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지금은 확실히 알겠다. 나는 오토야마가 부러웠다.
 반에서 고립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옆길에 몸을 숨기고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묘한 장난을 벌인다. 자기라는 존재를 떠벌리고 다닐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마음대로 할 수만 있으면 불만 없다. '자기 자신에게 깊이 만족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늘 산뜻한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그것은 그의 머리에 난 천창으로 불어 드는 바람이었다. 주위에 엉겨 붙어 있던 성가신 것들이 기구처럼 둥실둥실 떠올라 하늘 높이 슥 날아가 버렸다.

 나 또한 순수하고 섬세했기 때문에 아무리 즐겁게 지내도 어쩐지 부아가 나고 슬플 때도 있었다. 부아가 치민다고 날뛰어 발산할 정도로 야만스럽지는 않았으므로, 속에 담아 두고 혼자 생각하고 있노라면 괜히 짜증이 났다. 그런 때는 종종 오토카와와 맥도날드에 갔다. 내가 아무 소리 않고 부루퉁하게 앉아 '인생은 참 시시한 것이여' 하고 고등학생다운 좁은 소견으로 사색에 잠겨 감자튀김을 우적우적 먹고 있노라면 오토가와가 말했다.

 "후지타 군, 후지타 군. 너 수박을 똑같이 자르는 법 알아?"

 3분 뒤에는 '인생은 의외로 즐거운 일이 이것저것 많은가 보다 싶었으니 하여튼 단순한 인간이었다.

.....................[요이야마 만화경] 본문67~68쪽에서

 

작가의 약력이 아주 이색적이다. 79년생. 나이가 아주 어리고(젊고?^^''')생물기능과학과에서 응용생명과학을 전공하고 농학연구과 석사과정을 밟고 2003년에는 [태양의 탑] 이라는 일본판타지노벨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다. 그리고 2006년에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로 야먀모토 슈고로상, 서점 대상등을 수상한다. 그후로도 몇개의 책들을 냈다.

 

'매직 리얼리즘'이라는 기법을 사용해서 현실과 가상을 혼합했다고 한다. 초기 작품들은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너구리, 초등학생 등의 다양한 등장인물을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작가의 책은 이 책 한권만 봤는데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도대체 이과계열의 대학을 나와서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책들을 썼다는 것이 흥미롭고 부럽기만 하다.

 

교토의 요이야마 축제날을 축으로 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요이야마 축제 날을 맞이 해서 축제 기간동안에 벌어지는 일과 축제를 맞이하면서 일어나는 일등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축제날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많다. 축제의 혼돈과 흥분속에서 이야기는 환상적으로 진행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요이야마 축제날에 발레 학원을 다녀오던 자매는 요이야마 축제의 설레임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호기심에 이끌려 구경을 하던중 우연히 언니가 동생의 손을 놓쳐 버려 서로를 잃게 되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언니를 찾다가 즐거워보이는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 아이들을 따라 가게 된다. 그런데 다행이 언니가 그런 동생을 발견하게 되고 둘은 안도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들과 맞물리는 각개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다.

 

다른 이야기인듯 하면서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를 보면서 호기심에 끌려 언니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처럼 그리고 새로운 일들에 마음 설레이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흥미롭게 살아가는 한 친구와 그 친구의 초대로 요이야마 축제를 몇해째 보러 가서 갈 때마다 어이없는 일을 겪게 되는 친구, 딸을 잃고 딸을 그리워하는 아빠의 안타까운 마음,  아버지를 잃은 아들등의 다양한 사람들의 축제 속에서의 각기 다른 기이하기도 하고 신선한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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