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맛있어 웅진 푸른교실 12
박정애 지음, 김진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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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에 앉은 엄마가 고개를 운전석 쪽으로 홱 돌렸다.

"당신!"

헉.

나를 부른 것도 아닌데, 내 목이 자라처럼 오그라들었다.

"내가 새벽에 일어나서,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부려 가지고

주먹밥 도시락을 준비했는데, 그걸 안 먹고

숯불구이를 먹어야겠다는 이유가 뭐야?"

 "먹고 싶은데 이유가 있나? 앗, 숯불구이다!"

멀리 노란 바탕에 빨간 불꽃이 그려진, '숯불 화로구이 식당'

간판이 보였다. 아빠가 차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8쪽)

 

엄마가 아빠가 즐거운 휴가길에서 싸우기 시작한다. 싸움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일이란 마음이 담겨 있어서 사소하다 크다라고 말할수 없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속에 갇힌 은애는 어쩔줄 모른다. 엄마는 아침부터 준비한 주먹밥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고 하고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먹고 싶은 숯불구이를 먹자고 우겨댄다. 그러니 당연히 싸움이 날밖에~ 엄마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가끔 무언가 먹을 것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이들이나 남편이 바깥에서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할때는 그야말로 좌절이다.

 

은애가 아무리 말리려 해도 둘의 싸움은 사그라드는듯 하면서 끝날줄을 모른다. 엄마는 느티나무 아래서 아빠는 숲불구이 집에서 고기를 먹는다. 그리고 은애는 그 사이를 오가며 두 개다 먹으며 어떻게든 싸움을 막으려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휴가내내 그렇게 싸우다가 돌아왔다. 그 후로도 둘의 냉기는 가실줄을 모른다.

 

겨우 엉망진창 휴가를 끝내고 돌아왔는데 은애네 아랫층에 누군가 이사오는지 이삿짐 트럭이 있다. 은애는 자기와 같은 또래였으면 좋겠다는 즐거운 기대를 하는데..아뿔사~~호수 반대쪽 으리으리한 고층 아파트에 살던 같은 반 친구 오지희다. 이사오자마자 지희 엄마는 시끄러우니 조용조용 걸어다니라고 올라오고 지희는 은애에게 자기네 후진 아파트로 이사온걸 비밀로 해달라고 말한다.

 

그때부터 은애는 번민에 빠진다. 원래 비밀이란 입이 근질근질하고 말하고 싶은 법이다. 은애는 당연히 입이 근질근질 꾸욱 참다가 어느순간 친구에게 비밀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 친구는 또 다른 친구에게~~비밀이란 원래 좀 그런 마력이 있지. 지희는 은애가 자신의 비밀을 말했다며 은애에게 복수를 하기시작한다.

 

은애는 그런 지희가 미우면서도 자신이 비밀을 누설했다는 것을 알기에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즈음에 아빠도 엄마와의 화해를 위해 무언가를 시도한다. 바로 엄마가 좋아하는 걸 하는것. 엄마가 좋아하는 손편지로 엄마의 마음을 가볍게 돌려놓는다. 그것을 보고 은애도 아빠처럼 무언가 사과를 먼저 사과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는 지희에게 아빠에게 배운 방법으로 사과를 시도한다. 과연 지희의 반응은?

 

아이들의 섬세하고 여린 심리를 그리고 어쩔때는 아주 여우같은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더 마음에 드는건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림이다. 김진화 작가의 그림은 은애라는 아이의 심경이 어떠할지, 은애라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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