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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비의 아주 특별한 세계 일주 2 ㅣ 웅진책마을
존 보인 지음, 정회성 옮김, 올리버 제퍼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동화책을 읽다보면 문제의 시작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어른들이 비뜰삐뜰 만들어놓은 길을 아이들은 따라가야만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겐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태어났을때부터 어른은 아주 덩치가 크고 나에게 밥을 먹여주고 살게 해주었던 사람이니 어른은 곧 법인것만 같은 생각에 빠져드렉 된다.
나역시도 어린시절 부모님 말을 듣지 않으면 하늘이 두 조각나고 말거라는 두려움에 떨곤 했다. 부모님이 시킨 일을 하지 않으면 내가 아주 큰 죄인이 된듯한 그런기분이 들곤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 들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어쩌면 삐뚤어진 길에 아이들을 우리는 쑤셔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아이들이 나보다 훨씬 위대한 존재임을 수시로 깨닫게 된다. 세상의 논리의 잣대가 어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부술 일이 수시로 등장한다. 그럴때마다 아이들앞에서 권위를 내세우곤 하는 나자신을 보며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나역시 어린아이였을때 커다랗게 보였던 어른들이 있듯이 아이들도 나를 커다란 어른으로 존중해주길 바라는 그런 강박강념게 갖혀 살아가고 있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리고 그렇다고 말하는 누군가에게는 쌍심지를 켜고 대들게 된다. 그게 어때서? 넌 안그래? 너도 어른이잖아. 너는 뭐 아이들 잘 키우는 줄알아? 라고 서로 고성이 오가곤 한다. 하지만 뭐 오십보 백보일때가 참 많다. 내생각의 필연성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맞아떨어져야 직성이 풀리는건 우리가 어른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역시 그럴때가 있다. 어떨땐 천진난만하기만 한데 어느 순간 어른의 탈을 쓴 아이들을 보곤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우린 또 경계의 시선을 갖고 바라본다. 애가 너무 애어른스러워서 문제야~ 저 아이는 요주 인물이야~~라고 말하기도 하고..한마디로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그런데 아이러니란?
어쨋든 그런 뒤집어보기 거꾸로 보기등을 이 책은 시도하고 있다. 중력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아이의 부모는 그런 아이가 창피하다. 정상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아이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와 가이 아이 역시 그런 부모로부터 벗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된다. 자유라는 것이 없을때는 그냥 부모 말이 맞다라고 생각하고 살게되지만 자유를 조금이라도 만끽하고 나면 아이는 그 자유와 부모의 강박이 부딪쳐 아주 피곤해지고 마는 것이다. 그때부터는 자유가 더 갈급해지는 것이다.
공중을 둥둥 떠다니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바너비는 세상을 배워나간다.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멋지고 환상적인 일도 많다는 것을 깨닫고 바너비는 세상을 향해 용감하게 팔을 뻗는다. 아~~바너비~~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