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살림어린이 더 클래식 2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원재길 옮김, 로버트 잉펜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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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시대를 거스를정도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작가는 시력이 약해 앞을 잘 보지 못하는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아이 사랑이 아주 각별하기에 그것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은 마음으로 전해지니까.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도 아주 출중하다. 고전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낸 동물의 이야기가 웅장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화가 로버트 잉펜이 그렸다.

 

두더지는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있다. 빗자루로 쓸고 먼지떨이로 먼지를 떨어내고 있다. 그리고 솥과 회반죽 통을 들고 사다리와 계단. 의자에 올라서서 벽에 회칠도 한다.

 

 두더지는 등이 쑤시고 팔에서 힘이 쏙 빠졌다. 위쪽의 대기와 아래쪽 땅, 두더지의 주위에서 봄이 꿈틀대고 있었다. 봄날의 신성한 기운은 불만과 갈망을 가득 품고, 두더지의 어둡고 초라하고 작은 집 속으로까지 스며들었다.(10쪽)

 

두더지 스스로가 감당할수 없는 세상의 매력이 두더지를 스머스멀 자극한다.

 



 햇볕 속으로 두더지의 주둥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두더지는 드넓은 초원에서 따뜻한 풀밭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야호, 기분 좋다!"

 두더지가 외쳤다.

 "회반죽 바르는 일보다 한결 나은걸!" (11쪽)

 

그리고 물쥐를 만난다.

 



수염이 난 작은 갈색 얼굴.

처음 두더지의 눈길을 끌었을 때처럼 반짝이는 눈동자에 둥글고 진지해 보이는 얼굴.

작고 깨끗한 귀와 비단처럼 부드러운 털.

그 동물은 바로 물쥐였다!(13쪽)

 

그렇게 두더지의 모험은 시작된다. 물쥐와 보트를 타고 뱃놀이를 한다. 한구절 한구절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물쥐가 노를 젓느라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우쭐대며 덧붙였다.

 "진짜야, 친구. 세상 어디에도 이런 건 없어. 전혀없어. 보트를 타고 그냥 빈둥거리는 것보다 절반쯤이라도 가치 있는 건 없어. 그냥 빈둥거리는 거야."(16쪽)

 

그야말로 유쾌하고 아는것많은 물쥐의 말이 아주 철학적으로 들린다. 그렇게 빈둥거리려는데 보트가 강둑을 들이박으며 완전히 옆으로 기울어진다. 책을 읽을때와 다르게 이렇게 글로 이야기를 풀어가자니 새삼 이 책의 진가를 깨닫게 된다. 대사하나하나가 의미가 있고 뜻이 담겨있지 않은가? 물쥐와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에 가도 즐거운모험이 가득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

 

둘은 수달을 만나고 두꺼비를 그리고 오소리 아저씨를 만난다. 두더지는 물쥐의 노를 젖다가 물에 빠지기도 하고 그렇게 만나기 힘들다는 오소리 아저씨를 만나 신세를 지고 제멋대로인 언젠가는 일을 낼듯한 두꺼비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도 두꺼비는 제멋대로 행동을 하다가 일을 낸다. 여행을 다니다가 문득 자신의 집에서 전해지는 냄새를 맡고 집을 향한 끊임없는 그리움으로 가슴아파하다가 집에 물쥐와 돌아가 멋진 파티를 벌이기도 한다. 다시한번 시간을 내어 이 책속으로 즐거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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