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눈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게리 D. 슈미트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터너는 손가락을 쫙 펴 보다 리지의 손이 닿았던 느낌이 벌써 사리지고 없다는 걸 깨닫곤 깜짝 놀랐다. 이토록 빨리 그 느낌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210쪽에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사람들의 마음을 참 잘 담아내고 있는 구절이다. 이토록 빨리 그 느낌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

터너는 점점 더 뒤로 밀려나면서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 콥 할머니는 이런 소란을 몹시 싫어한다는 사실을, 할머니가 아끼던 가구들이 엉뚱한 자리로 밀려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할머니의 작은 깔개들이 현관에 둘둘 말려져 내팽겨졌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왜 못 보는 걸까? 죽음이란 그런 것일까? 내가 마음을 썼던 것들을 빌어먹을 단 한 가지도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이가 아무도 없어지는 바로 그런 순간.

 

............................237~238쪽

 

 

그 순간 터너는 알았다. 터너는 알았다.

아버지의 눈과 고래의 눈에 담긴 의미를.

세상은 돌고 빠르게 회전하며. 조수는 흘러 들어왔다가 흘러 나

가니, 이 세상에는 모든 진화된 형태들 가운데 서로를 똑바로 바라

보는 두 영혼만큼 더 아름답고 더 경이로운 것은 없다. 그리고 그

 두 영혼이 헤어지는 것만큼 비참하고 슬픔을 주는 일도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함께함에 크나큰 기쁨이 있으며. 서로를 잃음에 크

나큰 비탄이 있음을 깨달았다.

터너는 말라가를 잃었다.

그래서 터너는 울었다. 고래에게서 손을 떼지 않은 채 고래의

눈을 응시하며 흐느껴 울었다.

 

..................332쪽에서

 

가슴을 울리는 그런 책이다. 시간과 공간이 다르지만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어떻게 이렇게 비슷할수 있을까? 요즘 들어 기독교에 대해서 많이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데 그런 부분들을 정말 잘 건드려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시원하게 말이다. 바로 이거야!!! 하고 말이다.

 

요즘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요즘은 왜 철야 안가? "( 항상 금요일날 저녁에 예배를 드리러 갔었다.)

딸아이는 교회에서 성극반을 하기에 연습하고 철야를 드리고 온다. 우리 모든 식구들은? 주일날 예배를 드린다. 그리고 구역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사람들과 만나 있으면서 답답함을 느끼는데 허드 할머니와 같은 답답함이라고나 할까?

 

정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듯한 그런 가슴아픈 쓰라림 말이다. 교회를 가서 마음에 평화를 얻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속의 핍스버그 마을처럼 이기적인 군상들을 만나게 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주일날 교회를 가서 열심히 기도를 한다. 그리고 다른 활동들은 아~~주일날 도서관에서 봉사를 한다. 몇년째 하고 있다. 아이들이 주일날 성극이나 성가반에서 봉사를 하다보니 하루죙일 연습하는 시간을 기다려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다보니 9시 예배를 드리고 도서관에 진종일 진을 치고 있는 남편에게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집사님이 봉사하는 것이 어떻냐구 해서 흔쾌히 봉사를 한지가 몇년이 되어간다.

 

책 속에 나오는 터너와 리지의 이야기. 넘 가슴이 아프다. 자신들의 관광업을 위해서 흑인인 리지와 모든 섬에 몇 안되는 흑인들을 몰아세워서 내어 쫓는 이야기. 내가 그 곳에 살지 않았기에 책을 읽으면서 정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책을 다 읽고 뒷부분에 있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니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모두가 다 사실은 아니지만 그 섬에서 내어쫓긴 이야기. 그리고 내어 쫓겨서 정신병원으로 쫓겨가게 된 사람들의 사망이야기는 정말 이라고 한다. 터너와 리지의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렇게 그 병원에서 죽어간 소녀에게 이름을 부여한 것이라고 한다. 리지~~

 

삶에 대한 리지의 지혜로운 모습들이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외로운 소년인 터너가 리지를 만나면서 변화되는 과정이라든지 그런 터너의 변화를 보면서 서서히 변화되어 가는 부모님의 모습. 목사님 아들이니 이렇게 저렇게 품행을 단정히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속에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답답함으로 다가왔으면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하는 것인지등의 이야기들이 너무 가슴아프면서도 담담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그려져있다. 옮긴이 천미나씨가 이 책에 대한 느낌을 아주 잘 담아낸 글을 맨뒤 옮긴이 글 제목으로 썼다. 마음 깊은 곳에 불을 지펴주는 작품이라고 말이다. 정말 내 마음속에도 커다란 울림을 준 그런 휼륭한 작품이다.

 

아들아이가 읽다가 중간에 다른 책을 보게 되어서 내가 먼저 읽었는데 아들아이가 자기도 읽을거라고 하니 아들아이가 오면 어서 손에 쥐어주어야겠다. 딸아이에게도 말이다. 내가 입이 짧아 말하지 못하는 인생의 진실들을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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