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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ㅣ In the Blue 3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백승선은 공학도로서 대기업을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경이로워 기본부터 익힌뒤 출판사를 차리게 된다. 심지어 사진도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찍어내고 지금가지 출간된 수십 권의 책에 그의 사진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여행 역시 책만큼 열정적으로 좋아해 책과 사진과 여행이야기를 풀어놓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그 중 한권이 이 책 [사랑이 번지는 곳 불가리아] 이다.
책속에는 멋진 사진들과 함께 그림도 담겨 있는데 그림을 그린 작가 변혜정역시 여행을 좋아해 저자 백승선과 함께 여행책을 펴내고 있다. 아름다운 그림들로 인해 더욱 흥겨워지는 여행책이 되고 있다.
책의 표지 자체가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펼치면 아름다운 불가리아의 풍경을 그려놓았으며 여행의 참 맛을 담은 짧은 글이 담겨 있다.
'여행은 쉼을 얻는 여정이며
여행은 위로를 얻는 여정이며
여행은 새로운 사랑을 얻는 여정이다'
시집에서의 간결하면서 그 간결함을 음미하면 더 넓은 세계가 열리듯 글이 쓰여있다.
'낯선 곳의 풍광을 찍는 일은 행복하다.
낯선 곳에서 글을 쓰는 일도 행복하다.
그 행복한 경험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다. '
목차를 보면 은혜의 샘물 지혜의 문자가 있는 곳 소피아, 침묵만이 허락된 곳 릴라 수도원, 언덕 위 청정 도시 벨리꼬 투르노보, 사랑을 속삭이는 골목이 있는 곳 플로브디프 등으로 쓰여있어 마치 여행지를 안내받는 느낌이 든다. 내가 이 책을 들고 불가리아를 여행하고 있는 것이구나라는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된다.
소피아 공항에서 만난 친절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겁내지 말고 어서 여행을 떠나라는 작은 속삭임으로 들린다. 국립미술관에 올려진 조형물인 오선지도 인상적이다. 한참을 쳐다보았다. 이게 이 책속에서 그린것일까?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일까? 그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담뿍 담겨 있는듯한 조형물이 참 좋다.
침묵만이 허락된 곳 릴라 수도원에 대한 이야기에 접어 들었을때 떠오른 영화가 있었다. [위대한 침묵] 저자 역시 그 영화에 대해 언급해서 마치 저자와 소통을 하는 듯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영화에서 영상으로 봤던 아름답고 위대한 침묵을 이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글을 보니 영화를 봤던 감동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 또한 그곳에 가서 영화속에서 만났던 그 감동을 느끼고 싶어진다. 마치 이곳도 저곳도 너무 이쁘다. 그래서 모두 담아놓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듯이 그런 사진들을 빼곡하게 담아놓아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얻을 것이 많다.
길지않은 글과 많은 사진들 그리고 그 속에 여행에 대한 기쁨이 담겨있어서 두고 두고 보면서 가고 싶은 마음에 설레일듯 하다. 얼마전 조카가 유헙여행을 떠났다. 남자친구와 같이 가기로 했는데 그 친구와 결별을 하고 혼자 떠났다고 한다. 조카는 조그만 여자아이다. 그런데 그렇게 용감하게 혼자서 배낭여행을 떠날 생각을 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몇일전 형님을 만났는데 조카아이가 엄마에게 보신탕이 먹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 아이의 여행이 건강하고 행복해보인다. 몸은 힘들겠지만 마음의 부를 누리며 올 그 아이를 만날 날이 기대된다. 얼마나 아름다운 여행의 기록들을 만나게 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