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왔다 사계절 그림책
김재희 글.그림 / 사계절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울 조카가 생각난다. 멀쩡하게 생긴 남잔데 덩치가 좀 있고 수염을 좀 안자르면 아이들이 무서워한다. 큰언니네 손녀딸은 심지어 그 조카를 보면 울기까지 한다. 다른 아이들 역시 첨엔 외모를 보고 무서워하지만 그 조카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다보니 또 어느새 친해지곤 한다. 지금은 그나마 그 아이들이 커서 울지는 않는다는것.

 

그처럼 부모님이 바쁜 아이들같은 경우는 정말 사람이 그립다. 누군가와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집에 혼자 있는 나같은 경우도 혼자 있을때는 모르다가 아이들이 방학때 집에 있으면 집안이 꽉차고 정신없는 느낌이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개학을 해 학교에 가게 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어린아이들이면 오즉하겠는가.

 

엄마랑 아빠는 바쁘지 누군가 날 돌봐주러 온듯한 사람은 나에게 별관심이 없지. 정말 쓸쓸하고 외로울 것이다.첫장면부터가 의미심장하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라는 글과 함께 온갖 어질러진 방안에 뎅그러니 조그만 아이가 한쪽에 누워있다. 아주 작은 섬처럼 보인다. 엄마 아빠가 둘다 바쁘게 일을 하니 가지고 놀 장난감도 그득하고 커다란 텔레비젼도 있지만 아이의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다. 하루종일 놀다 지쳐 한쪽에 쪼그리고 누워있는 아이의 뒷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쓸쓸하다.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걱정이 되어 전화만 열심히 한다. 이거 해라~저거해라~ 그러던중 반가운건지 무너지 삼촌이 온다고 전화가 온다. 그런데 나에게 삼촌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기억에 없는 삼촌이 갑자기 온단다. 잠시후 삼촌이 왔다. 그런데 삼촌은 덩치도 크고 털복숭이 처럼 턱밑은 거칠거칠...앗~ 우리 조카하고 정말 닮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 조카가 걱정이 되네...그 조카가 어서 아이를 나아야 할텐데...아직 애기가 생기지 않고 있으니...그 아이가 이 책에 나오는 삼촌처럼 아이를 나으면 아주 잘해줄텐데...

 

못생기고 털이 까칠까칠한 삼촌. 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뭐야 이게!!

삼촌은 동희가 귀여워서 동희에게 계속 접근하고 동희가 노는 족족 따라다닌다. 동희는 그런 삼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삼촌은 동희를 위해? 까칠까칠한 털을 거품비누로 깨끗이 민다. 그 모습을 보고 동희는 즐거운 놀이를 만난듯이 즐거워하며 어느새 삼촌과 부쩍 가까워진다.

 

그 후로 삼촌과의 시간이 즐거워진 동희. 어느새 동희와 단짝 친구가 되었지만 여름방학이 끝나고 삼촌은 다시 여행을 떠난단다. 동희 방에 멋진 선물을 두었다고 하더니 어디를 찾아봐도 선물은 보이지 않고...속상한 동희가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삼촌의 선물이 짠!!! 하고 나타난다. 따뜻하고 귀여운 그림책이다. 예전에 내 조카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조카들이 어릴때 큰언니는 형부가 어디 출장가실때마다 날보고 와서 자라고 했다. 무섭다고..그러면 난 아이들이 귀찮아서 잘 놀아주지 않았었다. 그걸 기억해내고 이제 애 엄마가 된 조카가 평소 별 말이 없던 조카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모 옛날에 우리 한테 막 짜증내고 그랬는데~"

 

난 순간 얼음이 되고 말았다. 할말이 없고 얼굴은 빨개지고.... 미안하다...조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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