. 스몰란드 지방(스웨덴 남부의 도시) 뢴네베리아 마을의 카트훌트 농장에 사는...이라고 아주 자세히 동네 이름을 알려준다. 그곳에 사는 에밀은 얌전한 아이가 아니라 고집불통에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라는 것.
큰소리로 악을 쓰지 않을때는 얌전해보이는 아이란다. 그렇지. 보통의 아이들은 그렇게 조용해보이지만 떼를 쓴다. 어쩌면 에밀은 에밀이라는 아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말썽꾸러기들, 대부분의 말썽꾸러기 인자를 내면에 지니고 있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과연 내 애는 얌전해보이지만 얌전하다고 말할수 있는지에 대해 되묻게 된다. 나는? 나도 역시 겉보기에는 얌전해보이고 성격좋아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속에 나오는 에밀은 그런 솔직하고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야기를 보다보면 에밀이라는 아이는 무작정 말썽꾸러기는 아니다. 에밀도 잘하려고 하지만 어쩌다보면 어느새 에밀은 말썽꾸러기라 불리게 되는 상황이 닥치게 된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에밀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말썽꾸러기이기도 하다. 모자를 쓸때 나 모자 쓸래라고 말하지 않고 큰 소리로 "내 모자 줘!" 라고 소리친단다. 읍내에 가서 아빠가 사온 그닥 멋지지만은 않은 볼품없는 모자지만 에밀은 썩 마음에 드는지 잘때도 모자를 쓰려고 한다.
강낭콩을 안먹는다는 이야기를 보니 우리아이들과 꼭 닮아있다. 콩을 아주 싫어하는 우리 아이들때문에 아주 골머리를 앓고있다. 시끄럽게 스프를 후루룩 먹던 에밀. 온식구들이 배불리 먹고 나자 수프 단지는 텅 비고 바닥에 아주 조금 남아있었다. 그 조금 남은 수프를 먹기 위해 에밀은 수프 단지에 머리를 푹 쳐받았고 .....그리고.....수프를 다 핥아 먹고 나서 머리를 들려고 하니 머리가 수프 단지에 꼬옥 끼고 말았다. 안빠진다. 아무리 해도 안빠진다. 그래서 수프 단지에서 머리를 빼야만 하는 웃기면서도 슬픈 소동이 벌어진다. 웃기는 이야기이면서도 어른들의 미묘한 마음속의 요동이 아주 리얼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국기를 메다는 높은 봉에 메달려 온 가족들을 소동에 빠뜨린 에밀, 어른들도 제대로 못 잡는 도둑을 잡아내는 말썽꾸러기 에밀의 소동의 재미있게 그려진다. 역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는 생각이 드는 즐거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