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당선소감을 쓴 글을 보니 참 사람들 대부분은 느림도 천둥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딸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써주겠다는 약속을 딸이 대학생이 되어서야 이루게 되었다는 이병승작가의 당선 소감이 참 마음에 와닿는다. 나 역시 꼬부기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어린시절 아빠에게 참 많이도 혼났더랬다. 느리고 매사에 답답하다고 해서 말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되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이다. 딸아이는 잘 모르겠는데 아들아이는 정말 꼬부기와 약간 비슷했다. 학교에 늦어서 가야하는데 숙제를 안해서 숙제를 하고 앉아있는 폼이 얼마나 속터졌는지 모른다. 글씨 툴리게 쓰면 안된다면서 늦은 처지에 지우개 찾아 삼만리를 해서 글씨를 고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살아간다는 자체가 경쟁이기도 해서 모두 빨리빨리를 외쳐댄다. 나역시 아이들에게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나 역시 너무 느리기만 하다. 한없이...6학년인 아들래미가 오늘 아침에 내가 나도 할일을 잘 못하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하자...ㅡㅡ;; 엄마가 스스로 잘못을 알긴 아는군...이란 이야기를 들으니...음....무지 찔렸다. 오즉하면 아들아이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말이다. 부모들은 실수를 할때가 참 많다. 자신은 무척 느리고 여유있게 살면서 아이에게는 빨리 빨리 경쟁에서 도태되면 안돼!!하고 아이들을 볶아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아이들이 말만 말 잘듣겠다고 하는것과 똑같이 또 잊어버리고 똑같이 닥달을 하고 있다. 한없는 경쟁사회속에서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 요즘은 들리는게 자살 소식이다. 도대체가 마음놓고 가족들을 바라보기도 힘들어진다. 내일 아침에는 혹시? 이런 생각이 들정도로 자살소식이 너무 많다. 그것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유독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 요즘이다. 그것도 조금만 참으면 이제 여유로워질것 같은 고3이라는 지점에서 말이다. 그러니 마음편히 살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무척 느린 꼬부기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꼬부기를 닥달해대고 꼬부기가 잘살기를 바란다는 이유를 빨리빨리를 주문하는 아빠. 그런 아빠를 보며 꼬부기는 혹시 진짜 아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듯한 생각을 한다. 어린 아이니 그런 생각을 하지..하지만 정말 그런 사실을 알게 되고 꼬부기는 나름대로의 삶의 깊은 고뇌속에 빠지게 된다. 그런 꼬부기를 옆에서 힘돋우워 주는 미루. 아이들의 삶 역시도 피곤하고 어려운 일 투성이지만 스스로 극복해내려는 의지를 갖자는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성장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