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해 달라 이 생의 비밀 - 네팔 세계숨은시인선 8
두르가 랄 쉬레스타 지음, 유정이 옮김 / 문학의숲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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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생의 짐꾼

 

아직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놀란다

이 사람인지

저 사람인지

꿈에서 만나는 수많은 얼굴

어떤 게 나 자신인지 몰라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실물일까?

 

살아 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무거운 생을 지고 있는 그

 

그가 나라는 것

몰라 놀란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찾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내 꿈을 찾는다는 자체가 커다란 삶의 축복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내가 나이고 싶은 모습을 발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발견이다. 시인의 [일생의 짐꾼]이라는 시를 읽으면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내 어린시절 꿈꾸었던 그 꿈이 과연 정말 내가 원하던 꿈이었을까? 내가 원하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듯한 지금 내 모습은 과연 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런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일치하는 시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내가 누구인지 몰라 불현듯 내 안에서 돌출하고 마는 욕망에 놀라곤 한다. 내가 이런 모습이야 라고 생각했다가도 다른 모습이 생소하게 내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은 이게 네 모습이다.. 어떤 때는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보이는 모습이 다를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 안에 나이기를 소망하는 또 다른 나들..[가시나무] 새에서도 노래하지 않던가. 내 속에~내가 너무도 많아~~당신의 쉴곳 없네...문득 문득 남편과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작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나 싶은 두려움이 엄습할때도 있다.

 

통증

 

해가 떠오르는데

나에게는 아직 아침이 아니다

내 속은 독이 가득하고

마치 고요한 무덤과 같다

 

오, 이건 어떤 질식이지

마치 타 버릴 것 같다

연기가 눈에 보이니

살아 있음은 알 수 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온 세상이 불에 올려놓은 냄비 같다

살아 있음에

나는 냄비 위를 걷는 것

이유 없이 이 마음이

가시나무가 되는지

항상 아침만 보던 내 눈은

어디에?

 

불 위에 올려놓은 냄비

지글거리며 내가 끓는다

 

가끔은 또 내 안에 고통이 바람같이 빠른 속도로 밀려올때가 있다. 마치 잘 걷고 있다가 난간에서 헛발을 딛는 듯한 그런 느낌. 다른 사람들은 평화롭게 잘 살아가고 있는데 나혼자 어둠속에 갇힌듯한 그 느낌...그런 느낌이 들때마다 절망감에 휩싸이지만 또 그 절망감이 지나가고 나면 어느새 난 너무나 평화롭기만 하다. 그야말로 종이한장 차이라는 말이 살다보니 뼈저리게 다가온다. 내안에 욕망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른 감성으로 살아가는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무의미한

 

자연은 제대로 갖처 입지 않아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이것은 이것이다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세상을 이해하거나

이해하게 만드는 것보다

신기한 일이 어디 있을까

 

꽃들은 아름다움의 의미를 몰라도

예쁘게 피어난다

자신을 버리는 일보다

휼륭한 일은 없다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 무의미 때문!

 

자신을 버리는 일보다 휼륭한 일은 없다.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이 무의미 때문...참 살아간다는게 너무 어렵다.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한다는 외침에 진정한 나를 찾다가도 또 어떤 때는 무의미함에 몸서리를 치기도 한다. 꽃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은 우뚝 조용히 서있는 나무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은 그 어떤 자잘한 유혹에도 흔들림없이 그저 조용히 존재하기 때문인 것이다. 아주 뜨거운 뙤얕볕에 서면 사람들은 뜨겁다고 난리다. 그럴때 뜨거운 뙤얕볕에 우뚝 선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 그늘로 들어가는 순간 내 삶은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정말 자연은 아름답고 놀랍다. 인간들이 두리번거리며 살아가는 것과 달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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