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가 말하는 쓰고 옮긴다는 것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리진서정시집[ 나무를 찍다] 

 

'누가 심었을까

이 나무는?'

혹은 저절로 자랐을까?

자라오며 이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하였을까?

얼마나 더 자랐을까?

이 나무는?

......꼬리 물고 떠오른 궁리궁리는

마침내 그의 가슴속에서

소리없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나무를 심자!'

 

그 외침 속에 그는

자기도 몰래

삶에 대한 자기의

모든 사랑

모든 애수를

부어 넣었다.

자기가 심지 않은 나무를

찍어 쓰듯이

반생도 더 살아오지 않았는지

갈피 없이 더듬으면서

소리 없이 거듭 외쳤다.

'나무를 심자!'

이책의 저자인 작가 이윤기는 이 시인의 시집속에 담긴 시를 보며 울다가 웃다가 아주 강한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좋은 이해하기 좋은 시를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개하고 있다. 좋은 시에 대해 시란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글을 쓸줄알고 볼줄아는 눈이 트인 사람 눈에는 사람들 눈에 많이 띄지 않는 파묻혀있는 시들도 값진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모양이다. 나도 그런 해안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글을 좀 배운다고 하다보니 정말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깨닫고 있다. 무슨일이든 한번 했다하면 끝까지 가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조금만 하다가 힘들면 바로 바로 포기한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시간은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만 계속 생각하고 진전이 없다.

 

시를 읽으면서 북받혀 올라 울수 있다는 것도 참 보기좋았다. 좋은 글을 보고 감동을 할수 있다는 것. 가끔은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정말 좋은 글 아니야? 하면서 감동하는 그들은 그로 인해 조금씩 변해 갈 것이다. 좋은 글이 가랑비에 비옷젖듯이 다 젖는 것처럼 몸에 익히게 되지 않을까?

 

내가 읽었던 책들도 대부분 이윤기 작가가 번역했다는 걸 알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아.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구나. 몰랐네..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을수 있었다. 그런 작가의 삶이 그대로 딸아이에게 영향을 끼쳐 딸도 번역의 길을 걷고 있다. 무릇 부모가 무슨일인가 잘 해내면 그 일의 맛을 알고 살아간다면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도 그리고 자식들도 영향을 받게 되 있다. 내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다.

 

한글의 쓰임에 대해 그가 번역을 하고 글을 쓰면서 들었던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들이 이 책속에 덤덤하게 모여서 담겨져있다. 그는 이제 이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글은 남아있다. 그의 글은 얼마나 오래동안 사람들 머릿속에 남아있을까? 아마도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듯하다. 자신이 읽고 싶었던 분야을 계속 번역하고 글도 썼는 그의 삶이 멋있어보인다. 그러니 그의 딸도 그길을 걷고 있을 것이고 말이다.

 

나날이 척박해져가는 이 땅에서 이 땅의 것들이 나날이 뿌리 뽑혀간다고 했다. 이제는 산삼도 모조리 뿌리 뽑히고 없으니 심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맑은 물도 흐르게 하고, 맑은 하늘도 보이게 하고, 무엇보다도 통일을 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득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저렇게들 심고자 하는데, 너는 지금 무엇을 심고 있느냐?"

 이렇게 묻는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다. 걷잡을 수 없었다. 나는 운전기사에게, 미안합니다. 하고는 울어버리기로 했다. 참으려니, 목구멍에서 '크화악크화악'소리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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