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백 문학동네 청소년 3
김리리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기 소녀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다. 물론 사랑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보여준다고도 할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청소년기의 애뜻함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그닥 이쁘거나 날씬하지 않았기에 날씬하고 정말 청순해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부러워했고 남자아이들을 보면서 얼굴이 빨개졌던 그 시절로 돌아간듯 했다.

 

[열일곱 순정]의 첫장을 열면서 퍼붓는 한문 선생님의 일장 연설을 보니 우리 아이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중학교 1학년에 갓들어간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은 초등학교에서 갓 졸업한 순진한 아이들에게 대하듯 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찌들대로 찌든 선생님들의 넋두리를 해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내가 착각한 것일까? 선생님들이 찌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문제일까? 아무튼 너무 선생님들은 과격하시고 아이들은 몹시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다른 아이들이 불편하다는 것은 곧 나의 아이에게도 미친다는 것이기에 말이다. 그리고 내 아이가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그 어떤 감정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 겁이 날 때도 많고 말이다. 아이는 나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어디 사람이 그런가?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하고 말하게 되어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 나 공부도 열나 못하는 허접 쓰레기다.. 공부뿐이냐? 잘난 거 하나 없는, 그래서 희망도 없는 양아치 인생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도 이렇게 되고 싶어 된 거 아니다. 그러는 선생은 뭐 그리 잘나서? 사십이 훌쩍 넘을 때까지 결혼도 못 한 노총각에, 당뇨 때문에 누렇게 뜬 얼굴로 온갖 히스테리를 우리한테 쏟아붓고 있는 주제에......본문 10쪽에서

 

자신과 세상에 불만이 많은 10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의 펄펄 자연스럽게 끊는 피 그리고 사랑이라는 묘한 마술에 걸린 이야기.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잘난 전교에서 5등하는 근석이보다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근석이는 나를 한참 앞질러간다. 그런 근석이의 폼나는 모습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근석이를 좋아하는 자기가 끔찍히 좋아하던 과외선생님의 딸 수지. 근석이와 수지가 사귄다고 했을때 영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어느날 근석이가 수지를 차버리고 학교에서 잘나가는 더 잘난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눈이 뒤집힌 순진한 나는 술한잔 사달라는 수지의 명에 따라 집에서 아버지가 귀하게 여기시는 양주를 몰래 가지고 나온다. 그리고 그 양주를 수지와 마시다가 넉다운이 되버린다. 술을 전혀 못마시는 아버지의 술을 전혀 못마시는 아들이었던 것이다. 나라는 아이가 읽는 독자를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 비어있음의 여유라고나 할까? 그래서 수지를 쟁취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랬겠지?^^

 

그외에 내 남자 친구가 더 잘나보이기를 바라는 이야기[스타일] , 짝사랑하던 같은 학교 남자아이와의 우연한 만남과 그 만남으로 인해 영원히 멀어지게 된 이야기를 그려낸 [열여섯 봄날] 그 날이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말해야 하나? 모두가 질투하던 한 여자아이를 벼랑으로 밀어버린 [문]등 청소년기의 성장통들을 그대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겨울에 찬바람이 가버리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처럼 나의 그 풋풋했던 시간들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아~~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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