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눈동자
알렉스 쿠소 지음, 노영란 옮김, 여서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우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은행을 털기 위해 보안관 완장을 던져 버린 보안관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기차는 우리야. 그리고 기찻길은 진짜를 말하는 거야. 우리가 잘못 가고 있다는 말은, 진짜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야."

비올렛은 걷는 속도를 늦추고 마치 내가 방금 은행을 털기라도 한 것처럼 뚫어지게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미 금고 문은 폭발했고, 나는 이 귀찮은 증인을 제거할 것인지, 아니면 돈다발을 들고 최대한 빨리 도망칠 것인지 망설이고 있는 셈이었다.

" 이해하려고 애쓸 것 없어."

.......................................44페이지에서

 

듣기도 좋고 많은 것을 상상하게 하는 이름이었다. 숨겨진 의미를 가진 많은 것들, 입 밖에 꺼낼 수는 없지만 마음속에 간직해 두는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내 마음은 슬픔과 기쁨으로 뒤섞여 버렸다.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56페이지에서

 

생각하게 하는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펼쳐진다. 13살인 나는 차를 운전하고 있고 할머니는 옆에서 "윌리엄. 더 빨리. 더 빨리."를 외치고 있다. 쿵쾅거리며 뛰고 있는 내 심장 소리, 그리고 여동생의 웃음소리, 할머니의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더 빨리! 더 빨리! 더 빨리!"

라고 말이다.

 

트럭은 너무 속력을 내다 집에 도착하기전 마지막 커브길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고 말을 듣지 않는다.  13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달려 길을 벗어나고, 울타리를 부수고, 풀밭으로 돌진한다. 소들은 도망가고 차는 덜덜덜 떨리고 브레이크는 말을 듣지 않고 집 대문 앞에서 우유 탱크를 들이받아 박살을 내고야 멈춘다. 그리고 내 뛰는 심장 소리도 여동생 목소리도, 할머니의 목소리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잠에서 깬다. 그러고 나서 할머니가 돌아가셨음을 알게 된다. 같이 살고 있는 무슨 이야기든지 동화처럼 실감나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던 꿈꾸던 소녀같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다. 그 슬픔을 13살인 오빠 윌리엄과 여동생 비올렛은 감당해 내야 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이야기했던 것과는 다른 할머니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그 속에서 윌리엄과 비올렛은 혼란을 겪는다.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일까?

 

할머니가 이야기했던 꿈같은 삶이 진실인지 아니면 평생을 고무줄 공장에서 일만 했던 것이 진실인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린 동생 비올렛은 할머니가 자신은 벌이 될거라는 말에 그 말을 믿고는 벌을 발견하자 할머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동생의 말에 윌리엄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결국엔 동생의 뜻에 따르게 된다. 그리고 동생 비올렛과 할머니를 묻어주러 떠난다. 그러면서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생각하고 이야기하고...그렇게 윌리엄과 비올렛은 조금씩 조금씩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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