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군데다뒤져, X를 막아라 사계절 중학년문고 24
허은순 지음, 박정섭 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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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조금 이상하게 생긴 열쇠 못 봤니?"

아빠가 허둥대며 물었다.

"어떻게 생긴 열쇠인데요?"

"좀 별나게 생겼어. 딱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아빠가 찾는 열쇠가 바로 이거구나 하고, 보통 열쇠하고는 아주 다르게 생겼으니까. 여기 손잡이가 이렇게 넓적해 가지고......좌우간 딱 보면 알 수 있어."

"그런 건 못 봤어요. 아빠." (11쪽)

아빠는 아주 중요한 열쇠를 잊어버린 모양이다. 기자회견을 하러 갈 정도로 유명한 아빠가 잊어버린 열쇠란 대체 어떻게 생겼고 왜 그렇게 중요한 걸까? 아이의 아빠는 늘 바쁘다. 밤낮 연구실에만 있고 집에 들어오면 한다는 소리가 계속 이상한 열쇠 못 봤냐는 거다. 아이는 도대체가 인류도 연구도 중요하지만 자신은 뭔가 싶다. 아빠는 나에게 관심이나 있는 걸까?

그렇게 서운한 생각을 하며 따분하게 앉아 하품을 하고 있는데 문득 벽시계에서 소리를 내는 뼈꾹 소리를 낸다. 최대 나는 소리가 열두번이어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25번이나 울어댄다. 아이는 자신이 또 시계를 망가뜨렸다고 혼이 날까봐 잔소리가 듣기 싫어 밖에 나가 놀다가 오는척 하려고 나가다가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편지함 앞에서 무언가 얼쩡거려서 보니 누군가 편지함에서 조그만 봉투를 꺼내고 있는데 어라? 시궁창에나 살 법한 시커먼 생쥐가 편지를 꺼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몰래 다가가서 보니 편지 봉투를 열어 편지를 읽었다. 편지를 읽는 것도 황당한 상황인데 이마를 탁 치고 인상을 살짝 찌푸리다니!

아이는 너무나도 황당항 상황에 생쥐를 뒤쫓아가서는 편지를 홱 낚아챘다. 생쥐는 편지를 빼앗기고는 깜짝 놀라 어서 내놓으라고 길길이 날뛴다. 아이는 못 주겠다며 실갱이를 하다가 생쥐에게서 말도안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근처에 싸다싸 슈퍼 옆 몰래볼래 만화방 지하실 곰팡이나는 방에서 모임이 있으니 오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용을 보니 시계가 25번을 친것도 자기가 아닌 것이다. 아이는 생쥐를 가둬놓고 그 모임에 생쥐대신 생쥐 가면을 쓰고는 간다.

그곳에서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 동물들에게서 자신의 아빠가 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듣게된다.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는 절대 그렇게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동물들이 하나둘 돌아가면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얼마나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아빠 입장에서는 사람 입장에서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고민에 빠진다.

동물들은 그 희한한 아빠가 찾던 열쇠를 찾아서 실험실에 갇힌 동물들을 구해주려고 모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아빠가 하고 있는 일중에 아주 위험한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 과연 아이는 아빠의 말을 믿을 것인가 동물들의 말을 믿을 것인지 갈등을 한다.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도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될듯하다. 텔레비전이나 과학자들이 말하는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계속 해야할것인지 아니면 그런 일들을 중단하는 것이 옳을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 줄것이다.

"나는 진실을 밝히고 싶을 뿐이야."

"이봐, 지금 진실이라고 했어? 어리석은 인간의 아들. 진실은 네 맘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못하든 진실은 그저 진실일 뿐이야. 네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진실이 바뀌는 건 아니야. 진실은 그래. 안됐다만 분명한 건 진실은 때로 너무 불편해서 받아들이기보다는 모른 척 외면하고 싶어지지. 너도 다르지 않을 거야." (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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