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라마 어떻게 만들 것인가 - 표민수 감독의 드라마 제작론
표민수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작가주의 감독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라면 작품이 좋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풀하우스]를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노희경 작가의 글로 만들어진 드라마도 생각난다. 책의 머릿글에 우연히 떨어지는 과일을 줍다가 '스파이 모집'이라는 작은 스티커를 발견하고 무료한 주부의 일상에 변화가 왔다는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처럼 이 책의 작가 표민수 역시 그런 우연이라는 과정을 거쳐 이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살다보면 우연으로 만난 일들이 그 사람의 길을 인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쩌면 우연히 생긴 일들도 어쩌면 그 사람이 걸어갈 운명적인 길이기도 할 것이다. 딸아이가 초등학교때 교회에서 성가반을 하다가 성극반으로 전환한 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가 딱히 원했던 건 아니지만 성극이라는 연기를 하는 것이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할 것이라 재미있을듯 하여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듯해 그길로 인도했다. 처음에 아이는 연기도 제대로 못하고 춤이나 노래나 뭐든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저냥 들러리 정도를 하다보니 어느새 주연급역할을 맡고 있었다. 연기를 지도하는 선생님도 마침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연출작가라서 아이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성극을 제대로 배웠던 아이들은 대부분 연기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하나둘 연기의 세계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물론 들어간 아이들도 있고 들어가려다 말고 다른 길로 가버린 아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 아이역시 연기를 간절히 소망했지만 참..소심한 엄마이다보니 왠지 연기의 세계는 위험하지 않나 하는 공론화된 생각으로 주춤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한발 한발 뒤로 물러서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는 내 바램대로 뒤로 한발씩 물러나는 듯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 어느 지점에 서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 아이가 딱 원하는 일인 드라마 연출자의 책을 만나고보니 반갑기만 하다. 그것도 아주 잘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라니. 그런 작가 역시 우연이라는 끈으로 이길로 들어섰다는 것도 아주 매혹적인 이야기다. 노희경 작가와 친분을 쌓아가며 작업을 같이 하곤 한다는데 그 작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가인지라 드라마 극본인가? 가 책으로 나온건을 먼저 보고 드라마를 보고싶어서 찾아서 보았적이 있다. 물론 다 본건 아니지만... 영화든 뭐든 이렇게 뒷이야기들은 정말 재미있고 아주 매력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드라마는 시간때우기라고 생각하며 본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음~~이 작가가 만든 드라마들이 궁금해진다. 한때 [커피하우스]가 아주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그때는 그닥 보고싶다는 생각이 없어서(일단 집에 텔레비젼이 없다. ㅡㅡ;;)못 봤는데 그것도 보고싶어진다.
그리고 [인순이는 예쁘다]라는 작품의 도입부분을 보니 그것 역시 아주 재미있을것 같다.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드라마를 연출하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들려준다. 연출은 무엇인지 대본 작업은, 캐스팅은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장소를 만들어가는 과정들등 요소요소 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아~그러고보니 시댁 조카 역시 뮤지컬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다. 그 아이 역시 이런 일들속에 푹 빠져 생활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친근감이 더 든다. 한참 공부를 해야하는 고등학생인 딸아이에게 이 책은 또 어떤 자극을 줄지 궁금해진다. 공부하는 아이에게 이 책이 또 다른 설레임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려나? 보여줄까 말까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