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것, 슬픔이나 사랑이나 죽음 따위를 관념으로 상상하는 것은 결국 허상이었다. 그것은 결코 면도칼로 살을 베어 내는 듯한 상처를 남기지 못했다. 오직 몸으로 겪은 것들만 실상인 것을, 육체가 겪어낸 순간들만 기억이 되었고, 상처로 남았다. 이 고비를 넘으면 바람에 날려가는 모래먼지처럼 내 생의 모든 기억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175쪽에서 "영혼이 게으른 것을 상투성이라고 해. 대충대충 일을 하고, 적당히 흉내만 내고, 금방 싫증내며 귀찮아하고, 진부하게 상상하고, 자신의 처지에 안주하는 것 말이야." ...............................237쪽에서 제목이 '낙타'인 이유는 짐승 중 낙타만이 유일하게 영혼의 속도로 걷는 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흠....정말 마음 한켠을 너무 아리게 만드는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작가 본인이 실제로 아이를 잃고 그 아이를 위한 진혼곡을 울리는 심정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너무 처절하다. 자살이라는 것은 정말 사람들을 옥죄인다. 얼마전...나도 그런 마음의 흔들림에 몸서리를 쳤던 기억이 난다. 나만 떠나가버리면 나는 더 이상 고통스롭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누구나 자살이라는 것을 한번쯤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어린시절에는 잘난 형제들을 보고 나를 비교하면서 고통 속에서 내가 죽으면 우리 가족들은 내가 없어져서 나에게 잘못한 것을 후회하겠지..라는 생각을 한 기억도 난다. 자살이란 것은 어떤 마음이 그렇게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것일까? 작가는 아이를 잃었다고 한다. 자살로....그 아이가 중2였다고 한다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는 그렇게 잘 자라던 아이...아빠와 허물없이 이야기도 많이 하던 아이...그렇지만 작가 스스로가 아이와의 단절가운데서 자살은 자라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별은 정말 예기치 않은 고통을 수반한다. 지금 우리 딸아이가 중2다. 이 책을 손에 쥐면서부터 그리고 읽고 난 지금도 아이에게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잘 자라는 듯 하다가 어느날 떠나버릴지도 모르니 잘해주어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쉽게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어쩌면...아들아이에게 못다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아이가 대화를 하지 않고 대화를 단절해버리고 가 버린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으로 작가는 그렇게 쉽게 쉽게 글이 읽히도록 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어려워서 이별을 하려는 마음을 붙잡지 못할까봐 말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얼마나 참혹했을지...작가의 심경이 느릿느릿한 영혼을 지닌 낙타와의 동행과 함께 담겨 있다. 책을 읽는 내내. ...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도대체 그 아이는 왜 그렇게 가야만 했을까? 작가 자신도 묻고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가야만 했니.......다른 독자들은 글을 읽으면서 왜인지 알아냈을까? 아이에게 손찌검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짧은 순간 고백을 한다. 아주 짧은 순간...그 말을 했던가? 싶을 정도의 찰나에 말이다. 몇일전 아들(작은 아이)과의 마찰이 있었다. 아이와 나는 다른 곳에 존재했던듯한...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나는 아이를 나만 바라보도록 억지로 고개를 돌려놓았다. 고개는 돌려놓았는데...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나? 아이를 둘 키우다 보니..참...한 아이가 조용하면 또 한아이가 소리를 내고....그 소리를 진정시켜주다 보면 또 다른 아이가 소리를 낸다. 언제 그런 소리가 날지는 짐작할수 없다.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끔은 두려움으로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사랑으로 다가오기도하고 말이다. 작가의 마음이 위로가 되었기를...이책을 통해서....규도 좋은 길로 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