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구 할매
송은일 지음 / 문이당 / 2013년 7월
평점 :
내 아들이 입을 열 수 있으면 내 아들한테 물어볼 것인디, 허면 아조 소상히 갈쳐 줄 선생인디, 그 선생이 입을 못 열게 돼부러서, 물어볼 디가 없어서 일로 왔소. 좌익은 내가 알기로 왼편 날개요 유익은 오른편 날갠디, 날짐슴이나 집징승이나 사람이나 오른편 왼편이 같이 있어야 날고, 걷고 일도 하고 그러는디, 오른쪽이 왼쪽을 죽이는 일도 있소? 왼편이 오른편을 잡아먹는 이치가 따로 있는 것이오? 나는 도대체 물겄응게, 갈쳐 줘보시오. 좌익이 머시오, 우익은 또 머시오. 말씀을 해보시오." (209쪽)
이야기의 시작에서는 음? 이거 너무 야리야리한 좀 적응안되는 여성 스타일이고 여성문체인데? 너무 나는 약한 여자니까..라는 이상한 기운이 돌아서 책을 보면서 음? 읽기가 좀 거북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뒷부분까지 다 읽어갈수 있을까? 뒷부분도 설마 이렇게 앞부분과 같은 그런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하는 아찔함을 가지고 책을 보게되었다. 그렇다고 그냥 덮어버리기는 궁금하고...
그런데 한 장 한 장 넘어가면서 이야기속으로 푹 빠져들게된다. 마침 드라마속에 푸욱 빠져들듯이 구수한 이야기속에 푸욱 빠져들게 된다. 예전에 토지같은 단단한 안방마님이 나오면서 그 안방마님의 매력에 빠져들어 어느새 한 장 한 장 궁금증을 가지고 이야기를 보게되었다. 앞부분에서는 마음에 안들어~라는 생각으로 보기시작했는데 헉? 보다보니 하나도 졸리지 않다. 요즘은 왠만한 책을 보면 다 졸면서 본다. 어린이 책을 봐도 어른 책을 봐도 자기 계발서를 봐도 무슨 책을 봐도 졸면서 본다. 도대체 내 스스로가 궁금할 정도다. 잠이 부족한것도 아닌것 같은데 왜 이렇게 졸린건지..ㅡㅡ;; 그런데 이 책을 보며 첫부분 정말 마음에 안들었는데 읽으면서 매구 할매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면서 하나도 졸지 않고 보았다.
마땅찮은 남편을 둔 여례당의 이야기. 그 여례당을 평생 사랑하는 남자. 단지 학교에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갔다가 총에 맞아 죽은 여례당의 안타까운 아들 이야기. 매구 할매의 묘한 신기.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절절하기만 하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신기를 가지고 있는 할매가 있는 걸까? 가끔 묘한 신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아~그런 이야기도 기억난다. 이 책에서처럼 귀신이 보인다는 사람의 이야기. 오싹하네..ㅡㅡ;;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은현과 중경의 이야기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렇다면? 그게 가능한 일일까?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것도 괜찮은 건가? 작가의 생각이 무척 궁금해지는 지점이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그림을 그린건지 궁금하다. 은형의 오빠과 아내들의 이야기에서는 나도 정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우리집에도 꼭 그런 며느리님이 있거든...ㅡㅡ;; 우리 시댁도 날 그런 눈으로 볼까? 난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데 모르지..아무튼 한번도 졸지 않고 아주 재미있게 본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