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신의 선물 - 위대한 바보학자의 위대한 바보예찬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상식에서 벗어난 바보- 둔하지만 깊이를 가진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기존의 관념을 바꿀 수 있는 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75쪽)
 
 '바보스러운 사람'은 손익에는 다소 어둡지만 우지하게 자신이 믿는 길을 가는 사람이다. 그들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도 멀리 돌아가는 일을 꺼리지 않는다. 또 너무 착해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속아넘어가기도 하지만 머리가 똑똑한 것보다 마음이 풍요로운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바보스러움'은 바로 그런 인간 본래의 모습, 신이 소망한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105~107쪽)

 
저자의 교토대학에 다니던 시절 지도교수였던 고 미츠다 히사테루 교수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츠다 교수는 명예교수로 근무했고 유일하게 식품과학분야에서 문화훈장을 받았다고 한다. 미츠다 교수는 레몬보다 감잎과 같은 푸른 잎에 비타민 C가 훨씬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것을 학회에서 발표했을때 중진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중진들은 사람이 먹을수도 없는 감잎에 비타민 C가 많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에 미츠다 교수의 반론은 이렇다.
 


 '의학분야의 연구자들은 인간중심, 자기중심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 하지만 우리 농학자들은 식물의 입장에서 연구를 한다. 그래서 사람이 먹지 않는 감잎에 레몬의 20배나 되는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다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식물은 인간의 식탁에 오를 목적으로 생명활동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정량법은 잘못되지 않았고 실험 데이터도 정확하다.'(141쪽)

 
몇년후에는 인간이야말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에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 C가 맥주의 탁함을 제거한다는 것을 연구결과 알게 된다. 하지만 그 당시 비타민 C는 매우 귀했고 맥주가격보다 훨씬비싸서 실용화되지는 못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어느 정도 가격이 내린 후 실용화되었다. 최근까지도 맥주의 저장, 운반시에 발생하는 탁함을 비타민 C가 제거했다고 한다.
 
그러한 기술에 사람들이 특허를 획득하지 않았냐는 말에 맥주를 너무 마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을거라고 말했다. 연구를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연구의 기쁨과 괴로움을 이야기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편이 행복하다고 말할정도로 세상을 위하고 인간을 위하는 연구를 했다. 그야말로 학문외에는 사욕이 없는 속세에 물들지 않는 '위대한 바보'였다.
 
저자는 유전자 공학에서 아마추어인데도 레닌 연구를 시작했을때 주위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그만둬라"였다고 한다. 신장에 포함되어 있는 레닌은 함유량이 극히 미량이고 불안정한 물질인지라 연구대상으로는 최악의 조건이다. 의학연구자들이나 학자들이 성공하지 못한 것을 농예화학과 출신인 저자가 이루어 낸 것은 효소 레닌이 얼마나 악명높은줄 몰랐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 본인도 의학부 출신이라면 하지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었다. 지식이 부족한 아마추어의 무모함이 정면으로 도전한 결과이다. 소니의 창업자인 이부카 마사루도 "소니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아마추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고 미약해보이는 것들. 결코 아무것도 얻을수 없는 곳곳에서 기적이 일어나곤 한다. 그것은 그만큼의 바보스러울 정도의 노력과 도전,긍정의 에너지가 이루어낸 결과들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찌꺼기나 잡동사니에도 존재의 의미가 있다. 자칫 불필요하고 쓸데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큰 의미, 우주의 뜻이라고까지 표현할 만큼 심오한 의미를 품고 있을지 모른다. 오늘날의 과학에는 이 '심오한 가능성'에 대한 겸허한 관점이 부족하다.(15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