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림형제의 완역본을 읽어보는 중이라 안데르센의 완역본 역시 읽어보지 않을수 없었다. 안데르센이라는 거장의 책을 소장하는 것은 마치 수저와 밥그릇을 챙기는 것과 같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화세계에서는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잋이 책에서는 16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6편의 이야기들은 1836년에서 1839년 사이에 발표되었다. 안데르센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태어나서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이끌어줄 후원자를 찾아 나서야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구두 수선공이었고 어머니는 남의 집에서 세탁 일을 하는 청소부라 당장 먹고 살기에도 급급했던 것이다. 거기다 할아버지는 정신병원에서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했고 할머니는 자신을 귀족의 후예라고 주장하던 몽상가였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안데르센은 할아버지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거리를 쏘다녀 친구들에게 들켜 놀림을 당할까봐 항상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할아버지의 병이 유전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니 얼마나 우울한 어린시절을 보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런 환경탓인지 안데르센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공상을 하거나 책을 읽고, 이야기 짓기, 인형 옷을 만들어 연극 놀이등을 하면서 자랐다. 거기다 11세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형편이 더 어려워져 어머니와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소년 가장으로 자라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약한 자들의 애환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런 그가 지금은 동화의 임금님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덴마크와 유렵 여러 나라에 전해지는 민담에 독창적인 묘사와 이야기 구조의 변형 등 자기만의 색채로써 어린이를 위한 근대적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부시통]은 덴마크 민담 '촛불 정령'을 변형시켰으며 이야기의 배경을 19세기 코펜하겐으로 바꾸고, 이야기 중간중간에 독자들에게 친숙한 코펜하겐의 명소룬데토른이나 인기 있는 돼지 모양 과자등을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즐겨 찾던 왕궁 앞의 공원이나 극장등도 넣고 말이다. 당시 평론가들은 [부시통]이 속된 말로 쓰여 있고 교훈이 없어 비판했지만 반면에 스스럼없는 구어체와 교훈을 배제한 즐거운 이야기로서 지금까지도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작은 클라우스와 큰 클라우스] 에서는 신분 상승을 주제로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민담에서 유래했는데 아마도 자신이 워낙 예민하기에 그런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두껍게 깔린 이불아래의 완두콩을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는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 이다의 꽃]은 '시인 틸레의 집을 방문 했을 때 그 집의 어린 딸 이다에게 식물원에 있는 꽃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서 떠올린 이야기'라고 한다. 그의 여린감성을 느낄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엄지 아가씨]와 이 책에는 없지만 [못생긴 새끼 오리]는 남들과 다름으로 인해 고통당하지만 결국에는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행복한 결말을 그려낸다. 이 책은 이야기들과 함께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작품 해설' 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앞부분은 안데르센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고 이해하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름다운 안데르센 동화에 실렸던 그림들도 감상할수 있다. 이제 1권을 읽었으니 어서 2권을 통해 안데르세의 멋진 동화세계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 이렇게 귀한 책을 만나게 되서 정말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