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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엔 좀 애매한 ㅣ 사계절 만화가 열전 1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8월
평점 :
작가의 말에서 하고 있는 작가의 말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나도 이렇게 내가 가진 삽 한 자루로 할수 있을만큼의 제대로 된 삽 한 자루를 가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을 그리다보면 정말 잘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어딜 가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엇이든 좀더 타고난 듯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이번에 김연아의 클래스가 다르다는 것처럼 클래스가 다르다고 회자되는 즉 다름 사람들에 비해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뭐 또 꼭 그런 사람들이 승자가 되는 것이 아닌게 현실이기도 하다. 누가봐도 이번에 김연아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러시아의 오만방자함이 나은 결과라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리그였다는 이야기. 그처럼 살다보면 자신들만의 리그에 나홀로 외로이 끼어 있는 것같은 느낌을 갖게 될때가 정말 많다.
세상에 강자가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그 강자라는 개념이 애매할때가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실력이 강자로 보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돈이 강자로 보일 것이다. 실력은 있지만 돈이 없어서 비굴모드로 살아가게 되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도 역시 엇갈림이 있다. 난 비굴하게 살지 않을거야! 라고 외치면서 정말 비굴해보이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야말로 비굴모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난? 난 뭐 여지없이 비굴모드로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제대로 된 삶은 아니잖아? 라고 외치면서도 누군가 들어주지 않는다 싶으면 조용히 사그라들고 마는...
학원에서 그림을 그릴때가 생각난다. 완전체로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또 그닥 못 그리는 것도 아니다보면 뭔가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상황이 또 색다른 상황이기도 했고..뭐 색다른 상황이라면 오빠가 화실 선생님이었다는 거? 그냥 선생님도 아니고 엄청 잘하는 잘그리는 수제자였다가 선생님이 된 케이스다보니 난 그 아래 껌처럼 보너스처럼 붙어있는 그런 존재였다. 그런데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네? 이런 젠장...
암튼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슨 말인가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사람은 그렇다. 내가 겪어본 일과 누군가 그렇다고 말했던 일의 엄청난 차이를 느낄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며 아마도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난? 아~맞아 그랬지..라고 생각하며 보게된다. 그랬지..그랬지..맞아...
이 작가의 그림실력 정말 부럽다. 이렇게 잘 그릴수 있다니..부럽다. 라고 말한다면 누군가는 부러우면 지는거야. 너도 열심히 하며 잘 할수 있지~라고 말할테지만..뭐 아마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더 잘알지 않을까? 이건 뭐. 암튼 멋진 그림이다. 내용도 현실속에서 그대로 벌어지는 일들이고. 이런 만화들이 많이 등장하는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이 그림을 잘그려 학원에 보내고 싶지만 보내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 그리고 그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줄 아는 아들. 삶은 일단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꾸준히 하는 자의 승리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얼마전 어느 누군가가 말했다. 그래봤자 소용없어. 어차피 사는게 다 그렇잖아? 그렇지. 사는게 그렇지. 그래서 문제지. 그 문제속에 그냥 조용히 먹혀드느냐 아니면 꼼지락 거리기라도 하느냐 그건 같지 않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