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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진짜 나빠!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8
고토 류지 지음, 고향옥 옮김,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아버지 참관 수업을 하는 날. 교실 뒤에는 수업을 보러 온 아빠들이 빽빽이 서 있었다. 1교시는 수학 시간이었다. 우리는 긴장한 나머지, 잔뜩 굳은 자세로 얌전히 앉아 있었다. 다른 때보다 멋을 한껏 낸 선생님만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평소와 똑같은 아이는 역시 구로사와뿐이었다. 선생님이 쉬운 문제를 물어봐도, "모르겠사옵니다." 라며 장난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 이상한 말투는 텔레비전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을 흉내 낸 것이었다. 구로사와는 툭하면 사극에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따라 했다.
선생님도 맞장구를 치며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그리하시면 곤란하옵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쿡쿡대는 소리가 들렸다. (7~8쪽)
우리는 어쩌면 내가 깨닫지 못하는 벽속에 갇혀 살아가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도 모르는 나의 또 다른 모습. 나는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버지의 날인데 구로사와의 아버지만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구로사와는 더 씩씩하다. 다른 아이들은 아버지가 오셔서 주눅이 들어있고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워낙 말썽꾸러기인 구로사와만은 평소처럼 장난스럽기만하다.
그런 구로사와를 선생님은 따뜻하게 감싸안아준다. 아버지들이 오셨으니 장난치지 말라고 말하는것보다 오히려 구로사와의 의중을 알고 더 살뜰하게 감싸안아준다. 아무렇지도 않은척하면서 감싸주는 모습이 구로사와에게는 무더운 여름날 아주 커다란 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같을 것이다.
구로사와가 피구하자고 외쳐대는 것과 달리 신이는 피구가 싫다. 자신이 던진 공은 힘이 없는데다 속도까지 느리니 아이들이 손쉽게 받아버린다. 그 모습에 구로하라는 놀리듯 말하며 신이에게 공을 던졌고 신이는 그 공에 얼굴을 맞아 기절하고 만다. 그렇게 약한 신이를 신이의 아버지는 못마땅해한다. 그러면서 신이에게 공을 무서워하지 말고 잡으라며 연습을 시킨다. 너무 격하게 공을 던지는 바람에 계속 공을 맞던 신이는 속상해 아빠가 부르든 말든 달아나버린다.
울면서 길을 걷던 신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던 구로사와를 만나게 되고 구로사와는 순진하게도 자기때문에 우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신이에게 멋진 묘책을 알려준다. 그 묘책은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집으로 돌아간 신이에게 부모님의 사과를 받게 해준다. 그래서 신이 난 신이는 다음날 학교에서 구로사와가 위기에 몰렸을때 그 묘책을 다시 쓴다. 과연 그 묘책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정말 너무나 약한 아이때문에 또 한편 말썽꾸러기때문에 고민하게 된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아이가 어디있으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어른이 어디 있느냐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살짝 귀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