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도둑 우리문고 21
제리 스피넬리 지음, 김선희 옮김 / 우리교육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홀로고스트의 참변을 그려내고 있다. 한 작은 아이 꼬마 도둑을 통해서 본다. 작은 꼬마 아이의 도둑 행각을 따라가면서 홀로고스트의 참변을 만나게 되고 유대인 학살의 슬픈 일들을 만나게 된다. 그저 아이일 뿐인 작은아이 꼬마도둑의 눈에는 그저 모든 것들이 단편적일들 뿐이다. 사회적인 문제라든가 역사적인 시각과는 거리가 먼 그저 세상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눈에도 세상은 너무 참혹하기만 하다.
 



  "저 애는 멍청해. 신문지는 하나도 안 따뜻하잖아."
 "뭔들 따뜻하겠냐. 죽었는데."

 .................................

 "왜 신문으로 덮어 두는 거야?

 "그래야 사람들이 못 보지."

 "근데 난 볼 수 있어."

 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곧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남자가 시체 앞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불룩한 신문 위에 발을 올리고 구두끈을 묶었다.

.................

밤에 누가 시체 위에 신문지를 덮는지 궁금했다. 누가 시체를 치우는지도.

 난 천사를 생각했다.

............................124~125쪽에서

 

이 책속에 등장하는 고아원을 운영하는 사람은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고아들과 함께 사는 새하얀 염소수염의 인자한 할아버지인 코르착 선생님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버려진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죽음의 수용소에 이르는 길까지 함께 했던 헨리크 골드슈미트. 야누슈 코르착은 그의 필명이라고 한다.

 

코르착 선생은 문학적 재능 을 가진 청년이었는데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돕고자 의사의 길을 택한다. 소아과 의사로서 빈민가 어린이들의 치료와 교육에 헌신했고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굶주리는 아이들이 늘자 고아원을 세우고 원장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어린이들의 권리를 보호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9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바르샤바의 모든 유대인들을 유대인 거주 지역 게토로 이주시킨 후에도 코르착 선생은 아이들을 먹이고 깨끗한 옷과 신발을 챙겨주었다고 한다. 나치의 폭압이 심해지면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라는 제안을 수없이 받았지만 1942년 8월 6일 코르착 선생과 200여명의 아이들은 '천사들의 행진'이라 불리는 행진을 하게 된다. 하얀 꽃과 다윗의 별이 그려진 초록색 깃발을 들고 죽음의 열차에 타고 가서 한줌의 재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 코르착 선생과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이 책속의 작은 도둑 아이는 무언가 먹을 것들을 훔쳐서 그곳에도 나누어 주고 제니나 가족에게도 나누어준다. 조그만 아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도둑질을 하는 모습이 먹먹하기만 하다. 부모도 모르고 자신의 출생지도 모르는 집시 아이의 모습이 참혹한 참상과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있다. 꼬마도둑을 계속해서 돌봐주고 싶어하는 유리, 그리고 제니나의 아버지...그리고 코르착 선생님..모두가 가슴 아픈 이름들이다. 제니나와의 만남은 천진한 꼬마도둑에게 가족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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