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아들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작은 연못]을 이야기하였다. 노근리사건을 영화로 만든 영화를 온가족이 보러간덕에 그 이야기를 알고 책을 보더니 아는척을 하였다. 책이 오면 일단은 아들아이가 모든 책을 섭렵한다. 마음같아선 내가 젤 먼저 보고 아이들에게 이 책은 무슨 책이야..라고 말하고 싶지만 책읽는 속도가 워낙 느리고 아이는 역시 빠르다보니 항상 거꾸로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음..나도 어서 읽어봐야겠군..하면서 책을 펼쳐들었다. 짤막짤막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제목[신발귀신나무]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훨씬 친화력이 강하고 맑고 순수하다는 것을 볼수 있다. 어른인 교수아빠는 시골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시골아빠인 농부는 역시 교수아빠와는 다른 생각을 한다. 시골아빠는 교수아빠를 속으로 부러워하며 겉으로는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더 툭툭거리는지도 모르겠다. 교수아빠는 그런 시골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만나고 바로 친구가 되고 서로의 장점을 서로 나누어간다. 시골동네에 워낙 아이들이 적다보니 친구가 항상 부족한 아이는 친구가 나타나자 한없이 반갑기만 하다. 서울 아이 역시 친구를 보니 그저 반갑기만 하다. 그래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려 한다. 시골의 상황을 표현해주는 나무가 바로 신발귀신나무다. 커다란 나무가 있어서 아이들이 놀이터 역할을 도맡아서 하는데 그 나무에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 바로 신발이 사라지면 절대로 찾을수 없는 시커먼 요술구멍이다. 서울아이는 호기심에 신발을 그 속에 넣게 되고 정말 신발귀신나무는 순식간에 신발을 먹어버리고는 모르는척 딴전을 피운다. 나무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변화를 대변해주기도 한다. [돼지꼬리 일기장]은 돼지꼬리가 뭐지? 싶었는데 읽다보니 아~~생각이 났다. 요즘은 워낙 여러가지가 새롭게 생기다보니 도장의 종류도 다양하다. 참 잘했어요. 굿~` 등등의 여러가지 표현들을 볼수 있다. 그런 도장들로 선생님은 일기장이나 독서록에 찍어 주신다. 우리때는 돼지꼬리를 해주셨다. 빨간색연필로 동구라미를 세번 그리면 정말 잘했다는 이야기고 한번 그리면 그냥 하긴 했구나..뭐 그런 표현방식의 돼지꼬리. 일기를 쓰지 않아서 혼날까봐 비밀일기처럼 접어서 가지고 간 일기장으로 마음이 안좋은 아이는 다음날 솔직하게 그 전날의 잘못과 거짓을 이실직고하고는 날아갈것 같은 자유로운 마음을 만끽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바라던 돼지꼬리세개를 받는다. 아이의 착한 심성이 좋은 결과를 나은 것이다. [송아지][외할머니와 접시꽃]등은 할머니,할아버지와 정을 나누는 끈끈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송아지를 가족처럼 애지중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 그런 할아버지를 보며 마음아파하는 아이.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흠뻑 받으며 자란 아이가 할머니의 떠남을 못내 아쉬워하는 이야기등이 잘 담겨져있다. 이 밖에도 몇가지의 단편들이 더 나오는데 아이들의 심성을 촉촉히 적겨주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에게도 역시 추억속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며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