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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락 볼볼볼 촉!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11
백승권 글, 이승연 그림 / 단비어린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 잠을 자기는 아쉬운만큼이나 아침에 일어나기도 쉽지 않다. 아침에 엄마가 깨우기 전에 먼저 눈을 뜬 아이는 포근한 이불속에서 일어나기가 싫어진다. 이불 속에 머리를 푹 파묻고 신 나는 꿈을 꾼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꿈을 꾸면 모든게 가능해진다. 꿈속에서 공주님이 되어 꽃마차를 타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모습. 보기만 해도 한껏 즐거워진다. 하얗고 커다란 꽃잎 두개와 동그랗고 커다란 바퀴 하나. 그리고 지붕에는 예쁘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가득하다.
어떨때는 비눗방울을 타고 하늘로 날아가 구름이랑 새랑 노는 꿈. 비눗방울 속에 아이도 들어있고 가이의 인형들도 담겨있다. 마치 투명비행기를 탄듯이 아이는 훨훨 날아가고 있다. 아이는 어디로 가고 싶을까? 온 가족들과 배낭을 메고 멋진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일까? 분홍빛 새가 즐거운듯 지저귀고 있다. 곰돌이는 아주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게 멋진 꿈속을 환상적인 꿈속을 생각하며 즐거운 여행을 하고있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사그락 사그락 촉?
무슨 소리일까? 옆을 보니 엄마가 맛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듯하다. 쌀이 담긴 그릇에 수돗물이 쏴아~부어지고 있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아이는 인형들과 즐거운 상상속으로 빠져든다. 풍경이 아름다운 바닷가 모래장에서 인형들과 모래로 멋진 성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플라스틱 물병에 모래를 넣어서는 사그락사그락 촉~ 재미있는 소리가 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건 지난 여름 가족들과 같이 바닷가에 놀라가서 모래를 병속에 넣고 흔들던 때의 기억이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또각 또각 타다닥탁!
도마위에 올려놓고 야채들을 써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아이는 또 추억속으로 빠져든다. 엄마랑 유치원 가는 길에 엄마 구두가 길바닥을 밟을 때마다 나던 소리. 또각또각 타다닥 탁!
아이들이 엄마가 신는 하이힐을 신고 즐겁게 엄마놀이를 하거나 노는 모습이 연상된다. 나역시 아이때 언니들의 높은 굽이 달린 신을 신고했었던가? 아가씨가 되어 그런 신발들을 보여 신고 싶다~예쁘다~~했던 기억들이 난다. 그런데 문제는 발이 너무 크다는것. 그러다보니 하나도 이쁘지 않다..ㅡㅡ;; 하지만 요즘은 키도 크고 발도 큰 멋진 아가씨들이 정말 많다. 부럽다. 어여쁜 아가씨들~ 아이의 상상속에 내 어린시절과 내가 살며 생각했던 추억들이 같이 녹아든다.
역시 아이들의 그림책들은 보다보면 아이들만의 세계가 아닌 우리가 이미 지나왔던 추억속의 행복했던 그 시간들로 같이 들어가게 된다. 엄마가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를 들으며 즐거운 상상놀이에 빠져든 아이~ 마지막에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앞에 앉아서 행복하게 아침을 먹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그려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