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또 애들이 집까지 나를 쫓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콧이 새로 끼여 있었다. 어제 나를 보고 웃어 주었을 때만 해도, 혹시 내 친구가 되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테일러 힐을 올라가는 나를 보며, 그 애도 다른 애들과 똑같이 '누더기 앤'을 외쳐 댔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어머니가 말했다.

 "뛰어왔구나."

 애들에게 쫓긴다는 사실을 한 번도 어머니에게 말한 적이 없다. 더군다나 어머니는 내가 달리는 걸 질색하는 편이다.

 "네, 어머니. 죄송해요."

 어머니는 혀를 차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때가 있는 거야, 마샤. 하늘 아래 모든 목적에는 때가 있단다."

 나는 내 이름이 싫다. 마사. 성경에 나오는 이름이지만 애들은 바보 같은 이름이라도 생각한다. (7쪽)

 

책을 읽고 있는데 아들아이가 표지에 있는 '혐오'가 뭐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보니 혐오가 살고 있단다. 읽으면서도 그냥 대충 뭐 큰 개나 그런건가보다 생각하며 무심이 넘어갔던 대목이었다. 그래서 넌 혐오라는 뜻도 몰라?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이가 알지~라고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음~~개가 아니었다. 개가 아닌 충격적인 실체가 있었다.

 

처음 앞부분에서는 그냥 앤이라는 아이가 부모의 좀 특이한 교육방침과 특이한 종교로 힘들어하고 있구나 정도였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양육방식으로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슬픈아이. 그런데 읽다보니 스콧을 통해 앤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비밀이 있거든? 이 아니고 처음엔 아무생각도 없이 봤는데 차츰차츰 뒤로 가면서 놀라운 가면이 벗겨진다.

 

역시 수상을 한 책은 뭐가 달라고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강력한 메세지와 함께 강한 이야기의 매력이 있다. 엄마, 아빠가 저녁에도 일을 하러 나가고 그래서 혐오를 지켜야하는 아이. 도대체 혐오가 뭐길래? 보통의 부모와 보통의 가정에서 살고 있는 스콧은 앤을 만나게 되면서 차츰차츰 앤을 위해 굼틀거리기 시작한다. 건강한 아이다. 다른 아이들의 흐름에 아무생각없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강한 아이다.

 

스콧으로 인해 앤도 차츰차츰 자신에게 있는 문제점들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서서히 부모님이라는 거대한 성에서 한발자국씩 용기를 내 내딪는 앤의 이야기가 생동감있게 그려진다. 보통은 부모님의 말이 법이다. 하지만 부모님이라고 해서 모두가 선을 쫓겨나 아이들에게 올바른 길만을 인도하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조차 어떤땐 아이들보다 더 어리숙하게 삶을 바라보곤 한다. 그런 부모밑에서 자란다는건 아이에게 큰 재앙이다. 그런 일들이 아이들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가끔은 그런 난관에 부딪쳐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삶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야만 할까? 고민되고 갈등되면서도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잘 이겨낸 앤이라는 소녀의 아픈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스콧! 아주 멋지다. 책을 읽는 친구들이라면 스콧이라는 인물처럼 지혜롭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될듯하다. 어른인 나역시 스콧처럼 씩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