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부족해! 트윙클 소년소설
이마무라 아시코 지음, 정은지 옮김 / 산수야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울어도, 소리쳐도 이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젠 끝이다. 아니, 이대로 가면 정말 끝장이다.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나는 온갖 끔찍한 생각에 시달리다가 할머니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할머니, 저희 좀 도와주세요."

 나는 엉엉 울며 매달리고 말았다.

 엄마 아빠에게 한마디 의논도 하지 않고 내 멋대로 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5쪽)

 

삼남매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갔다가 사고로 중1이던 맡이 시노 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공을 차며 걸어가던 슈토가 공을 놓치면서 찻길로 굴러가게 된다. 공을 잡기 위해 막내인 슈토가 달려가자 맏이 시노는 동생의 옷깃을 잡다가 그 반동으로 찻길로 넘어지고 달려오던 트럭에 치여 그자리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초등학교 2학년인 슈토는 자기 때문에 누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생각으로 아기처럼 모든 행동이 퇴행해버린다. 손가락을 빨며 학교에도 가지 않고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누는등 예전의 씩씩하던 슈토가 아니다. 동생뿐 아니라 일로 바쁘신 부모님도 집에 돌아오면 술로 위로를 삼고 잦은 싸움을 한다.

 

둘째인 고토노는 그런 상황이 너무 힘들어 외삼촌댁에 사시는 외할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고토노의 슬픔에 찬 손길에 할머니는 얼른 달려와 가족들이 아픔에서 벗어날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억지로 슈토를 돌보던 도우미도 내보내고 할머니는 온 가족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준다. 가족들이 식사를 하던 하지 않던 할머니는 먹을 거리는 준비해놓고 시간이 지나 마음이 자연스럽게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낸다.

 

그런 할머니의 바램대로 가족들은 조금씩 회복이 되는듯도 하다. 시노의 이야기를 보니 내 어린시절에도 이런 일이 있었음이 떠올랐다. 워낙 잘나가던 오빠가 사고로 사경을 헤맨적이 있다. 난 그때 너무나 나보다 뛰어난 오빠가 세상을 떠나면 내가 사랑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책속의 고토노는 나보다 훨씬 어른스럽다.

 

고토노는 서서히 자신이 이제 맏이인 시노 언니가 하던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할머니처럼 동생을 위로해주고 돌봐주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던 와중 할머니는  과로로 쓰러지게 되면 가족들은 또 한번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되고 가족들은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 잘 그려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