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러시아적인 작가로 손 꼽히는 레스코프는 1831년 2월 4일 러시아의 오룔 현 고로호보에서 태어났다. 조상 대대로 지방의 하급 성직자를 지냈는데 그의 아버지는 신학교를 중퇴하고 공직가의 걸어 후에 세습귀족의 신분을 얻었다고 한다 . 몰락한 관료 집안 출신인 어머니는 신앙심이 깊었는데 그것은 외할머니로부터 물려받았으며 어린 시절 외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레스코프는 외할머니와 함께 외가 근방의 수도원을 자주 갔다고 한다. 그런 종교적인 분위기가 그의 글속에는 묻어난다. 레스코프는 대학교수인 친척집에서 학구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지식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열정적인 독서를 통해 사회사상을 접하고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방언을 익히기도 했다. 그리고 키예프의 건축과 교회 미술에 관한 많은 지식의 습득으로 [봉인된 천사]에서 고대 러시아 미술에 대한 지식을 펼쳐낼수 있었다. 한대는 러시아에서 무역업을 하는 이모부 스콧을 돕는 일을 했는데 그 일은 영지들을 방문하여 실태 조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이일을 계기로 러시아 전역을 순회하며 각 지방의 다양하고 진기한 문물과 생활 풍습등을 접하게 되었으며 그때의 경험들이 그의 작품에 귀중한 자료들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아래의 글로 그러한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 나는 민중과 그들의 생활을 알기 위해 책이나 정리된 자료 같은 것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것들을 바로 그 지방, 그 지역에서 직접 체험했다. 물론 책도 많은 도움을 주긴 했지만, 나는 달리는 말처럼 민중이 사는 곳을 직접 방문했다. 내가 그 어떤 학파에도 속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가르침을 얻은 곳이 학교가 아니라 바로 스콧의 범선이었기 때문이다. ............................................ 이 책 속의 첫번째 자리를 차지한 [왼손잡이]는 그냥 봐서는 보이지도 않는 철제 벼룩의 발에 이니셜을 새긴 발굽을 박을 정도로 천재적인 왼손잡이 대장장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그의 작품중 가장 러시아인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나폴레온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알렉산드로 2세가 빈 협정을 마치고 영국을 방문하면서 강철로 만든 벼룩을 선물받게 된다. 손바닥위에 올려놓아도 거의 보이지 않는 벼룩인데 태엽을 감으면 신기하게도 춤을 추는 인공 벼룩이다. 선물임에도 너무 신기해 거액을 주고 사왔는데 그가 죽으면서 잊혀져있다가 다음 황제인 니콜라이 1세가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다. 그는 벼룩을 보며 영국보다도 러시아가 더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그러자 제일 뛰어난 대장장이들을 뽑아 위상을 떨칠 것을 명한다. 그 중 한명이 왼손잡이인데 손도 엄청나게 커서 과연 그렇게 손이 큰 사람이 섬세한 것을 만들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하지만 그 왼손잡이가 정말 그 누구도 상상할수 없는 놀라운 것을 만들게 된다. 그것을 보고 황제는 너무 기뻐 영국에 자랑하기 위해 왼손잡이가 그것을 가지고 영국에 가게한다. 영국에서 왼손잡이는 귀한 대접을 받으며 그곳에 머물러 재능을 펼치기를 권하지만 왼손잡이는 조국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권유를 뿌리치고 러시아로 돌아온다. 그런 왼손잡이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말 믿을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분장예술가]에서는 재능있는 분장예술가인 한 사람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한 예술가의 재능이 어이없는 권력의 힘에 눌려있다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그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그런 가운데서 벌어지는 사건을 따라가게 된다. 이것은 실제 인물인 한 지방의 저명이사인 카멘스키 백작 부자에게서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아버지 카멘스키 백작은 농노들에 대한 잔인한 학대로 악명이 높았고 아들 세르게이 카멘스키 백작은 사설 극장과 연극에 대한 강한 열정으로 이름을 남겼는데 그 부자를 한 명의 인물로 합성해 만든 이야기라고 한다. 그 당시에는 예술분야의 활동이 귀족들의 사유재산인 농노 예술가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예술가들이 사유 재산이었다니 얼마나 그들이 억압을 받았을지를 알수 있다. [봉인된 천사]는 종교인들의 횡포를 만날수 있다. 종교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어떠해야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봉인된 천사에서는 종교를 통한 예술에 대한 깊은 경외감을 느낄 수 있다. 얼마전 무형문화재인 소목장이를 한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을 만나면서 느꼈던 장이는 어떠한 사람인지, 그리고 정말 진정한 장이는 어떤 사람인지를 느낀 적이 있는데 그 분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무엇이든 예술의 정점을 그리고 삶의 정점을 똑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의 높은 예술에 대한 열정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