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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나무 보자비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13
다이앤 호프마이어 지음, 최영옥 옮김, 피에트 그로블러 그림 / 여유당 / 2013년 9월
평점 :
보자비 나무에 관한 옛이야기는 아프리카 대륙에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그중 가봉에서 전해져 오는 이 이야기는 재미있는 말놀이와 반복으로 이야기의 맛을 한 껏 살려 냈다고 한다. 그림도 가는 펜 선과 수채화로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아주 먼 옛날 마른 바람이 아프리카 평원을 훑고 지나갔고 비는 한 방우롣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풀은 시들고, 나무는 죽고, 땅은 낡은 가죽 같게 되었다는 이야기. 생각만 해도 푸석푸석하고 먼지만 폴폴 날리는 답답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그러니 동물들은 얼마나 목마르고 배가 고팠을까. 그런데 저 멀리 나무 한 그루가 보였는데 놀랍게도 달콤한 망고 향이 나고 멜론 처럼 크고, 석류처럼 즙이 많은 빨갛게 익은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있었다. 그 나무에는 지금가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거대한 비단뱀이 나무를 똘똘 감고 있는 것이다. 키가 아주 큰 기린도 과일에 닿을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동물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때 코끼리가 씩씩하게 나서며 말했다.
"나한테 맡겨, 난 무섭지 않아
비단뱀은 절대로 날 삼킬수 없어."
코끼리는 비단뱀에게 배가 무척 고프니 과일을 따게 똬리를 풀어줄수 없느냐고 간절하게 묻는다. 그런데 비단뱀은 그런 코끼리에게 나무 이름을 말하기전에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동물들은 이름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런 와중에 작은 거북이가 큰 소리로 말하길 할머니의 할머니가 이 나무에 대해 알려주었는데 밀림의 왕은 그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주 멀리 살고 있다는 것. 그러자 얼룩말이 자기가 가장 빠르니 얼른 가서 알아오겠다고 말한다.
얼룩말은 잽싸게 달려 시원한 그늘에 누워 있는 왕에게 자신들은 너무 배고프니 달콤한 망고-멜론-석류 나무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사정을 이야기한다. 사자는 낮잠을 자던 길이라 두 눈을 꼬옥 감고 있다가 한쪽 눈만 겨우 뜨고는 나무의 이름을 알려준다. 그 말에 너무 기뻐하며 얼룩말은 쏜살같이 달려갔지만 동물들이 나무 이름을 묻자 이름을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전혀 다른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비단뱀은 틀렸다며 절대 비켜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원숭이가 자신은 얼룩말보다 똑똑하니 가서 알아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서 자는 사자의 잠을 깨워 이름을 알아왔는데 또 잊어버리고 만다. 동물들은 하나둘씩 이름을 알러 가고 동물들은 계속 이름을 잊어버리고 사자는 점점 화가 머리끝까지 나기 시작한다. 책을 보는 아이들은 아마도 깔깔거리며 뒤로 넘어가며 즐거워하지 않을까?
과연 그 동물들은 그 맛난 열매를 먹을수 있을까?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해줄것이다. 자신들과 같은 작고 느린 거북이가 결국 아주 큰 일을 해내는 대목에서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들처럼 작고 힘이 없어보이는 작은 거북이가 문제를 해결하니 말이다. 그리고 이름을 자꾸 잊어버리는 대목에서도 역시 아이들은 공감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