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5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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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들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우륵, 백결, 솔거, 김생 같은 고대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보면 거의 신선과 같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월명사와 균여, 이규보, 허균 등은 신선의 나라를 꿈꾸었다는 것이다. 김홍도는 신선을 자주 그렸고 음악 또한 신선들의 풍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겨레의 고유 가르침인 현묘지도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단군, 해모수, 주몽 모두 신선이 되었거나 하늘로 돌아갔갔으며 고구려의 조의 선인, 신라의 화랑들이 탐구했던 현묘지도는 신선을 이루려는 노력이었다는 것이다. 신선은 인간으로서 다다를수 없는 최고봉을 뜻하며 중국에서는 군자 혹은 성인이라 불리고 불교에서는 부처이다.

 






 
이처럼 우리 역사에서 신선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우리 겨레의 학문을 집대성한 정약용은 단군 조선을 '고풍스럽고 질박한 나라'라고 했으며 중국이 자랑하는 요순시대보다 좋은 나라이며 차별이 없고 싸움이 없는 그런 나라가 우리 조상들이 꿈꾸는 나라인 것이다. 그런면에서 예술가는 현실이 어두울지라도 하늘을 꿈꾸며 삶과 작품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는 예술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한층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그들의 작품보다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말한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기필코 이루려는 꿈꾸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이 책에 담고 있다고 한다.

 

까치 설날을 맞은 신라의 서울 서라벌 변두리 낭산 아래 작은 동네를 보여준다.  그 곳 동네 끝 산비탈에 허름한 집이 한채 있는대 바로 백결 선생의 집이라는 것이다. 내일이 설인데도 부침개나 고기 한점 먹을 처지가 못되는 가난속에 있는 것이다. 백결 선생이 밖에서 들어오며 아내를 찾자 아내가 마침 나갔다 들오면서 속상한 마음을 말했다고 한다. 내일이 설인데 아무런 먹을 거리가 없는 처지를 한탄하는 것이다. 그러자 백결 선생은 그런 아내에게 거문고로 떡방아 찧는 소리를 들려준다. 그에 흥이 오른 선생는 노래까지 부르게 되고 아내의 마음은 벙긋 풀리게 된다.

 

동쪽 이웃엔 방아 소리

서쪽 이웃엔 다듬이 소리

동서 이웃 쿵더쿵 소리

설 쇨 채비도 푸지겠다만

우리 집엔 쌀독이 비었네

우리 옷 궤짝에는 옷도 없네

 

누더기 옷에 나물국으로도

영계기는 따뜻하고 배불렀네

아내여 가난한 아내여 괜한 걱정을 마오

부귀는 하늘에 매였으니 바라기 어려우나

팔베개로 잠을 자도 사는 맛 지극했던

양홍과 맹광은 좋은 짝이 아니었단가

 

하고 거문고와 함께 노래를 들려주자 평상이 놓은 좁은 마당은 흥겨움이 가득하고 동네 사람들까지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린다며 하나둘 모여들어 즐거움에 어우러져 춤을 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네 어린아이, 어른 모두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었는데 여기서 탄생한 노래가 대악(방아타령)이라고 한다. 물질적인 부는 없지만 거문고라는 악기 하나로 풍족한 마음을 지니고 주위 사람들까지 감동시켰다.  또한 삼국사기[열전]을 보면 백결 선생에 대해 기록한 바가 있다.

 

백결 선생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낭산 아래에 사는데 집이 몹시 가난하여 옷을 100군데나 꿰매 마치 메추라기를 달아 놓은 것 같았다.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그를 백결 선생이라 불렀다.

..........................본문 16페이지

 

백결 선생의 이름은 박문량인데 높은 벼슬을 하다가 어느날 고향으로 내려갔고 나랏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여섯 장의 상소문을 올리고 벼슬을 떠났으며 [낙천악]이라는 곡조를 지어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후에도 박문량은 거문고만을 벗삼아 살면서 나라에서 벼슬, 비단, 쌀등을 준다고 해도 마다했으며 그런 그를 세상사람들은 오래도록 존경했다고 한다.

요즘 정말 유명한 그리고 존경받았던 작가들이 권력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아픔이 스며들었는데 그런 아픔을 이런 과거의 예술가를 통해 치유받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감사한 일이다. 아이들에게 그런 휼륭하고 삶을 유유자적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조상들이 있다는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이건 정말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권하는 것이 아이들의 삶을 더 풍부하게 사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백결 선생 외에도 살아 있는 그림을 그렸던 솔거, 가야금으로 성 안 가득 울리게해 모든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한 우륵.

우륵은 우륵의 음악에 빠져든 진흥왕이 자신과 함께 서라벌로 가자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한다.

 

"이미 가야국은 없어졌으나 그래도 저는 가야의 늙은이입니다. 지금 와서 서라벌로 간다 해도 진정으로 우러난 충성스런 음악을 연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듭 용서를 청하옵니다."

라고 말해 진흥왕은 아쉬움을 안고 서라벌로 돌아갔다고 한다. 우륵의 마음도 멋지지만 진흥왕의 예술가를 존경하는 마음도 정말 아름답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예술가는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아주 귀한 책이 될 것이다. 나에게도 마음속에 커다란 울림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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