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자전거 재미마주 신세대 그림책
강현선 글.그림 / 재미마주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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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가방을 멘 한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회색 담장위에는 빨간 장미가 탐스럽게 피어있다. 아이가 어느 집 앞에서 야채를 다듬는 앞치마를 두른 아줌마에게 인사를 하고 아줌마도 아이에게 학교 다녀오는 길이냐며 반갑게 인사한다. 이윽고 아이는 아줌마네 야채 가게 앞을 지나 골목길로 접어든다.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한듯 평화로운 골목길 풍경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남매가 아이스크림 통에서 맛있는 아주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고르는 모양이다. 서로 아이스크림을 자기가 좋아하는 맛난 아이스크림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자전거 탄 아이는 슈퍼앞을 지나 전봇대 옆에서 놀이를 하고 있는 한 무리의 아이들 곁을 지나간다. 어릴적 놀던 풍경이 떠오른다. 밤이 늦도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 다방구를 하던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지금 그렇게 놀다가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게 쫓겨나기 일수다. 우리 아들아이가 그랬으니까. 예전처럼 온 동네가 놀이터이던 시절은 지났다.

 

시끌벅적한 그 길을 지나 자전거를 탄 소년은 주택가로 접어든다. 보라빛, 분홍빛 지붕이 잔잔하게 담겨있다. 이번엔 아주 커다란 나무들이 가득한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후두둑~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날은 아까보다 어두운 빛으로 바뀌어 있다. 그리고 거센비가 솓아지고 또 조금 지나니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햇살이 따뜻하게 나무가 가득한 길을 비춰준다. 이런 날을 사람들은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고 했던가?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 했나? 그럼 여우랑 호랑이랑? 엥? 뭐지?

 

인터넷에 쳐보니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 여우와 호랑이가 결혼한다는 말? 하고^^;;

숲을 지나니 아름다운 호수가 아이를 반겨주고 아이는 자전거에서 내려 물수제비를 뜬다. 사실 이런곳에서 물수제비를 이런 자세를 뜨는 건 아닌듯 하지만 어쨋든 아름다운 풍경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드디어 아이는 목적지인 엄마가 반겨주는 집에 도착한다. 그리고 피천득 시인의 수필 [조춘]속의 아련한 내용을 소개하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봄이 오면

비둘기 목털에 윤이 나고'

 

봄이 오면

젊은이는 가난을 잊어버린다.

 

그러기에 스물여섯 된

무급조교는 약혼을 한다.

 

종달새는 조금 먹고도 창공을 솟아오르리니,

모두들 햇빛 속에 고생을 잊어보자.

 

말아 두었던 화폭을 펴 나가듯이

하루하루가 봄을 전개 시키려는 이때.

 

그림책과 이 피천득의 멋진 글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평화를 선사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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